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학 필독서 50 - 애덤 스미스부터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7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서정아 옮김 / 센시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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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계 경제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을 살펴보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이다!


애덤 스미스, 토마스 맬서스, 앨프레드 마셜, 토마 피케티 그리고 막스 베버, 경제학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과 평판을 가진 인물들을 한데 모은 책으로 각 인물들에 대해 핵심 내용만 추려져 있어 그들의 지혜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소개된 책들 모두 경제학 역사의 중요한 장면에서 많은 영향을 끼친 책들이며 이에 대해 더 깊게 파헤치고 싶다면 저자의 원저를 찾아 읽으면 된다.

근래 재테크와 함께 경영서만 치우쳐 읽는 것 같아 선택해 본 경제서이다.


저자, 톰 버틀러 보던은 50권의 고전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이자 큐레이션이다.

1967년 호주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영국 옥스퍼드에서 거주하고 있다. 시드니대학교와 런던정치경제대학교를 졸업했다.

현대인의 삶에 가치와 깊이를 더하는 지식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는 톰 버틀러 보던은 철학, 경제학, 영성을 망라한 다양한 분야에서 명저들을 가려 뽑은 ‘50권의 고전 시리즈’로 유명하다. 《USA 투데이》는 이런 그를 두고 “이런 종류의 문헌에 대한 진정한 학자”라고 평했다. 현재 이 시리즈는 전 세계 23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50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참고로 《세계 경제학 필독서 50》은 2018년 북미 최고의 출판 시상식인 엑시엄 비즈니스 북어워드에서 비즈니스 레퍼런스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책의 첫 번째 시리즈인 《내 인생의 탐나는 자기계발 50》은 2004년 미국 벤저민 프랭클린상을 수상하며 미국 주간지 《포워드》 선정 올해의 책이 되었다.




니얼 퍼거슨의 『금융의 지배』 - 끊임없이 진화해온 세계 금융의 역사를 담아내다


니얼 캠벨 더글러스 퍼거슨은 현대 영국의 역사학자로 금융경제사가 전문 분야다. 21세기 최고의 경제사학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폴 크루그먼과 조지 프리드먼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차이메리카'의 주창자다. 2004년 《타임》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대표작 「금융의 지배」는 6부작 TV 다큐멘터리로 각색되었으며,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2009년 에미상을 수상했다.


2007년 미국인 평균 소득은 3만 4000달러였는데 당시 골드만삭스의 수장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680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이것만 놓고 봐도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만큼 금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금융 위기가 잦다보니 금융계는 빈곤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고 역사를 통틀어 사람들은 대부분의 금융업자를 경멸해왔다.

그러나 퍼거슨의 책을 보면 이러한 결론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제이콥 브로노프스키의 「인간의 부상」을 보면, 채권과 채무 등의 금융 혁신이 없었다면 문명 또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퍼거슨 또한 이에 대해 같은 입장이며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적인 대현상 뒤에는 항상 금융이라는 비법이 숨어 있었다."

물론 치우쳐진 판단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대규모의 금융 위기가 왔어도 금융 혁신이 만들어낸 장점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퍼거슨이 자랐던 지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은행 업무를 볼 수도 없었고 대출 받기도 어려워 악질 사채업자에게 넘겨지기 일쑤였다고 한다.

'빈곤한 지역은 대부분 금융 기관과 서비스가 부재한 곳이다.', 이것이 퍼거슨의 결론이었다.


"금융의 역사에서 채권의 탄생은 은행의 신용 대출 고안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혁신이었다."

중세 초기, 이탈리아의 최대 혁신은 바로 채권이었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은 시민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얼마간의 이자를 받는 것이었다.

이렇게 형성된 자금으로 학교, 병원 등을 짓고 군부대를 창설하는 등 전쟁 자금으로 사용되었다.

19세기 로스차일드 가문이 채권시장에 뛰어들어 각국의 전쟁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많은 재산을 축적하게 되었었다.

채권은 종이 형태의 자산인지라 채권을 보유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구매가 가능하니 부유층이 도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채권시장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국가의 신용도가 판가름 났고 정부가 투자자에게 치러야 할 이자율은 물론 신용 비용까지 결정되는 곳이었다.


한 가지 더 살펴보자면, 보험 역시 금융 역사상 가장 큰 혁신의 산물이었다.

