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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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5 경주 APEC에서는 트럼프가 촉발시킨 자유무역에 대한 위협과 새로운 화두로 AI와 인구구조의 변화가 가져올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이 눈에 띈다. 이런 새로운 논제와 더불어 경주 선언 전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속적인 글로벌 도전과제로 에너지, 식량안보, 환경, 극한 기상 및 자연재해를 들고 있다. 


이 도전과제를 언급하면 퍼뜩 떠오르는 것이 탄소제로를 통한 기후 온난화의 억제와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강령을 제시했으며, 실은 그 이전부터 문제 제기가 있어 왔다. 하지만 이런 국제적 협약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나라를 찾기 힘들며, 과연 앞으로도 이런 실천을 제대로 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렇게 이상 또는 목표만 존재하고 그 실천이 요원한 이유는 무엇일까. 에너지 전문가인 바츨라프 스밀은 이 책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통해 탄소 제로라는 목표가 조금은 허황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근원은 화석연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에너지로서의 화석연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화석연료를 줄여나가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또 이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꼭 에너지 분야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바츨라프 스밀은 세계를 움직이는 네 가지 요소로 암모니아, 강철, 콘크리트(시멘트), 플라스틱을 들고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네 가지가 눈앞에서 사라진다면 현대 문명은 존재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지금 당장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을 둘러보라. 사무실이든 집이든 거리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모두 콘크리트와 강철로 둘러싸여 있으며, 우리가 사용하는 것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우리가 하루 세 끼 먹고 있는 식량을 생산하는데 암모니아(요소 비료)가 없다면 현재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모두 화석연료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다. 즉 우리가 아무리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시킨다 해도 우리 문명을 이루는 네 가지 축을 바꾸지 못하는 한 화석연료의 사용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기후온난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현재 양 극단에 치우쳐 있다. 지금 이대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다가는 머지않아 지구가 멸망 또는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멸망론과 과학의 발달로 탄소포집 등을 비롯해 첨단 기술로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 것이라는 희망론이 그것이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의 저자 스밀은 실제 우리 현실은 이 두 극단 사이의 어디쯤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0으로 향하도록 하자는 이상론에 빠져 허우적대거나, 머지않아 첨단기술로 극복할 수 있으니 마음껏 써도 괜찮다는 낙관론에 젖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 극단의 처치가 아니라, 우리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한 탄소배출을 줄여가는 방식을 찾아 이를 실천해 나갈 약속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을 주장한다. 


암모니아를 줄이기 위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기 위한 재활용,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단열재의 사용 등등. 작지만 실현가능한 것으로부터 우리는 어두운 미래로 향하는 길을 조금은 밝은 곳으로 옮겨갈 수 있으리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세상이 돌아가는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 세상이 지속가능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책장을 펼쳐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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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아메리카기 - 지구를 살리고 나를 지키는 탈문명, 탈소비, 탈경쟁의 여정
마사키 다카시 지음, 김동준 옮김 / 정신세계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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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장바구니에 클릭하여 물건을 담는 순간, 행복감은 궁극에 달한다. 실제 구매로 이어지든, 이어지지 않든, 그 물건이 집에 도착해서 사용되어질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지어진다. 소위 '지름신'이 강림하면 이 장바구니 속 물건이 실제 꼭 필요한 것인지 조차 따져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행복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짧게는 장바구니 속에 담는 찰나의 순간을 지나면서부터, 길게는 실제 집에 물건이 도착해 언박싱을 하는 순간이 지나면 행복감의 정도는 급속히 떨어진다. 그래서 다시 손가락은 장바구니에 담을 물건은 찾아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소비하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더불어 이런 행복의 추구가 지속가능할까. 지구는 80억이 넘는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만큼 넉넉할까. 만약 이 행복이 마치 중독마냥 자신의 몸을 죽여가는 쾌감이라면 어떡해야 하나. 


이책 <출아메리카기>는 아메리카로 대변되는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비문명>이라는 책을 쓴 마사키 다카시가 자신이 인도에서 영성을 얻게 된 과정과 함께 자급자족적인 삶을 이행하고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까지를 담고 있다. 


그는 인간이란 동물성과 인간성, 신성을 함께 지닌 존재로 보고, 신성의 획득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인간의 만족이란 욕망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과 욕망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메리카로 대변되는 자본주의는 욕망과 소유에 집착하며, 이 욕망의 크기를 계속 확장시킨다는 측면에서 탈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욕망으로 이루어진 풍족한 문명은 오히려 인간에게 무능과 무기력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 일안으로서 그는 월급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그리고 실제 이를 위해 자급자족을 꿈꾸며 시골로 향해 차밭을 가꾸고 나무를 심으며 숲을 일구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소비주의적 삶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면, 말뿐이 아닌 실제 삶으로 그 대안적 삶을 실천하고 있는 마사키 다카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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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광막을 걷어내고 햇빛을 온전하게 받게 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하지만 이 한 달 동안 해가 난 날보다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묘목에 일부러 물을 준 경우는 딱 하루 밖에 없을 정도다. 

