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의 서재에서 보고 알아 금강소나무 묘목을 신청했는데 당첨됐습니다. 그분께서 당첨되면 알려달라고 하신 기억이 나서 올립니다. 죄송하지만 누구신지 생각이 안나네요...--;  전 씨앗을 발아시킬 자신이 없어 삼행시를 대여섯개나 도배해 두고 당첨되길 바랬는데...감사드려요.^^

사실 처음에 이 놈을 보고는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지난주에 8년생 묘목들을 봐왔던 터라 그래도 분재 크기만하지 않을까 예상했었거든요. 지하철로 오가며 무겁지는 않을까, 흙이 떨어지거나 잎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묘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나무의 잔가지 하나에 불과할 뿐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잘 키워볼 생각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제가 죽은(죽인) 애들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식물도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따라 잘살고 못살고, 살고 죽고가 결정되더군요. 생명있는 소중한 것이란 사실 늘 잊지 않으려구요.

전 소나무의 진짜 멋을 잘 몰랐는데 얼마전에 소수서원 솔숲의 풍치속에서 거닐면서 솔바람,이란 걸 처음으로 맡고는 마침 소나무가 좋아지기 시작하던 참이었어요. 그러던 차에 고마우신 서재주인님께서 알려주신 소식을 듣고 신청한 것이구요...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함께 잘 키워보시자구요.^^

함께 나눠준 안내문에는 2-3년 화분에서 키우다가 100년 이상 살 수 있을만한 땅에 심으라고 되어 있던데, 그걸 보고 글쎄... 내 주변, 아니 이 땅에 백년이 지나도 소나무가 베어지지 않을 곳이 어디있을까, 잠시 소침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봄이라지만 나무랑 인연이 많아지네요. 제 사주에는 木이 들어오는게 가장 좋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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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4-04-02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 경연을 한다고 하면 소나무는 열외로 부전승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가지 하나 꽂아놓은 것처럼 애처롭긴 하지만 님이 열심히 사랑을 주시면 쑥쑥 자라리라 믿습니다..^^
글고 금강소나무 페이퍼는 혹 sa1t님 아니었나요? 저는 그 서재에서 봤거든요..

▶◀소굼 2004-04-1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축하드립니다. 아는 분들 중엔 저 말고 한 명 뽑혔던데..여기 또 계셨군요:)
전 씨앗이라; 잘 키워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우선 아라비스님 의 묘목처럼 키워내는 게 우선일듯^^;
종종 소식 전해주시길~

아라비스 2004-04-2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강소나무 묘목 죽다....................--;

▶◀소굼 2004-04-2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어제 죽은 건가요-_-;전 오늘 싹이 났는데;; 안타깝네요.
 

포토뉴스, 신혼부부 나무심기


산림조합중앙회가 마련한 ‘신혼부부 나무심기’ 행사가 28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 일대 국유림에서 열러 새내기 부부들이 소망을 담은 나무를 심고 있다. <강윤중기자〉

 

ㅋㅋ..... 위에서 두번째 줄의 가운데쯤 하늘색 조끼를 입고 등돌리고 서있는 사람이 나랑 같이갔던 이고 그 오른쪽 옆에서 마주보고 서있는 갈색 바지가 바로 나다^^;;;;;;;;;;

나무심기가 낭만적, 목가적이라고만 예상하고 인터넷에서 세 차례나 열혈로 시도한 끝에 겨우 선착순으로 선발됐는데, 조그만 나무 하나 심는 것도 중노동임을 몸소 느꼈다. 사진의 장면은 묘목을 산 위까지 옮기는 장면.  저렇게 마주서야 나르기가 편하다. 구덩이 파고,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게 나무를 심고, 흙 덮고, 나뭇가지를 잡고 약간 위로 뽑는 듯 하면서 심은 자리를 자분자분 밟고,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낙엽으로 덮는 과정이다.

설명보단 무척 힘들다. 일단 건조한 탓에 한 발 띨 때마다 흙먼지가 풀썩거렸고, 무엇보다 어려운 건 경사가 심한 산이라 내 한 몸 서거나 앉아있기도 힘든데, 불안정한 자세로 힘을 주어 일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예전에 농활가서 일했던 기억에 비해서도 여간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내 파트너는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을 골라 가장 키가 작고 뿌리에 흙도 다 털려져 나간 비실한 것들로만 열심히 심었다. 그런 것들은 마치 자기가 정성껏 심어주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는 듯이... 아... 착한 남편....., 의 마누라의 고달픔이라니...쩝--;)   