초창기 보험은 도박과 다를 바 없지만 이는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최초의 현대식 보험을 만든 사람은 스코틀랜드 장로교의 목사 로버트 월리스와 알렉산더 웹스터, 수학자 콜린 매클로린이다.

한 목사가 세상을 떠나고 남은 유가족들이 너무 어렵게 살자 이들은 성직자의 유가족을 도울 방도를 찾다가 '스코틀랜드 성직자 과부 기금'을 만들어 성직자들에게 보험료를 받아 이를 투자하고 기금의 수익은 사망한 성직자의 유가족에게 연금 형태로 지급하겠다는 구상을 세운 것이다.

이렇게 스코티시 위도우즈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비슷한 기금이 대거 생겨났고 보험 가입은 안정된 중산층이라는 표식이 되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빠른 인구 고령화와 연금 및 건강보험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즉, 훗날 제대로 보호받고 보장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에 보험은 필수가 된 것이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대폭락 1929』 - 금융 역사상 가장 최악의 사건을 다룬 경제 역사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캐나다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케네디 대통령 때는 인도 대사를 지냈으며, 루스벨트 때부터 클린턴 때까지 대통령 자문역을 맡는 등 미국 민주당 지도자들의 사고와 노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케네디 대통령의 '브레인',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 교사'라고도 불리었다. 미국 대통령 자유 훈장을 두 번이나 받았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책이 출간되었지만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대폭락 1929」는 앞으로도 금융 위기에 참고할 만한 책으로 꼽힌다.

1950년대 미국의 주식시장은 투자 열풍이 조성되어 '행복, 무너질 수 없는 시스템, 신의 편애, 내부 정보 확보, 금융 방면의 이례적인 재능 덕분에 일하지 않고도 부자가 될 운명이라는' 사람들의 믿음이 공통된 특징으로 나타났고 이는 반복되는 투기 경향을 낳았다.

그 결과, 투기했던 이들은 생활과 생계에 처참한 결말을 안고 말았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보던 갤브레이스는 정부가 규제와 통화정책을 통해 해로운 요인들을 예방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부는 이 의무를 실천하지 않고 방치해두었다고 말했다.

갤브레이스의 책은 1929년 주식시장 붕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만약 증시 안정을 위한 제도가 정비된다면 증시가 붕괴하더라도 대공황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


1920년대 생산성과 고용률의 상승으로 기업의 이익 또한 상승 곡선을 보였다. 주가는 기업 이익을 반영해 1927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했으나 1928년 초에 들어 기저 가치와 따로 놀기 시작했으며 '환상으로의 대대적인 도피'가 일어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장 거품의 원인은 저금리다.

유럽 각국에서 높은 금리를 노리고 미국으로 몰렸던 시기였는데 이렇다보니 미국의 통화 당국은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미국이 저금리를 유지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싼값에 빌린 증거금으로 주식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갤브레이스는 이 통설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이전에도 오랫동안 신용이 풍부하고, 심지어 1927~1929년보다 훨씬 더 저렴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그런 시기에도 투기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었다."

은행을 비롯해 금융 회사가 맹목적인 신뢰를 받았으며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었다.

끊임없이 상승곡선을 탈 것이라 확신을 심어주며 부추기니 1929년에 이르기까지 매달 4억 달러의 대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뉴욕증권거래소뿐만 아니라 소규모 증권 거래소조차 호황을 누렸다.

수많은 여성들도 생애 처음으로 주식을 사고 문화계와 예술계에서도 단연 화두에 오른 주제는 주식이었다.

당시 내부자 거래를 금지하는 법이 없다보니 시장 조작과 주자 조작 또한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올라가는 게 순식간이었듯이 내려오는 것 또한 순식간이었다.

1920년대의 상승장이 1929년 9월 3일 종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알다시피 이 붕괴는 하루에 멈추지 않고 몇 주간 계속 되었다.

처음에는 저평가된 주식을 낚았다고 믿었는데 10월 21일 오후에 안정세를 되찾았다.

그 주 '검은 목요일'이 되자 모두가 앞다퉈 주식을 내다 팔려 했고 심리적인 측면의 진정한 붕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저명한 금융인들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모이자 사람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다보게 된다.

