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일명 체셔고양이 사건 때 '체셔고양이'를 몰아내려고 했던 건, 그냥 '싫어서'다.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냥 '싫어서' 토끼몰이를 하다니. 이때부터 계속 봐왔던 건데, 그녀의 비아냥과 막말은 대상과 수위를 가리지 않는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에 관해서 논하려면 개인의 호불호의 감정을 개입해선 안 된다고 본다. 체셔고양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하이드님의 코멘트는 '싫어서'였다. '싫어서'가 결국 세를 얻어 한 사람을 몰아냈다. 체셔고양이의 페이퍼가 좋든 싫든, 그 감정이 그녀를 몰아내는 동기가 되어선 안 된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하이드님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녀를 공격하는 동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마태우스님이 몇 시간 전 올린 페이퍼는 그동안 하이드님의 행적을 모르면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그냥 마태우스님이 하이드님이 단지 '싫어서' 그렇게 하는 것 같지만, 이전의 몇차례의 논쟁을 살펴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하이드님의 누군가를 향한 비아냥과 막말을 지적하는데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지난번 나의 페이퍼 역시 그 연장에 있었다. 오히려 이전 이야기를 들먹이지 않으려고 했으나 사건이 커져서 일부분 둘러둘러 언급했던 것이다. 구체적인 증거들은 꺼내지도 않았다. 이건 그 중 하나다. 부족하다면 더 꺼내겠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길래 이때부터 보는대로 모으고 있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욕하는 대상 - 가령 예를 들면 이명박 - 에 대해서는 쉽게 욕을 첨가한다. 그는 내 곁에 있는 대상이 아니고, 나와 친분을 쌓은 대상도 아니기에 더 욕하기 쉽다. 평생 만날 일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 주변에 있는, 더더군다나 나와 친한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보이면 그걸 지적하기는커녕 감싸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그래선 안 된다고 본다. 그런 사람은 그 어느 누구도 비판하거나 욕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제 주변 사람의 잘못부터 객관적으로 보고 조언하는 것이 기본이다. 나와 친분이 있는 이곳 사람들 몇몇에게 실망감을 느낀 건 그런 부분이다.  

  호불호의 감정을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양 포장해서 내놓는데, 그게 의외로 먹힌다. 그게 참 묘했다. 왜 사람들이 그걸 모를까, 아니면 알면서도 호응해주는 걸까, 오래전부터 참 궁금했다. 재밌고 의미있는 페이퍼 많이 올라온다. 그런데, 그런 페이퍼로 팬층을 끌어모아 누군가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자신의 감정을 내놓는데 지지세력으로 활용한다. 평소 하이드님의 페이퍼를 좋아했던 사람이고, 하이드님이 서재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잘 모르면, 또, 다른 사람들이 왜 이럴까,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앞뒤 사정 안 보고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데 대해선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마을에선 항상 먼저 문제제기하는 자가 '악'이 된다. 밖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곳보다도 진보적이고 열려있지만,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닫혀있다.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게 타당한지는 잘 모르겠고, 닫혀있는 건 분명하다.) 다들 말하기 조심스러워한다. 그냥 조용히 서재 꾸리면서 쉬고 싶은 사람들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한 사람의 말과 행동으로 다른 누군가가 상처받고 피해입는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적극 나서서 말해주지는 못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집회에 참가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차 밀린다고 투덜대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 그런 비슷한 말이다. 
  
  마태우스님은 '정혜윤'의 책을 소재로 문제제기를 했지만, 중요한 건 정혜윤의 책이 읽을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게 아니다. 난 그녀의 책은 구경도 못했고, 글도 읽어 본 적이 없다. 관심 인물이 아니기에. 정혜윤의 책에 대한 타인의 서평에 어떻게 접근했느냐가 문제의 핵이다. 책이 아닌 알라딘에 리뷰든 페이퍼든 한 개라도 글을 쓴 사람들, '타인'에 관한 문제다. 예전부터 말하지만, 나는 하이드님이 '싫어서' 이런 페이퍼 쓰고 욕먹는 게 아니다. 하이드님에게 당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자꾸 말하는 거다. 삼겹살 구워먹으며 사이 좋게 잘 지내던 내가 이렇게 대립각을 세우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내부의 문제를 비판하면 외로운 법이다. 그래서 전보다 많이 외로워졌다. 어떻게든 엮이는 다른 사람들과도 알게 모르게 사이가 벌어지니 말이다. 모르고 조용히 지내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첨언하는 내 심정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할 말이 없다면서 또 이렇게 말을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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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취향이나 감정은 상관할 바가 아니다
    from 내 안의 폐허에 닿아 2009-10-16 23:38 
      1  아프님,  저는 다른 사정을 잘 모르니까(체셔고양이님 사건을 모르니까)  제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만 조금 말할께요. 물론 아프님의 입장은 이해가 됩니다만    호불호의 감정을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양 포장해서 내놓는데, 그게 의외로 먹힌다. 그게 참 묘했다. 왜 사람들이 그걸 모를까, 아니면 알면서도 호응해주는 걸까, 오래전부터 참 궁금했다. 
 
