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오식당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단한 작가가 나왔다고 하길래 놀라고 궁금했다. 책 날개에 씌여 있듯 "만만치 않은 개성과 저력을 가진 신예작가"라고 하기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아쉬웠다.

어떤 중견 작가는 "작가라면 살인 외에 모든 체험을 다 겪어야 한다"고 했다던데 순 날 것의 체험이 부족한 대부분의 젊은 작가들에 비한다면 작가는 참으로 축복받았구나 싶다. 비록 작가가 끊임없이 말하고 있듯, 그녀의 대학 친구들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 것 없는 비루한 현실이기에 벗어나고 싶었겠지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작가의 솔직함과 대담함은 그를 작가로 만들고 이렇듯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작품을 낼 수 있지 않았던가. 젊은 작가들이 저마다 체험의 빈약함을 한탄하고 일부러 체험을 찾아 나서는 판국에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애정이 깃든다. 아마 이 책이 조금 아쉽더라도 마음에 잔잔하게 안기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 애정만큼 질책을 아끼고 싶지는 않다. 그의 시장통 서민 이야기는 "천변풍경"이나 "원미동 사람들"에 비한다면 서사적인 도도함이 약하게 느껴진다. 이야기가 개인적인 수다에서 그칠 뿐 사회성을 지니고 확장되지 못한다. 그리고 몇몇 작품의 후반 부분에서 이야기의 구성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특히 결말 부분에서 작가가 일인칭 화자로 교과서식의 모범답안을 에세이풍으로 써내려가는 것은 심하게 눈에 거슬린다. 

그럼에도 나는 이 소설이 좋다. 그리고 그의 다음 이야기가 듣고 싶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이제 조금은 달라졌으면 하고 바라며 또, 설마 10년, 20년이 지나도 시장 이야기만 하지는 않겠지, 노파심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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