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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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부족한 한국사 공부를 하기엔 역시 '책'만한 것이 없고 역사하면 역시 유홍준 교수님의 책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나오는 족족 다 봤을 정도로 역사책 중 애정하고 있는 시리즈이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출간 이후, 답사기에서 미처 담지 못했던 역사를 차근차근 풀어나간다고 하니 벌써부터 두근두근거린다.


저자, 유홍준은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미학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박사)를 졸업했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인협의회 공동대표, 제1회 광주비엔날레 커미셔너 등을 지냈다.

1985년 2000년까지 서울과 대구에서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 공개강좌를 십여 차례 갖고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대표를 맡았다.

영남대학교 교수 및 박물관장, 명지대학교 교수 및 문화예술 대학원장,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주 추사관 명예관장도 맡고 있다.




역사의 처음을 살펴볼 때, 떠오르는 한 곳이 있으니, 바로 연천 전곡리다.

외가집에 가는 길에 항상 지나치다 보니 일 년에 한두번은 꼭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알고 있는가?

1933년 함경북도에서 구석기시대의 동물 뼈와 흑요석 석기가 발견되었으나 우리나라가 역사적 발견의 우세를 거머쥐게 하기 싫어 일제가 덮어버렸다고 한다.

해방 후, 북한에서는 고고학 발굴에 나서 1963년 옹기군 굴포리에서 구석기 유적지를 발견하였고 1966년 평양의 검은모루동굴에서는 5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동물 화석을 발견해 주목을 받았다.

남한에서는 1964년 공주 금강변에서 구석기시대 유적지가 발굴되었고 1973년에는 제천 점말동굴에서 구석기시대 유적지가 발견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82년 청원 두루봉동굴에서 구석기 유물과 5세가량의 어린아이 인골을 발견했는데 학계에서 의견 일치를 보진 못했지만 발굴자는 약 4만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1978년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한탄강변에서 한 미군 병사가 주먹도끼를 발견한 후 여기서만 30년 동안 발굴 작업이 이어졌는데 구석기 유물이 무려 약 8천 점이나 출토되었다고 한다.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지가 된 연천 전곡리다.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지는 약 150 곳으로 대부분 강변과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서울 암사동 유적지, 함경북도 웅기 굴포리, 강원도 양양 오산리, 부산 영도 동삼동 그리고 섬으로는 통영 욕지도, 제주도 고산리가 대표적이다.

제주 고산리, 웅기 굴포리는 가장 오래되었고 양양 오산리는 잘 보존된 유적지인데, 부산 영도 동삼동은 도시화 과정에서 많이 파괴되고 길모퉁이에서 초라하게 명색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시 신석기인들의 생활상을 가장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빗살무늬토기는 물론 고래를 잡아먹은 자취까지 있으며 흑요석 도구를 사용하고 조개껍데기로 팔찌를 만들어 치장한 모습을 추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패총의 자취가 많이 남아있다.

범방동 패총, 동삼동 패총, 영선동 패총, 조도 패총, 청학동 패총, 안남동 패총, 다대포 패총, 가덕도 패총, 북적 패총, 율리 패총……

(패총이란,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나 생활쓰레기들이 쌓인 것으로, 조개더미 또는 조개무지라고도 부른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언양현은 조선시대 경상도의 당당한 고을로 1895년 언양군이 되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울산군에 통합되었다.

이후 울산읍이 방어진, 대현면, 하상면 등과 합쳐 울산시로 독립하고 나머지 지역은 울주군이 되는 바람에 울주군 언양면이 되었다.

언양과 두동면의 살골짝을 내려가는 대곡천변에는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초기철기시대의 유적지가 다 남아있다.

대곡천 아래쪽부터 신석기시대의 반구대암각화, 청동기시대의 천전리각석, 초기철기시대의 대곡리 유적지로 이어진다.

단순히 생활 유물이 아니라 신석기 시대의 사실적인 암각화, 청동기시대의 추상무늬 그림, 초기철기시대의 오리형토기와 같은 유적들이 대부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역사책 전집이 있는데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를 다룬 1권부터 7권을 가장 좋아했었다.

신화적인 요소도 책에 반영되어 있다보니 어린 시절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느꼈던 감정은 신비로움, 웅장함 그 자체였다.

『국토박물관 순례』를 읽고 나니 그 어린 시절에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그 때 읽었던 책과는 달리 매우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기에 위대해보였다.


역사책을 따로 읽지 않는다면 대부분 학교에서 배웠던 한국사가 끝일 것이다.

사방이 강대국인데다 영토는 작아도 뚝심 하나만큼은 알아주던 대한민국!

역사는 그 나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표이자 미래의 지침서가 되어주는 과거이다.

과거에 했던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고 본받아야 할 점을 되새겨야만 미래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는 역사의 배움을 놓쳐서는 안 된다.


훗날 유홍준 교수님의 책들은 몇 백년이 흘러도 한국 문화를 증언해 줄만한 위대한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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