 
perky 2009-10-16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성적인' 아프락사스님도 좋고 '감성적인' 하이드님도 좋아요. 두분 다 알라딘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들이잖아요..그런 분들이 서로 비난하고 대립하는거 너무 속상해요. 앞으로 퍼질 파장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ㅠㅠ

푸하 2009-10-16 01:53   좋아요 0 | URL
약간 다른 얘기지만...
아프님이든 하이드님이든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누가 옳은지 따져보는 것을 원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생각엔 알라딘마을 주민들은 좋고 싫고에 따라서 합리적 생각을 못하고 감정에 휘둘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perky 2009-10-16 07:01   좋아요 0 | URL
푸하님, 예전 일들을 끄집어내지 않고, 이번 사건만 '합리적'으로 놓고 본다면, 제 개인적으론 하이드님에겐 별 잘못 없다고 생각되어요. 읽은 책이 별로여서 안좋았다고 글쓴게 그렇게 큰 죄를 지은 건가요? 마태우스라는 분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받을정도로??? ('바보'라는 단어를 대체 몇번이나 쓴건가요?? 뿐만 아니라 인신공격적인 말들을 대놓고 엄청 퍼부었던데 그런 것이 한국에선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요??) 제겐, 마태우스라는 분이 하이드님에 대해 품고 있던 평소의 악감정이 그냥 폭발한 것처럼만 보였습니다. (사실, 많은 알라디너 분들이 맘에 안든 책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비평의 글을 쓰곤 하잖아요..왜 하이드님에겐 똑같은 잣대를 주지 않는 건가요?)

푸하 2009-10-16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말씀 잘 들었어요. 제가 구체적 맥락에 대해서 잘 모르고, 특히나 전에 일도 잘 모르기에 말씀드리기가 지극히 조심스럽네요.
평소의 마태우스님은 마음속의 불편한 감정을 강한단어는 사용하지 않고 유머섞인 풍자를 사용하였기에 앞선 포스트 보고는 평소의 스타일이 아니라 좀 다른신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마태우스님은 분명 현재의 일만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에요. 말씀하신대로 '평소의 악감정'에서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한 감정은 견고하게 유지하던 '유쾌한 풍자'라는 마태우스님의 방식을 깰만한 감정이기도 한 거같구요.
전 하이드님에 대한 마태우스님의 감정이 이유를 가지고 있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위에서 아프님이 인용하신 하이드님의 과거댓글을 보니 하이드님은 싫은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시는데 저로선 공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하이드님의 그러한 댓글이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하이드님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자유로운 감정을 이야기 한 것이지만 그러한 자유가 남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죠. 이러한 제 생각은 아마도 차우차우님이 마태우스님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동일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하이드님은 남이 싫으면(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선호의 문제) 싫다고 말하는 것이 뭐 문제냐?라는 입장이고
마태우스님은 아마도 (차우차우님의 가치관 처럼) 남이 싫다고 남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쁘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신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 또한 그렇구요.
뭐... 여튼 그런 이유로 마태우스님이 하이드님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가지더 말씀드리면 위에 있는 하이드님의 댓글에 담긴 걸 보니... 가령 학교에서 같은 반으로 만난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왕따'시킬 그러한 논리를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마음에 안드는 사람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참는 게 좋은 것 같은데...그러시진 않는 것 같네요.

다락방 2009-10-16 08:48   좋아요 0 | URL
저는 푸하님을 잘 알지 못하지만, 어쩌다 푸하님의 댓글을 보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시는 것 처럼 느껴져요.

