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라디오는 글이 더 중요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조금더 버라이어티를 추구하게 된 요즘 라디오의 경우, 명백하게 말해 의미심장한 방송의 오프닝이나 몇몇 에세이 코너들을 제외하고는 ‘글‘의 개념보다는 ‘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디제이가 할 말을 글로 써주는 거니까.
디제이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디제이의 캐릭터가 정확할 때 더 쉽게 글을 쓸 수 있었다.
그가 할 법한 얘기들을 상상하는 것 자체가 쉬워지니까 말이다.
시작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디제이의 인사가 그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일을 마무리하는 태도에서도 말이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이미 끝인사를 정하듯, 어떤 인연들의 끝을, 어떤 일의 끝맺음을 미리 준비해야 어떤 마지막 순간들을 조금은 단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그렇더라도 세상에 쉬운 마지막이란 건 없을 테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