하지만 그 다음 주 월요일, '진정한 재앙이 시작'되었다. 이틀동안 대대적인 투매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후 사흘간 뉴욕증권거래소가 안정을 위해 문을 닫았는데도 매도 주문은 쌓여만 갔다.

특히 투자신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어 투자자들은 폰지사기에 가까운 손해를 보았다.

현 주식이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들은 우량 증권까지 팔아치웠고 시장은 더 침체되었다.

사람들은 하루빨리 사그라들기를 바랐지만 주식시장은 향후 2년 동안 계속 하락했다.

당시 후버 대통령이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희망적인 말을 계속 발표했지만 이와 달리 경제 사정은 더 침체될 뿐이었다.

1932년, 미국 GDP는 1929년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대폭락 이후에 찾아온 대공황은 약 10년이나 계속되었다.

주식 광풍의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갤브레이스는 몇 가지 원인을 들었다.

먼저 미국 경제의 구조적 약점 때문에 대폭락이 더 파괴적인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극심한 소득 불평등이 그 원인이라 지적했는데, 당시 미국 개인 소득 합계에서 5퍼센트의 고소득자들이 번 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했다고 한다.

경제의 건전성이 고소득자들의 막대한 투자와 소비지출에 좌우되었는데, 대폭락이 닥치자 이러한 투자와 지출이 급감되어 그 영향이 더 컸던 것이었다.

잘못된 은행 시스템도 원인이었다. 은행 한 곳이 파산하면 다른 은행의 자산이 동결되는 구조라 사람들이 거래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덧붙여 형편없는 경제 지식도 원인으로 꼽았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흑자 예산에 대한 이지가 타당했겠지만 대폭락 직후에는 실업률 감소와 전반적인 빈곤 완화에 필요한 정부의 추가 지출에 제동이 걸렸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했는데 사실 미국의 대외 지수가 더 큰 문제였다.

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무역 흑자는 엄청났다. 유럽이 무역 대금 결제와 채무 상환에 금을 사용하면서 유럽에서 금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는데 미국은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처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출 감소는 경기 침체를 유발시키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부실한 기업 구조로 인해 투자신탁과 지주회사가 득세하는 상황을 펼쳐지게 만든 것도 원인이었다.

차입금을 과도하게 끌어다 쓴 이들은 투자보다 배당금 지급에 역점을 두었는데 같은 금융 회사들은 주가에 타격을 입기라도 하면 파산하거나 갑작스런 지출 삭감을 감행해야만 했다.

그 결과 디플레이션 악순환까지 더해졌다.


그의 연구가 지금까지도 인정받는 이유는 역사적 기억에 대한 그의 통찰때문이다.

당시 엄청난 고통과 충격을 안아줬다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잊는다.

1960년대 이후 시장에서는 나쁜 관행이 상당수 부활했고 글래머 주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경제학 교훈 자체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경제사 또한 커리큘럼에 포함해야 한다는 이견도 있었다.

갤브레이스는 최고의 스승은 경제 이론이 아닌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부자를 더 큰 부자로 만들어 주는 곳, 그곳은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

미국 상위 1%는 전체 부의 43%를 차지하고 있는데, 2008년 미국에 금융 위기가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한 보험회사 CEO는 승승장구했다고 한다.

왜일까? 금융 위기 속에서 미래를 걱정한 사람들이 너도 나도 든 것이 보험이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불안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지금, 자본주의는 돈의 제국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돈이기에 모두가 돈을 원한다.

돈이 행복을 좌우할 수 없다해도 돈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수단이다.

추위, 더위, 비바람 등을 막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인 집이 언제부터인가 꿈이자 희망이 되어버렸다.

주식과 재테크에 올인하려는 사람들도 돈을 갈구하기 때문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렇듯 돈의 제국을 간파하려면 배워야 한다.

금융의 흐름은 물론 지금의 경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역사들이 있었는데, 이 책은 경제학 역사의 중요한 장면마다 많은 영향을 끼친 책들이다.

순서 상관없이 읽어도 무관하고 깊이 알고 싶다면 언급되어 있는 각 저자의 원저를 찾아서 읽으면 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이들에게 큰 역할이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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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6-22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에서 경제학을 배우면 시험이 걱정될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꼭 배워야 하는 것이 금융과 법률 같아요.
잘 모르고 살아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거든요.
잘읽었습니다.
하나의책장님, 감기 빨리 좋아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