위에 아프락사스님도 언급하신 것처럼 책에 대한 호불호나 평가는 물론 개인적인 것이지요. 그것 자체가-그것 하나만이-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모두의 앞에서 공개적으로 누군가를 비난하고(책의 저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싫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푸하 2009-10-16 14:54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처럼 당사자가 아니라 제가 모르는 '수많은 사실들'이 있음을 인정해요.
그러하기에 다른 사람 얘기 할 때는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한다는 말씀 저도 십분동의합니다.
비밀댓글이 실수로 공개되셨다는 것은 제가 생각지 못했어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누가 싫으신 경우가 있다면 하이드님에게 피해를 주거나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그대로 두는 게 어떨까하는 건의드리고 싶어요.
그것이 공개적인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셔도 싫은 감정을 마음에 품고 있는 상태에서 누구나 볼 수 있게 '비아냥'(위에 하이드님의 댓글표현)을 표시하는 것은 어쩌면 직접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보다 상처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비밀댓글을 쓰셨는데 그건 말할 필요도 없이 개인적인 것입니다만. 그게 너무나 적나라한 방식으로 누군가를 싫다고 얘기하는 것 같아 과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말씀해주신 내용중 " 한쪽 이야기만 들으시고, 부분만 들으시고 저에 대해 판단하시지 않"는 것을 하이드님이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적용해보시는 것이 어떨까하는 제안을 드리고 싶어요.

글샘 2009-10-16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또,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겼군요. ^^
저도 책읽고 싫으면 싫다고 왕창 쏟아내는 스탈인데... 조심해야겠군요. ㅠㅜ

2009-10-16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09-10-16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라딘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이런 설전이 오가는군요.예전에 시무농님이 하시던 개인 홈피에 추리 소설과 관련되어 추리 마니아간의 거친 설전이 꽤 유명했지요.이글을 읽으니 갑자기 그 때 생각이 나네요.

2009-10-16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09-10-1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 님도 참. 빤쓰도 아니고 뭐 그런 걸 모으세요 :`(

하날리 2009-10-16 23:40   좋아요 0 | URL
흠...
간만에 보는 훌륭한 댓글이야요.

hanalei 2009-10-16 23:47   좋아요 0 | URL
흠...
미2.

하날리 2009-10-17 00:58   좋아요 0 | URL
빤스를 모으는 건 어떤 건가요?

hanalei 2009-10-17 01:01   좋아요 0 | URL
나르시즘이지...

땡땡 2009-10-17 13:20   좋아요 0 | URL
레이_시즌4님/ 누구의 빤쭈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 아닌가요?

비로그인 2009-10-17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밤입니다.

2009-10-17 0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7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7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7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9-10-1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아직도 이런건가? 아흠...
뭔가 알고싶다가도 알고싶지않아지는건 졸려서일까? =.=

마늘빵 2009-10-17 13:50   좋아요 0 | URL
어여 자.

비로그인 2009-10-17 15:41   좋아요 0 | URL
잠자기엔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시간인 듯 해요, 이리스 님(과연 바로 주무셨을지 궁금함)

이리스 2009-10-18 21:33   좋아요 0 | URL
날새고 일한 뒤 잠깐 자고 일어난 상태라서요 ㅋㅋ
바로 자고 싶었으니 곧 일하러 나갔어요. ㅜㅜ

yamoo 2010-03-18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게 싫어서 네이버에서 이리로 왔는데, 헉! 여기도...--;;

마늘빵 2010-03-18 09:47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도 네이버에 블로그는 있는데 거의 방치 상태죠. 이거 하나 꾸리기도 그냥 버겁고, 요새 올릴 만한 페이퍼도 없고해서.
 
생태페다고지 - 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생태경제학 시리즈 2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절판


무엇이든지 나누어 가져라.
정정당당하게 행동하라.
남을 때리지 말아라.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놓아라.
네가 어지럽힌 것은 네가 깨끗이 치워라.
남의 물건에 손대지 말아라.
남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때는 미안하다고 말하라.
밥 먹기 전에 손을 씻어라.
화장실 물을 꼭 내려라.

