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 피아니스트의 탄생
우라히사 도시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성안뮤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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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예술의 사명은 고뇌로 가득 찬 현실을 드높은 하늘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피아노를 전공하거나 피아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를 꼽으라하면 분명 그 중 '리스트'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주전공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피아노를 사랑하고 연주한 사람으로서 쇼팽과 더불어 좋아하는 작곡가인 리스트, 그의 이야기를 놓칠 수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12살, 13살 즈음에 우연히 한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리스트의 타란텔라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들었던 그 연주는 내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있으며 아직도 그 음들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들린다.

(타란텔라를 들으면 따단 하는 동시에 옥구슬 굴러가듯 연주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 때, 리스트라는 작곡가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

대부분 집에 있을 때면 자연스레 음악을 틀어놓고 활동을 할 것이다. 그 때, 틀어놓는 음악은 자연스레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가 될 터인데 나같은 경우는 클래식이 주이다.

이상하게 클래식 곡은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래서 평소 잔잔한 클래식을 틀어놓거나 조용한 공간에서 서평을 쓰곤 하는데 오늘은 리스트와 관련된 서평인만큼 라 캄파넬라를 들으며 썼다.


단순히 피아노를 사랑하고 피아노 연주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이기에 한 작곡가에 대해 이렇게나 심층적으로 알아본 적은 없다.

클래식과 관련된 책을 원서로도 꾸준히 접하고 있기에 무슨 시대에 어떤 작곡가들이 있으며 그 곡의 탄생 배경은 어떠한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내용인 딱 그 정도만 알 뿐이다.

그 작곡가가 쓴 곡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연주하고 듣는 게 전부인 내가 책을 통해 리스트라는 인물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참 유익했다.


프란츠 리스트, 그는 지금까지 현존하는 피아니스트들 중에서 인류 역사상 최강의 피아니스트라 할 정도로 명성이 드높다. 말그대로 '피아노의 신'이다.

리스트가 장갑을 벗어 던지면 여자들이 앞다투어 잡으려 했고 무대 위에 꽃다발 대신 보석을 던지거나 꽃다발을 전달하기 위해 마을 곳곳의 꽃이란 꽃은 모조리 꺾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의 탄생부터 단 한명의 스승인 체르니와의 첫 만남 그리고 그가 이류 피아니스트라는 낙인이 찍혀야만 했던 사건과 영원한 그의 첫사랑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1886년, 그가 서거하기 몇 개월 전 사진가 나다르가 파리에서 찍어준 초상 사진이 있다.

깊게 파인 주름, 이가 빠져 움픅 들어간 턱, 사마귀 몇 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의 얼굴.

그러나 눈빛만큼은 맑은 그였다.

그가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며 우리가 느껴보지 못했을 정도의 수많은 영광과 좌절, 칭찬과 굴욕을 한 생에 느끼고 살았으니 그가 왜 성직자를 바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난 '리스트'의 곡들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연주했다.

그가 천재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의 곡들은 치면 칠수록 범접할 수 없는 기분마저 들었다.

딱 그 뿐이었다.

그러나 책 한 권을 통해 '리스트'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그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나는 음악을 하면서 내가 던진 창이 미래라는 까마득한 하늘로 날아가기를 바랐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 창이 매우 훌륭해서 땅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더 바랄 것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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