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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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를 꿈꾼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하나, 책과 마주하다』

 

다이아몬드 요양소에 사는 메르타 안데르손. 그녀의 나이는 79살이다.

요양소에 틀어박혀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는 메르타 할머니는 감옥보다 더 감옥같은 요양소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한다.

모든 규칙이 정해져 있어 그 규칙대로만 생활해야 하며 식욕을 줄이는 약을 먹이고 산책도 가끔씩 시켜주니 바깥 구경이 절실하기만 하다.

요양소는 감옥보다 더 감옥같다. 하물며 감옥도 하루에 한 번씩 꼬박꼬박 산책이 허용된다는데 요양소는 그런 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메르타 할머니는 요양소에서의 탈출을 감행하기 위해 감옥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실패를 거둡한 그녀는 합창단 친구들인 오스카르, 베르틸, 안나그레타, 스티나와 함께 제대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어느 날, 국립 박물관에 보행기를 끄는 노인들이 등장한다. 보기엔 구경하는 노인들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요양소에서의 탈출을 위해 결성된 강도단이다. 그들은 모네와 르누아르의 그림을 훔쳐 호텔방에 숨겨둔다.

일단 그림값을 받아서 돈을 잘 숨겨두었다가 감옥에서 나오면 숨겨놓은 돈으로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가보다. 받았던 그림값 절반을 잃어버리고 심지어 호텔 인테리어처럼 걸어놓았던 그림까지 사라져버린 것이다. 계획의 차질이 생기자 무작정 노인들은 경찰서에 찾아가 자기들이 범인이라고 실토하지만 누구도 그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 맡은 책임을 다하며 사라진 돈과 그림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한다. 돈은 찾지도 못하고 그림은 반환되었지만 결국 그들은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결말을 말하면 흥미도가 떨어지니 살짝 언급하자면 해피엔딩이다. (모범수로 석방된 그들은 또 범죄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들은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그들은 자신의 것이 아닌 타인(국립박물관)의 소유물을 훔쳤으니 절도죄가 저지른 게 맞다.

그런데 읽고있는 내내 그들의 범죄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이 저지른 '절도'에 대해 응원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난 그저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의 허무맹랑하고도 자유를 꿈꾸는 열정적인 그 행동을 응원하는 것이다.

고령의 나이가 되면 '사회'와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혼자 살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신 지 한 달만에 발견되었다는 소식들을 뉴스에서 간간히 볼 수 있다.

이전부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인들이 세상과 고립되면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이런 문제들은 갈수록 심해지면 더 심해질텐데 국가에서도 이런 문제는 해결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소설에 적용되는 이야기만은 아니니깐.

언제나 젊을 것 같은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도 고령의 나이가 되어도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게 해드릴 것이다.

삶을 산다는 것은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이다. 우리도 언젠가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겠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시간만 하염없이 흘려보내며 아무 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이 과연 없을까?

나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날이 와도 책장 옆에 자리잡아 독서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게 내 삶의 원동력일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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