로버트 풀검,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64쪽

조경은 자연의 형상을 따라서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시설물인데, 그렇다고 해서 조경물이 그 자체로 생태계인 것은 아니다. 그중에 어떤 것들은 생태계에 피해를 덜 줄 수 있고, 어떤 것들은 아주 많이 피해를 줄 수 있다. 자연은 조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에 엄청난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판단에는 감수성이 먼저 개입한다. 대체로 개발독재 시대의 사람들은 조경과 생태를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88쪽

고등학생들 아니면 십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 ‘나중에’ 라는 말은 많은 교사들에게는 적어도 그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아주 좋은 임시방편이며, 이는 학부형에게도 마찬가지다. 하긴 지금의 고등학생이 생태에 대해 약간 이해했다고 해서 곧바로 자신의 앎을 행동으로 옮길 수도 없을 것이고, 또 그들에게 그렇게 앞장서라고 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교육적으로 옳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159쪽

농업은 어떤 면에서는 인간이 살아가는 경제의 세계와 자연생태계 사이에 있는 입구이자 출구이며, 두 가지 모순되는 우주가 화해하며 조화를 이루어가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은 공간으로 음식으로 그리고 정신으로 우리의 경제를 생태적으로 전환하게 만들어주는 문인 셈이다. 그러므로 ‘핸드폰 팔아서 쌀 사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경제의 생태적 전환이 영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185쪽

"혼자서 외치면 뻥이지만, 우리가 같이 외치면 길이 된다."-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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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0-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우석훈 신간을 벌써 다 섭렵하셨나는 말씀이잖아요...흐~

마늘빵 2009-10-14 11:11   좋아요 0 | URL
으흐흣. 연달아 다 읽었어요. 공저로 해서 한 권 더 나왔던데요?

turk182s 2009-10-14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주내내 신간 3권다 읽었네요,,우박사는 볼수록 청소년,대학초년생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은듯해요.청소년은미래다..뭐이런것같은데, 변태우파들이 점령한 한국사회에서 그래도 비젼은 10대한테있다..이런뜻인데, 근데 글발이 한국이 일말의 희망은 있지만 망해가는 속도가 너무빠르다 그래서 짜증난다. 뭐 이런 결론같습니다.

마늘빵 2009-10-15 00:03   좋아요 0 | URL
빠르시네요. ^^ 네 저도 읽으면서 그런 것 많이 느꼈습니다. 10대에 대한 애정. 많이 기대를 하고, 희망을 갖고 있는데 부응해줄지는...
 
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생태경제학 시리즈 1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절판


드라큘라는 자본가들, 그들과 결탁한 사람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에 관한 이야기다. 좀비는 피지배층, 즉 노동자이자 소비자들이 만들어내는 위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88-89쪽

기술 중심주의는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결합되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이렇게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몇 개의 기업은, 좀비 수준이라고밖에 말하기 어려운 강력한 소비 지지자들을 갖게 된다. 좋은 물건을 싸게 소비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믿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진 것이다. -94쪽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들이 지금 죽거나 길들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원래 야생에서 살았던 개나 고양이는 길드는 편을 선택했고, 야생에서 살던 벼와 밀도 녹말 함유량을 늘리면서 인간에게 길드는 편을 선택했다. 이렇게 길들기를 거부한 대부분의 생물종들은 인간의 활동범위가 확장되면서 조금씩 멸종해가는 중이다.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는 존재들이 더는 인간에게 고분고분 당하지 않겠다는 현상을 나는 ‘생태요괴’라고 불렀다.-155쪽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 메시지는 모든 사회적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게 하는, 나름대로 독특한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자신을 괴롭혀야 행복해진다는 ‘사회적 마조히즘’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174-175쪽

나는 지금의 십대가 개발요괴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패닉이라도 피할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요괴들의 충실한 동맹자들은 살아야 할 날이 길지 않지만, 십대들은 살아가야 할 날이 더 길기에 ‘생태적 자산’에 대한 이해관계가 더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또 전략적으로 보면, 개발요괴들은 상대적으로 이미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기에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십대들과 대부분의 이십대들은 아직 잃을 것이 없으므로 선택의 범위가 넓다. 물론 물리적, 경제적 힘은 개발요괴들이 이미 장악한 상태지만, 상상력, 예술, 농업의 영역은 온전히 십대들에게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227쪽

본능이 지시하는 과시적 소비의 욕구를 이기고 좁게 살려면 생각을 아주 많이 해야 한다. 한마디로 ‘넓게 생각하기’가 가능해야 좁게 살 수 있다. 넓게 생각하기란 어떤 것인가? 각자의 삶의 영역에 따라 다를 것이다. ‘좁게 살기’도 해석의 여지가 많다. 적게 먹는다고 라면을 주식으로 먹거나 햄버거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은 ‘싸게 살기’이지, ‘좁게 살기’는 아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독서와 문화, 경험이 ‘넓게 생각하기’의 도구들임을 더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247-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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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9-10-1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빨리 읽으시네요. 책 나온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마늘빵 2009-10-13 12:17   좋아요 0 | URL
흐흐. 금방 읽히더라고요. 컨셉은 재밌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어요.

