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진짜 멋있는 삶은 샤넬백에 있는 게 아니었다. 남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자존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진실한 소통. 진짜 멋있는 삶은 여기에 있다. 물론 샤넬백을 선망하는 당신과 샤넬백을 가진 채 미소 짓는 당신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 세계를 부인하기보다 다른 세계가 있음을, 다른 세계에서 다른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누군가의 샤넬백 앞에서 작아지지 말기를.

30대 후반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나는 그동안 내가 해온 모든 일을 포기했다. 맛없지만 비싼 음식을 단지 음식값이 아깝다는 이유로 그냥 먹는 게 미련한 짓이듯, 내 업이 아닌 ‘좋은 직업’을 단지 아깝다는 이유로 평생 붙잡고 있는 건 미련한 행동이 아닐까? 더 늦기 전에 뒤돌아보지 말고 최대한 빨리 도전하면 남은 시간을 더 빨리 행복으로 채울 수 있다.

데이트 룩의 정답으로 내 사람을 만나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해 보인다. 시각적 즐거움이 주는 흥분의 유효 기간이 정신적 소통이 주는 흥분의 유효 기간보다 짧다면 선택은 어렵지 않다. 진짜 내 사람을 만나는 비결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옷이 아니라 진실한 소통에 필요한 내 정체성을 보여주는 옷에 있다.

인생이란 마라톤이 누군가가 정해놓은 목적지를 향해 누가 더 일찍 도착하느냐 하는 경쟁은 아니다. 인생이란 마라톤은 각자 정한 목적지를 향해 각자의 속도로 달려가는, 자신만의 레이스에 가깝다. 내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쇼핑하던 무렵엔 인생이란 마라톤이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경쟁인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지지 않으려고 애썼던 사람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나와 다른 목적지로 가버린 사람들에 불과했다.

잠시 다른 세상을 엿보게 해준 샤넬백은 이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난 이제 누군가의 사진 속 샤넬백을 동경하지 않는다. 진짜 ‘멋있다’는 샤넬백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었다. 이제 난건강한 자존감과 진실한 소통에서 진짜 멋있는 삶을 꿈꾼다. 굿바이, 샤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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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8-30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넬백보다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진짜 멋있는 삶이 되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하나의책장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가까워지는 금요일이예요.
이번주 잘 보내셨나요. 기분 좋은 주말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19-09-01 15:3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