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_일을 쓰는 여자 - 우리는 어떻게 더 인정받고, 전보다 덜 흔들리면서, 마음껏 성장할 수 있을까?
마셜 골드스미스.샐리 헬게슨 지음, 정태희.윤혜리 옮김 / 에이트포인트(EightPoint)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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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런 말을 직접 귀로 들을 줄 몰랐다.
꽤 지난 일인데, 서로 일을 끝마치고 언니와 오랜만에 맥주잔을 부딪쳤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꽤 규모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는 연봉도 꽤 높아 벌써 6년째 다니고 있던 중이었다.
그 때, 언니가 한숨을 포옥 내쉬기에 무슨 일 있냐고 물었더니 점심을 먹던 중 결혼 이야기가 나와 직장 상사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ㅇㅇ씨는 결혼 늦게 할거지? 이런 말 하면 남녀차별이라 하겠지만 오해없이 들어줘. 아무래도 여자는 결혼하고 출산하면 복직하기 어렵고 복직한다해도 그 텀이 있으니 승진에서 제외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언니는 커리어우먼이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이 독신주의지만 설령 결혼을 한다해도 일은 계속 할거라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언니에게 약 일 년 전부터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독신주의인 언니에게 결혼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멋진 오빠였다.
'그래도 5년 안에는 결혼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내비추며 결혼에 대해 호의적이었던 언니가 막상 직장상사의 말을 듣고선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렇게 술을 마시고선 언니가 마지막에 그런 말을 했었다.
"근데 대한민국이 아니고서라도 전세계가 다 그렇겠지. 아무래도 여자가 등한시되는 건..."

물론, 남성위주의 문화가 많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분명 실재하고 있다.
여성들이 차츰 목소리를 내는 세상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페미니즘으로 치부해버리고 있다.
여성들도 남성들과 같이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싶어한다. 허나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한 걸음, 두 걸음 물러나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그 과정 속에서 상처도 받는다.
그 때,  『내_일을 쓰는 여자』의 두 저자는 말한다.
그녀처럼 완벽을 추구하거나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 과도한 에너지를 쓰거나, 전문성을 드러내려고 편안한 의사소통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말을 너무 많이 하거나, 말할 때 긴장하거나, 세부 사항에 집중하느라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아주고 보상해주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당신이 성취한 일을 널리 알려줄 든든한 지원군을 만들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회사에 충성심을 보여주고자 앞으로의 전체적인 커리어보다 지금 하는 일을 우선시할 수도 있다. 만약 이와 같은 행동으로 이미 손해를 보고 있다면, 혹은 앞으로 당신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자 할 때 이와 같은 행동이 걸림돌이 될 것 같다면, 이 책을 계속 읽어주기 바란다.
이 책은 바로 당신을 위한 책이다.


I'm not going to limit myself just because people won't accept the fact that I can do something else. _Dolly Parton

대체로 남성이 생각하는 성공과 여성이 생각하는 성공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남성이 생각하는 성공의 목표를 돈이나 지위로 생각한다면 여성은 이를 유일한 지표로 삼지 않고 그밖에 직장 생활의 만족도나 자신이 이 일을 함으로써 미치는 영향들을 목표로 세우기도 한다.
(물론 다수가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이 부분에서 말하는 건 책 속에서 말하고 있는 과거 남녀가 생각하는 성공의 평균적인 지표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해도 여성이 꼭 돈과 지위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에 비해 적은 급료나 낮은 지위는 분노케하기도 한다.
그러나 연봉과 지위과 높더라도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그 일을 그만두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이 부분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을 알 수 있는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높은 지위와 연봉을 중요시하고 여성은 실질적인 업무 경험을 중요시한다고 나와 있다.
덧붙여, 남성들은 높은 지위와 연봉을 바라보며 꾸역꾸역 일을 할 수 있는 반면에 여성들은 앞서 말했듯이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 남성만큼 높은 지위와 연봉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성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를 네 가지로 요약하게 된다.
·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데 그것을 방해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 내가 처한 환경에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는데 그것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 열심히 일하더라도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주변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다.
외부적인 환경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부여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고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초반에 읽으면서도 혹시나 너무 여성중심적으로 의견이 피력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오산이었다.
오히려 지금 '일하는 여성'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었다.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변화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곤 하는데 변화를 가로막는 자기합리화라던지 편견에 대응하는 자세 등을 책 속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2장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결들이 나오니 주목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겸손이 미덕이지만, 때에 따라서 겸손을 버려야 할 줄도 알아야 하며 어느 상황이건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낼 줄도 알아야 한다.
여자이기에, 어쩔 수 없는 레이디식 사고에는 득되지 않는 단면도 있으니 이를 잘 캐치하여 버릴 부분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저자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여성들의 가장 큰 단점이 '자기비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자신 자신을 엄격하게 대하지 말라.'라는 원칙을 정해두고 시작한다고 한다.
누구탓, 사회탓, 세상탓 이전에 묶여 있는 생각과 관점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싶다.
또한,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공동체 속에서 혼자 해내려 하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거나 힘들 때는 손 내밀기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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