이리스 2009-10-1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훈쟁이 ㅋㅋ

마늘빵 2009-10-14 10:40   좋아요 0 | URL
이번에 나온 세 권 연달아 다 읽었다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우석훈 지음 / 레디앙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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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20대 특히 대학생들은 아직까지 ‘침묵하는 다수’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서로 눈치만 보면서 미루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답답하지만, 가장 답답한 것은 아마 본인들일 것이다. 구조 앞에서 개인은 늘 나약하다. 그러므로, 구조에는 구조로 맞서는 것이 가장 고전적이고 오래된 해법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20대에게는 그들이 움직이거나 기댈 구조가 없다. -26쪽

흔히 케인스의 경제 체계를 ‘수정 자본주의’라고 한다. 자본주의의 우수성을 보여 주기 위해 사회주의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원래 자본주의에는 없던 많은 복지와 후생 장치들을 만들어 넣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복지와 후생 장치들의 탄생 배경은 조금 다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복지 제도,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가 틈만 나면 해체하려고 하는 의료보험제도만 해도 박정희 때 만들어져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 확대 실시되었다. 한국 우파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이런 복지 제도들은 실은 대부분 군사 정권이 민중들에게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고 만든 것이다. (계속)-46-47쪽

신자유주의라는 이 특별한 시장 근본주의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진 90년대 초․중반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본주의로서는 더는 적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점에서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내부의 약자들에겐 잔인한 경제 시스템이다. 그들이 탈출구로 생각할까 봐 두려워했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이미 무너져, 국가로서는 굳이 그들에게 뭘 더 해 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는 집회, 시위 등 내부 약자들의 저항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46-47쪽

마지막 5분 요약, 암기 그리고 그걸 통한 평가가 바로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이 친구들은 몸 자체가 신자유주의다. 그들은 신자유주의로 인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빼앗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행복은 신자유주의 안에 있다. 그들은 경쟁에서 이길 때에만 비로소 존재하며, 답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오픈 퀘스천’ 앞에서 끝없이 외로워진다. 그러므로 이들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자식들이 아닌가.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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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9-10-1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군때문에 고민좀 해봐야겠어. 우석훈 책을 읽어볼까.. 쿨럭~

마늘빵 2009-10-14 10:41   좋아요 0 | URL
일단 <88만원세대>를 시작으로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를 읽으라능. 땡스투는 나한테 하라눙.

무해한모리군 2009-10-15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은 생태~ 시리즈는 어때요? 그걸 읽기엔 우린 넘 늙은거 아닐까? ㅎㅎㅎ

마늘빵 2009-10-15 19:06   좋아요 0 | URL
왜이랫 아마투어가티. 우린 아직 젊다오. 30대초중반도 결코 우석훈이 말하는 젊은이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아. 우석훈이 걱정하는 것들을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오.
 
편집에 정답은 없다 - 출판편집자를 위한 철학에세이 출판기획 시리즈 3
변정수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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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십’과 ‘편집 경력’은 (아주 상관없지는 않겠지만) 거의 무관하다. -21쪽

편집자는 근본적으로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구체적인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편집자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편집자들 자신이 더 잘 안다. 하지만 ‘편집’이란 무엇인가, 또는 편집자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를 물었을 때, 그 답은 편집자가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그 수많은 일들 하나하나로 결코 환원되지 않으며 심지어 그 모든 일의 총합과 등치되지도 않는다. 요컨대 편집은 ‘추상적인’ 일이다.-24-25쪽

