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
서보 머그더 지음, 김보국 옮김 / 프시케의숲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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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번역도 놀라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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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 팔기 대장, 지우 돌개바람 12
백승연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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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가 아이들에게 외면당한지 오래고

오직 동화라는 장르만이 문학작품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희곡이라니, 그 시도만으로 참 새로웠다.

희곡 작품은 읽어 볼 기회도 흔치 않거니와 

무대에서 공연되는 동극의 대부분은 예술성이 떨어지는,

낡은 교훈주의 일색이었기 때문이다.(요즘 들어 그렇지 않은 연극도 종종 보이나

문학장르인 희곡과는 분리되어 존재되어 있었다)

내게도 낯설은 희곡이라는 장르에는 새로운 재미가 숨겨져있었고

특히 아이들은 이 장르를 매우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문과 대사로 이루어진 희곡의 문장은 우선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기 쉬울 것이고

대사는 소설의 대사보다 문어체적이기에 간결하고 재미있다.

내용 전개가 빠르고 무대를 염두해 둔 글이라

머리 속에 떠오르는 연상도 매우 생생하다.

이 책을 읽으며 희곡이라는 장르가 아이들에게 생소할 까닭이 전연 없겠다 싶었다.

오히려 아이들이 참 좋아할 만한 요소가 다분한 장르가 여져졌다.

우리는 지금껏 왜 이러한 새로운 재미를 놓치고 있었을까 아쉬웠다.

이 책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심한 모범생 지우가 도깨비를 만나 새로운 모험을 겪는 갖가지 에피소드가 재미있고

특히 마지막 부분인 달나라 토끼를 만나 셈을 하는 과정은 시트콤을 연상시킬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재미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한국적 해학과 각종 옛이야기의 코드들이 녹아 있으며

'나'의 인격에 대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철학적 질문까지 함축하고 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대상 연령이 초등 1,2학년으로 나와 있기는 하지만 절대 고학년 아이들이 시시할만해 보이지 않는다. 전학년에 걸쳐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극으로 독후활동 하기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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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의 선택 - 이프 여성경험총서 2
김신명숙 지음 / 이프(if)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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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작가가 쓴 페미니즘 입문서로 돋보이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여성들이 겪는 일상 문제들에 대해

상담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일상의 문제들을 개인의 것으로 함몰시키지 않고

페미니즘 이론을 쉽게 끌여들여 설명함으로써

나의 문제가 나만의 것이 아닌,

여성 모두가 가부장제의 사회 현실로 인해 겪게 되는 것이라는 점을 일깨우며

보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여성억압의 역사와 현실과

이를 직시하고 개선하면서 새로운 세상, 전복된 가치체계를 꿈꾸는

페미니즘의 시각에 대해 눈뜨게 되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결코 '이즘'에 끝나는 것이 아니며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라는 걸 직시하게 한 점은

그간 논리적으로 확고하게 무장한 채로 실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작가의 역량의 산물이라 생각된다.

 

또한 일상에서 겪게되는 여성들의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을 통해 

페미니즘의 주요 논제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훌륭하다.

 

책 말미에는 유명한 페미니스트 이론가들의 생애와 저작들을 소개하며

스스로 더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작가의 열정과 능력이 잘 버무려진 책이다.

 

(단 한 가지 아쉬운 건 제목.. 제목을 붙인 이유야 알겠지만 시선을 끄는 맛이 너무 없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려면....^^

작가의 유명세를 빌리고 싶었겠지만 책 표지에 작가의 사진을 꼭 넣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제목과 표지 디자인을 달리 했다면 책이 지닌 무게에 더 어울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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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8-0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감상에 따른다면 좋은 책이 상업성에 치우쳐 오히려 손해를 보겠군요.
그래도 한번 들여다보고 싶군요.
개인적으로 부모의 성을 다 따르는 것에 대한 판단은 아직 유보중이지만... ^*^
 
클로즈업 홍콩 (2007년) Close up (에디터) 2
유재우 외 지음 / 에디터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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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이드북은 단연 이 책이다.

구성, 내용의 상세함, 정확도, 문장력에 이르기까지.

홍콩 가이드북 중에서도 최고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이 쓴 모든 여행안내서 중에서도

가장 최고다.

(물론 내가 본 책으로 한정되지만.

그리고 홍콩,이라는 한 도시에 국한된 가이드북으로서의 이점도 있긴 하지만)

가이드북이라면 단연코 이정도는 되어야 한다.

단지 아쉬운 점은 편집 디자인이 세련되고 현대적이기는 하나

(추천 메뉴등을 색깔 처리해서 쉽게 보이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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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속의 바다 - 200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2
케빈 헹크스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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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이 겪는 사춘기는 참으로 혹독한 세월이다. 우리에게 사춘기가 역시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이미 그 시절을 지나온 우리는 사춘기를 경험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차피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는 생각은 때론 그들의 불안과 좌절, 분노, 혼돈을 그저 스쳐 지나쳐야 할 것으로 넘겨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그저 해결될 것, 이미 나도, 세상의 모든 어른들도 지나온 과정이기에 너희들 생각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나중에 두고 보면 별 것 아니라는 듯 대수롭게 여기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잊고 지낸 사춘기가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열 두 살 난 주인공 소녀 마사의 여름 한 철을 은밀히 들여다보니 그 소녀의 여린 떨림이 가슴으로 전해졌다. 친구도 없이 외롭게 지내던 어느 친구의 죽음, 첫 사랑의 설렘과 배신, 그리고 다시 찾아드는 사랑, 가족들로부터의 소외와 이를 감싸안는 할머니의 따스함, 자기 삶에 대한 꿈... 마사가 짧은 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에서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마치 비밀 일기를 읽는 것마냥 조심스럽고 가녀린 사춘기 시절의 삶의 조각들이었다.


이런 일들이 온통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흘뜨려놓는 여름 한 철을 지나고 마사는 모든 사춘기 시절이 일정 정도의 마침표를 찍듯 자신을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할머니의 따스한 사랑이 가장 큰 버팀목이 ‰怜憫嗤?결국 모든 삶에서 그러하듯 마사 자신의 내면적인 힘이야말로 그의 성숙을 돕는 원동력이다.


친구 올리브를 애도하기 위해 병 속에 그 여름의 바닷물을 한가득 담아온 마사. 그러나 친구의 어머니는 이미 이사를 가고 떠난 뒤다. 마사는 그 바닷물을 붓으로 찍어 글을 쓴다. "잘 가"라고. 마사의 잘 가라는 인사는 친구 올리브에 대한 애도임과 동시에 자신의 사춘기에 대한, 성장통을 겪은 지난 여름에 대한 작별의 말이다. 잘 가, 나의 소중한 친구. 잘 가 , 나의 첫 사랑. 잘 가, 나의 어리석음과 부끄러움이여. 잘 가,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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