암튼, 수병이 돌아 원래 있던 리기다 소나무를 모두 베어버린 민둥산에 주목과 잣나무가 쪼로록 심겨진 걸 허리 펴고 산 아래서 보자니 역시 기분은 흐뭇~

신혼부부라는 참가자의 특성 때문이라 그런지 태어날 아이의 미래를 축복하거나 아이를 갖길 기원하는 분위기가 대다수였는데, 결혼도 선택인만큼 아이도 선택이라 생각하는 나로서는 천편일률적인 바람들이 한편으론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암튼...(나는 아무 소원도 빌지 않았다. 그냥 나무야~ 잘 자라라~는 말밖엔^^;)

엄밀히 말하자면 산림조합중앙회와 **킴벌리 공동주최인데(기사에서 이런게 얼마나 중요한데...--;) 21년째 해온 행사라 참가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몹시 맘에 들었다. (물론 돈이 있어 하는 일이지만)일식도시락에 오가는 차에서 간식 두 번, 수건과 모자(그것도 분홍색과 하늘색으로^^;), 도착해서는 역시 킴벌리의 주력상품인 크리넥스까지. 점심식사 후 여흥시간도 개그맨 사회와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으로 흙먼지에 땡볕도 잊을만큼 흥겨웠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의 마무리는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을 상영하는 것이었으니 두 말할 필요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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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4-02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합니다! 리기다 소나무는 급속 조림의 수종이라는 말도 있던데, 무슨 묘목을 심으셨는지?

프레이야 2004-04-02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행사가 있군요. 힘들었지만 즐거우셨겠어요. 아라비스님은 어떤 소망을 묘목에 함께 담아 심으셨을까?^^ 근데 님을 찾기가 넘 힘들어용.~

아라비스 2004-04-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목과 잣나무 심었구요, 전 주목을 심었습니다. 주목이 많이 커서 멋있게 되면 천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나무라고 하대요. 뭐, 생명에다 가격으로 등급을 매기긴 뭣하지만서도... 혜경님, 제가 포토샵으로 빨간 동그라미를 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아영엄마 2004-07-20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혼부부이신가요? ^^ 우선 리뷰 당선 축하드리고, 인사 여쭙니다..^^* 저는 일 안하고 아이 잘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날마다 집에만 박혀 있는 아이 엄마래요~
 
일하는 엄마가 아이도 잘 키운다
레기네 슈나이더 지음, 김순화 옮김 / 글담출판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일하는 엄마들에게 "일하는 엄마가 아이도 잘 키운다"는 말은 참으로 반갑다. 아이에게 사고가 났을 때, 아플 때, 성적이 떨어질 때, 비뚤어진 성격과 행동을 보일 때 일하는 엄마는 얼마나 죄책감을 느끼며 죄의식을 강요받는지...시어른들이, 그리고 남편이, 또 때론 같은 여자인 전업주부들까지 "엄마가 일을 하니 아이가 그 모양이지"하고 손가락질 할 때 일하는 엄마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얼마전 말이 많았던 부모의 학벌 세습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업주부의 아이의 서울대 입학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발표됐다. 다른 직업을 가진 주부와 전업 주부의 비율조차 고려하지 않은 이 무자비한 통계 때문에 일하는 엄마들은 아마 "두 번 죽었을" 것이다.

일 안하는 엄마들(일단 이 책의 제목에 따라 이렇게 부르자)에게도 아이들의 문제가 엄마의 문제로 적용되는 건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의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엄마에 대한 평가가 아이가 얼마나 공부를 잘 하느냐, 그것도 아니, 어느 대학에 들어가느냐로 서열이 매겨지는 형편이니... 이래저래 일하는 엄마든, 일 안하는 엄마든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이 기쁨이 아닌 부담으로 주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저자의 요지는 이러하다. 일차적으로, 아이가 있는 여성이 일을 하고 안하고는 여성 스스로 선택의 문제이다. 아이의 양육에 가장 나쁜 경우는 일하는 엄마가 아니라,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엄마와 일을 하기 싫으면서도 해야 하는 엄마의 경우이다. 결국 그 좌절감과 스트레스가 아이의 양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지극히 합당한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경제적 이유로 직장을 다닐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용납하면서도 경제적으로 풍족한 여성이 자아실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갖는다면 곱게 보지 않는 것이 현실 아닌가?)