이젠 제법 아침 저녁으로 10도 중반의 꽤 쌀쌀한 날도 찾아온다. 지금 보니 성장의 차이가 확연해진다. 예닐곱 개의 묘목은 꽤 풍성하게 자랐고, 10여 개 정도는 죽지 않고 잘 버텨준다는 느낌. 그리고 나머지는 영 신통치 않다. 풍성하게 자란 묘목의 경우엔 병이 들었다기 보다는 낙엽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아직도 어린 묘목임에도 자연 상태로 거의 방치하고 있는 셈인데, 과연 몇 그루가 제대로 커 갈지 흥미롭다. 

이 상태로 올 겨울을 나고 내년 봄까지 생명을 유지한다면, 내년엔 분갈이를 통해 더 잘 자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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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집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면서 수확한 것들이다. 봄에 심었던 참외 모종은 8월초부터 9월말까지 꾸준히 참외를 제공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서 껍질 이곳저곳이 벌레나 달팽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모습이 그대로지만, 잘 깍아서 먹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아직도 참외가 달려 있고, 익어가는 중이라 다음주까지는 하루에 한 개 꼴로 꾸준히 먹을 수 있을 듯하다. 


오미자는 2주 전에 한 바구니 수확해서 청을 담가 두었는데, 당시 살짝 덜 익은 것들을 마저 수확했다. 지난해보다 살짝 적은 양이라 아쉬움이 있지만, 오미자 또한 약 한 번 치지 않고 거둔 것들이라는 점에서 대견스럽다. 


빨갛게 익은 고추도 몇 개 땄다. 고추는 약을 치지 않으니 노린재 등의 피해가 크다. 그럼에도 풋고추로 따 먹고, 지금은 빨간 고추로 찌개 등 양념에 쓴다.


올해 가장 큰 수확은 밤이다. 집 뒤쪽에 밤나무가 있었다는 걸 여태 모르고 있었다. 아니다. 그전까지는 워낙 밤나무가 작아서 눈치를 못 채다가 이제 제법 나무가 커지면서 열매도 달리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땅에 떨어진 것들을 주우니 바구니 한 가득이다. 물에 담가서 벌레 먹은 것들을 골라내려 했지만,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일단 수확한 것들은 모두 삶아내고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1주 후 한 번 더 수확할 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 생으로 먹든가 삶아서 냉동보관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상은 약 없이도 수확이 나름 가능했지만, 배나 사과는 처참하다. 벌레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나름 괜찮다 싶은 것들은 모두 새가 쪼아 먹었다.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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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사마귀>는 <길복순>의 스핀오프다. 길복순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살인청부회사의 대표를 죽인 이후의 일들이 사마귀라 불리는 한울이라는 젊은 킬러와 그의 동기 재이, 그리고 은퇴했던 킬러 독고라는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마귀>를 기다리며 기대했던 것은 액션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사마귀>는 액션영화라고 장르를 구분짓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액션의 분량도 분량이지만 표현도 압도적이지 못하다. 사마귀가 쓰는 낫, 재이의 칼, 독고의 톤파라는 무기가 갖는 개성도 크게 드러나지 못한데다, 속도감도 다소 떨어진다. <사마귀>가 사용하는 낫이라는 무기가 독특해 보이지만 액션 속에 그려지는 그만의 특별함을 찾기도 힘들다.


반면 <사마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취직과 창업이 힘들다는 드라마적 성격이 오히려 짙게 드러난다. 청부업 회사인 MK엔터는 일종의 대기업인 셈이고, 나머지 군소 청부업자들이 있고, 이들 회사에 속하지 못하는 이들은 무직자로 불린다. 이들은 MK가 정한 세가지 규칙을 꼭 지켜야 하며, 만약 이 규칙을 어길 시에는 MK가 징벌을 가한다. 하지만 MK의 대표가 길복순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킬러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의 가능성이 생긴다. 이에 사마귀는 독립을 선언하고, 사마귀 컴퍼니를 차리지만, 그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살인 의뢰를 따는 것이 쉽지 않다. 독고가 MK를 재건하면서 큰 의뢰는 MK가 가져가는데다, 기업체의 후원을 받으며 재이가 새 회사를 차리면서 그 세를 불려가는 바람에 더욱 어려움에 처한다. 대기업의 권력과 횡포, 창업의 어려움을 킬러 업계를 빌려 풍자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아주 고전적인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를 더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이와 그 재능을 결코 이길 수 없는 2인자의 설움이 <사마귀>에서는 2세대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다만 재능을 가진 이가 2인자를 생각하며 베푸는 호의가 2인자의 입장에선 동정으로 받아들여지는 인식의 차이가 가져오는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분명 액션영화이지만 액션을 기대한다면 <사마귀>는 흡족하지 못하다. 오히려 드라마적 요소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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