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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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전해드려요, 『반짝반짝 공화국』

 

 

 

『하나, 책과 마주하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좋아 지금의 느낌이나 순간의 일상을 글쓰기 노트에 하루에 몇 번이고 끄적인다.

하루도 빠짐없이 짤막하게 혹은 길게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선 그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 바인더 노트에 끄적인다.

그렇게 내 일상은 언제나 기록의 연속이다.

이번에 오가와 이토의 『반짝반짝 공화국』이 출간되었는데 초반에 좀 읽다가 잠시 멈추고 『츠바키 문구점』을 책장에서 꺼내 다시금 읽어보았다.

전에 읽었던 여운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그 여운을 그대로 유지시킨 채 『반짝반짝 공화국』을 쭉 읽었다.

물론 바로 읽어도 읽는 데는 전혀 지장없지만 『반짝반짝 공화국』은 『츠바키 문구점』의 속편이기에 시간적 여유가 더 있다면 『츠바키 문구점』을 읽고선 바로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다.

짤막하게 『츠바키 문구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겉보기엔 문구를 파는 것 같지만 그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들은 여성 서사들이 대필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집안이다. 포포는 할머니 밑에서 대필가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밟게 되는데 대필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엄한 할머니 밑에서 어린 나이에 혹독한 훈련을 받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샤프는 절대 쓰지 않으며 무조건 연필을 사용해야 하고 대필은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써야 한다. 무엇보다 포포는 다른 사람인 척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사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츠바키 문구점을 찾아오는 이들의 사연을 들으며 포포는 점점 이 일에 빠져든다.
글로서 마음을 전하는 건 쉬운 것이 아니다. 그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오해가 생기고 나아가 상처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이 츠바키 문구점을 찾아온다.

포포를 찾아온 손님들의 사연과 오해가 쌓인 채로 이별한 할머니 즉, 선대와의 화해를 다룬 에피소드가 『츠바키 문구점』의 주된 내용이다.

그로부터 1년 후, 포포는 이웃인 미츠로와 부부가 되었고 딸 큐피를 낳게된다.

주말부부로 살던 포포와 미츠로는 드디어 한 집에 살게 되었는데 이사준비를 하다 미츠로가 버린 노트 한 권을 발견하게 된다.

그건 미츠로와 사별했던 전부인인 미유키의 일기였다. 미유키의 일기로 인해 포포와 미츠로는 다퉜지만 그들의 화해의 끝은 바로 포포의 손편지였다.

어느 날, 포포에게 자신이 엄마라고 하질 않나, 포포의 삶이 잔잔하지는 않았다.

대필 작업도 계속되었다. 각자의 사연들도 얼마나 슬프던지. 앞을 보지 못한 한 소년의 어버이날 편지부터 사랑을 고백하는 러브레터까지.

포포는 다짐한다. 우리들의 '반짝반짝 공화국'을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그 모습을 보니 포포가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졌구나를 느꼈다.

이제는 문자, 카톡, 이메일이면 용건이 끝나는 시대지만 나는 아직도 손편지가 좋다.

마음을 담아 한 자 한 자 꾹 꾹 눌러 쓰다보면 상대방도 읽는 내내 고스란히 내 마음을 읽는 것 같아서.

포포의 이야기를 읽으니 오늘은 문득 손편지가 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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