지식의 탄생 -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 전하는 ‘안다는 것’의 세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신동숙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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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탄생

저자 사이먼 윈체스터

인플루엔셜(주)

2024-08-30

원제 : Knowing What We Know

역사 > 역사학

역사 > 문명 > 문화사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뜻 모르는 단어부터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익명의 스팸번호까지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정보가 우리의 머릿속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과거와 달리 전화번호마저 외울 필요가 없어지니 지식과 정보에 대한 기억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어렵고 복잡한 것을 인공지능이 대신 수행해주다 보니 경험과 배움을 통해 지식을 쌓아온 인간의 뇌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레 의문이 생깁니다.


20세기에 벌어졌던 현장의 목격자였으며, 21세기 변화하는 역사의 증인이기도 한 사이먼 윈체스터는 세계 곳곳을 탐험하던 최고의 지성인입니다.

그 또한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이 의문을 토대로 인간의 지식 세계를 탐구하는 새로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식의 탄생』은 지식의 정의를 시작으로 지식이 지금까지 어떻게 인류에게 전수되었는지, 그 전달 수단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도 중남부에 위치한 도시 벵갈루루는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도시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첨단기술과 사치스러운 문화를 누리는 도시였죠. 그런 도시 한 켠에 아주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가난한지 최저 생활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빈곤은 물론 오물과 범죄가 만연했습니다.

이렇다보니 그곳에서 사는 수만 명의 어린이들은 교육조차 꿈꿀 수 없었죠.

그런 그곳을 바꾼 한 여성이 있으니, 바로 슈클라 보스입니다.

벵골인인 중년의 그녀는 검은 물이 흐르는 수로 옆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지요.

교육이 받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앞으로 오라고. 물론 교육비는 무료라고.

이 순간을 기점으로 슈클라 보스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안겨주게 됩니다.

몇 년 후 결혼한 그녀는 딸을 낳았는데 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입학시켰고 그녀 또한 미국계 호텔 기업의 유능한 임원이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여성이 이런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매운 드문 일이랍니다.

성공의 정점을 찍은 그녀는 딸도 독립시키고 집안도 안정되자 오랜 꿈이었던 학교를 세우게 됩니다.

그녀는 이미 그 프로젝트를 실행중이었죠.

앞서 말했던 수로 옆에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다둔 것이 바로 학교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서서히 성장한 학교 프로젝트는 10년이 지나자 크게 번창했으며 꿈꿀 기회가 없던 빈민가 자녀들에게 꿈을 실현시켜주게 되지요.

200년 전 소설가 로런스 스턴은 지식에 대한 욕구는 재물에 대한 갈망과 마찬가지로 습득할수록 더욱 커진다고 했었습니다.

즉, 학교 프로젝트는 지식이 더 많이 스며들수록 지식에 대한 욕구가 더 강렬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입니다.


행복의 에너지가 가득한 이 학교들에서는 활기가 넘쳤다. 교문에 들어서서 모래가 깔린 운동장을 가로지르기 전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농촌에서 동틀 무렵 외양간에 있던 소 떼를 몰고 들판으로 나가는 "소 떼 흙먼지 시간"으로 불리는 선선한 이른 아침,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길에 흙먼지가 일었다. 친구들과 놀거나 수업에 들어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북적북적했다. 아이들은 옅은 파란색과 노란색이 들어간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변화된 삶을 즐기고 있었다.


지식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아 지식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대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세대와 관계없이 인간은 호기심이라는 유용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300년 전 새뮤얼 존슨이 말했죠. 호기심은 건강한 정신의 확실하고 영구적인 특성 중 하나라고.

호기심은 앎의 요소를 끌어당겨 결국 앎을 얻는 모든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진지한 호기심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윈의 설명처럼 더 큰 이익 도모를 위해 선택된 유전자 변이인 것일까요?

이에 대한 답이 궁금하신가요?

조금 힌트를 드리자면, 지평선과 수평선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지식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방대해지는데 그 확장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오히려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지식은 귀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Knowledge lies here.

지식이 여기 있다는, 도서관의 근본적인 신념입니다.

메소포타미아는 세계 최초 진정한 도서관의 본고장으로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의 마지막 왕인 아슈르바니팔이 만든 도서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역사적 자료의 원천이라 칭송받을 정도로 이 도서관은 단순히 지식을 수집하고 저장하는 장소가 아닌 그 건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웅장하고 아름다운 아슈르바니팔도서관은 2016년 말에 무참히 파괴되고 맙니다. IS에 의해 말이죠.

왜 도서관을 파괴시킨 것일까요?

이라크 사람들은 아랍 전역에서 생각이 깊고 교양있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어 IS의 지도부가 자신들의 존재에 위협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먼저 파괴한 것입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전쟁으로 파괴된 곳 중 빠지지 않는 곳이 지식을 모아놓은 '도서관'입니다.

오래전부터 지식은 단순히 보관하는 것이 아닌 안전하고 확실하게 보관해야 했습니다.

즉, 모두가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아주 소중하고 꼭 필요한 장소라고 여겼음을 의미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음의 시작이 주는 영향력을 시작으로 최초의 도서관과 도서관의 비극까지 살펴보며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관되어 후대에 전수되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프로파간다와 가짜뉴스가 만들어낸 조작의 연대기를 살펴보며 우리가 지금 안다는 것 즉,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는 현대 사회에 지혜의 회복이라는 커다란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가 지식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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