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윈터 에디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 당신은 보노보노인가요? 포로리인가요? 너부리인가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하나, 책과 마주하다』

 

-보노보노야.

-포로리야.

 

어린 시절 「보노보노」를 즐겨봤다면 보노보노가 포로리를, 포로리가 보노보노를 부르는 것을 따라해봤을 것이다.

겁 많은 보노보노, 조잘조잘 떠들며 고집이 있는 포로리 그리고 화나면 무서운 너부리까지 순수함 그 자체였던 그들이기에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씩 TV에서 나오면 아직도 재미있게 보는 것 같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보노보노」를 통해 인생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져있는 에세이라 무겁지않게 읽을 수 있다.

실은 이 책이 출간되고나서 이미 읽었지만 윈터에디션이 나왔다길래 내친김에 한 번 더 읽어봤다.

 

어제 오후, 병원에 가려고 평소같이 출발했는데 유난히 차가 많이 막히는 것 같아 버스로 쭉 간다면 진료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았다. 그래서 도중에 내려 택시를 타게 되었다. 병원 진료시간까지 맞춰가야 하니 한남동까지 최대한 빠르게 운전을 부탁드리니 빠듯할 것 같지만 걱정말라고 하셨다. 가는 내내 기사님께서 큰딸 이야기와 함께 삶과 인생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며 말을 걸어주셨는데 병원에 거의 도착할 때쯤 이런 말을 하셨다.

-"내가 계속 말 걸어서 귀찮았죠?"

-"아니요. 저에게 좋은 말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진료시간에 늦지 않았어요. 감사해요."

-"택시 탈 때부터 계속해서 시계만 쳐다보며 초조해하기에 계속 말을 걸며 주의를 환기시켰던 거예요. 평소에 바쁘게 살죠?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라지만 마음에게도 여유란 선물을 주며 생활해요. 그리고 아프지말고."

퇴직하시고 택시를 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하셨는데 대화하는 동안 꼭 선생님처럼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기사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며 택시에 내렸는데 잠깐이였지만 기사님이 해주셨던 말들을 새겨들었다.

보노보노에서 야옹이 형은 특별한 일이라고는 없는 동네를 그저 걷는 걸 즐긴다. 그런 야옹이 형이 너무 신기해 궁금증 많은 포로리는 몰래 뒤를 밟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도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걷기만 하는 야옹이 형에게 포로리는 묻는다.

-왜 아무 일도 없는 게 제일 좋아? 그냥 걷기만 하는 건 지루해 보이는데.

-응. 지루해. 난 그저 아무 일도 없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걷는 셈이야. 걷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 '아! 오늘도 아무 일도 없었구나!' 싶어서.

세월이 주는 장점 중 하나가 유연함인데 유연함은 즐거움과 재미를 무던해지게 만들어준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나도 성인이 되고나니 이 말에 동감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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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12-01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노보노의 바보같은 단답형이 좋습니다..^^; 선문답속에 지혜가 듬뿍 담겨 있어서요

하나의책장 2019-01-18 02:5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오히려 보노보노같이 사는 게 더 지혜로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