저자에 따르면 최소한 3살까지 엄마가 아이를 양육하지 않으면 아이가 심각한 정신적 손상을 겪는다는 우리의 일반적인 통념은 비과학적인 거짓이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옆에 있을거라는 믿음이다. 물론 아이는 여러사람에게서 결속력을 형성해갈 수 있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최소한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고 편안히 느낄 수 있는 한 사람을 갖고 있어야 하며, 그런 사람이면 엄마, 아빠, 보모, 할머니, 할아버지 등 누구나 상관없다고 한다.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결국, 아이 양육에 관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자녀 양육을 가정과 사회가 아닌 엄마 한 사람의 일로 치부하고 모든 책임과 의무를 여성에게로 돌린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모성애라는 억압 아닌 억압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선택권을 어떤 형식으로든 제약받는다. 자본주의 발전과정에 따른 부산물이라고 보기에는 당장의 해결이 소원한 듯 보인다. 일단 여성들 스스로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고,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듯 부모관도 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각자의 신념에 따라 용기있게 아이를 키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충해나가는 것 또한 지금까지 요구되어 온,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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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오식당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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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작가가 나왔다고 하길래 놀라고 궁금했다. 책 날개에 씌여 있듯 "만만치 않은 개성과 저력을 가진 신예작가"라고 하기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아쉬웠다.

어떤 중견 작가는 "작가라면 살인 외에 모든 체험을 다 겪어야 한다"고 했다던데 순 날 것의 체험이 부족한 대부분의 젊은 작가들에 비한다면 작가는 참으로 축복받았구나 싶다. 비록 작가가 끊임없이 말하고 있듯, 그녀의 대학 친구들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 것 없는 비루한 현실이기에 벗어나고 싶었겠지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작가의 솔직함과 대담함은 그를 작가로 만들고 이렇듯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작품을 낼 수 있지 않았던가. 젊은 작가들이 저마다 체험의 빈약함을 한탄하고 일부러 체험을 찾아 나서는 판국에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애정이 깃든다. 아마 이 책이 조금 아쉽더라도 마음에 잔잔하게 안기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 애정만큼 질책을 아끼고 싶지는 않다. 그의 시장통 서민 이야기는 "천변풍경"이나 "원미동 사람들"에 비한다면 서사적인 도도함이 약하게 느껴진다. 이야기가 개인적인 수다에서 그칠 뿐 사회성을 지니고 확장되지 못한다. 그리고 몇몇 작품의 후반 부분에서 이야기의 구성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특히 결말 부분에서 작가가 일인칭 화자로 교과서식의 모범답안을 에세이풍으로 써내려가는 것은 심하게 눈에 거슬린다. 

그럼에도 나는 이 소설이 좋다. 그리고 그의 다음 이야기가 듣고 싶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이제 조금은 달라졌으면 하고 바라며 또, 설마 10년, 20년이 지나도 시장 이야기만 하지는 않겠지, 노파심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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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상
페터 회 지음 / 까치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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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순전히 알라딘의 추천으로 알고, 읽게 된 책이다. 감사할 따름~~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첫째, 이 책이 품절이라는 것(도서관에서 빌려읽었다) 둘째, 리뷰를 쓰기가 꽤 어렵다는 것(좋은 책일수록 리뷰 쓰기가 어렵지만)

그냥 작가의 이력과 함께 책이 지닌 독특함이랄까, 책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 간단히 말하고 싶다. 작가는 무용가, 배우, 등반가, 선원 등 참으로 다양한 일을 했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그 일들을 보자면 특별한 지적 훈련을 받을 기회도 없을 듯 한데 어떻게 이런 박학다식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는지, 수학, 물리학, 선박, 그린란드에 관한 해박한 지식들은 정말 경이롭다. 그리고 어떻게 이 지식들을 이토록 거슬림없이 작품 속에 잘 녹아들게 했는지, 마지막으로 어찌 이리 구성도 문체도 탄탄하고 게다가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은 정말이지 작가적 역량을 의심할 수 없게 하기에 충분한... 이렇다보니 작가의 프로필 대해 더 알고 싶고, 궁금하고, 또 "전업" 아니고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 제 자리에서 쓰는 글을 보기 힘든 우리나라 사정을 생각하면 그 이유가 뭘까 궁금하고... 암튼 참 신기한 책, 입이 벌어지는 글이라고 말할 수 밖에...

리뷰를 읽는 분들께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혹 책을 구할 수 있으시거나 책이 다시 나온다는 그런 류의 굿뉴스가 있다면 알려주시길. 그리고 또 하나, 그린란드나 선박의 구조에 관해 쉽고 재미있게-아이들도 읽을만한 백과사전, 화보 형식이면 더할 나위 없음-알 수 있는 책이 있다면 부디 가르쳐 주시길...앗, 그리고 또 하나. 혹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꼭 읽어보시길....^^(근데 갈수록 마이리뷰가 마이페이퍼化 되어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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