편집자는 판단하는 사람이며, 의미를 나르는 기호를 가공하는 사람이며, 상충하는 이해를 조정하는 사람이다. -41쪽

쉼표 하나, 토씨 하나를 넣고 빼는 일에도 주어진 ‘정답’은 없다. 그저 편집자의 ‘판단’이 있을 뿐이다. -47쪽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에 대한 편집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즉 ‘텍스트와의 싸움’이 좀더 완성도 있는 의미의 구조물을 위해 어느 기호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라면, ‘시간과의 싸움’이란 책이라는 의미의 구조물을 이루는 기호 하나하나가 얼마만큼의 상대적 중요도를 가지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48-49쪽

대가를 받고 제 노동력을 팔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 ‘신’이 되기를 요구하는 것은 잔혹한 일이다. -55쪽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란,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에 도달하는 일반적인 정신능력, 즉 ‘추상능력’의 발현으로 얻어진다. 추상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의 그물을 더 촘촘하게 짜낼 수 있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숲을 보는 통찰이 깊어지기를 원한다면 우선 자신의 추상능력을 점검해야 하고, 또한 그것이 더 잘 발현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 -80-81쪽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겨도 그만인 것들에서도 분명한 관계를 인식해내는 능력이란, 세상만사의 크고작은 관계들이 얽히고설킨 그물에 스스로를 던져놓을 수 있는 용기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82쪽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란 애당초 세계상이 명료하지 못한 사람이거나, 혹 제 나름의 뚜렷한 세계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너무 협소하고 관념적인 나머지 구체적인 판단의 계기에서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적어도 전체를 보는 통찰을 편집자의 업무능력으로서 평가하는 사람과 전혀 다른 모습의 세계상을 가진 사람이다. -83쪽

하나의 의미를 다른 의미있는 경험과 연관시켜 자신의 경험체계로 조직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상상력’이다. -93쪽

가공능력이란 의미를 다루는 능력이지 기호를 다루는 능력이 아니다. 물론 의미를 표현하는 것은 기호이므로, 의미를 다루는 능력이 훌륭한 사람이란 당연히 기호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지만, 의미를 다루는 능력이 없이 기호를 잘 다룬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의미가 사상되면 그것은 더 이상 기호가 아니기 때문이다.-130쪽

텍스트의 의미를 책의 존재로 인해 매개될 사회적 콘텍스트 속에서 명료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한, ‘가공’은 없다. -146쪽

텍스트를 장악하지 못하고 텍스트에 치여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노예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전제부터 환기하자. 텍스트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앞서 ‘무엇을’이 ‘어떻게’에 선행한다고 말했지만, ‘어떻게’를 위해 선행하는 것은 단지 ‘무엇을’뿐이 아니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누구에게’ ‘왜’ 전달하는가에 대한 통찰이 텍스트 이해를 지배해야만 편집자는 텍스트의 의미를 장악할 수 있다. -158쪽

텍스트를 장악하지 못하는 편집자란, 텍스트와 관계 맺기에 실패한 것이며, ‘왜냐고 생각하기’를 소홀히 한 것이며, 텍스트에서 아무런 ‘상처’를 받지 못한 것이고 따라서 자신의 삶 속에서 텍스트의 전체적인 맥락을 통찰해내지 못하고 놓친 것이다. -174쪽

편집자에게는 비평가의 ‘눈’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눈’을 외화해낼 비평가의 ‘언어’가 필요하다. -215쪽

스스로에 대한 존중이 체화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으며, 자신을 진지한 대화의 상대방으로 삼아 스스로조차 선뜻 납득되지 않는 자신의 낯선 모습과 대면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그 연장선에서 다른 사람과 진지하게 대화에 나설 수 있다. -218쪽

자존감도 자의식도 없는 편집자란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다. 게다가 우리는 어떻든 자신의 노동으로 만들어낸 가치에 대한 대가를 받아 먹고살아야 하며, 그것을 정당하게 인정받아야만 한다. 따라서 존재감의 발현은 필연적이다. 그것을 부인한다면 편집도 없고 책도 없으며, 나아가 편집자의 노동은 마치 가사 노동처럼 사회적으로 비가시화될 것이고 직업으로서의 편집자도 없을 것이다. -238쪽

‘자신의 삶에 대한 긴장’이 구체적이지 못한 사람에게서, 언감생심 ‘텍스트에 대한 긴장’을 기대한다는 것이 차라리 어리석은 일이다. -254쪽

‘텍스트 장악력’을 기대한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이 배웠는가, 얼마나 많은 것을 머릿속에 주워담고 있는가 따위보다는 그 사람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으며 살아내고 있는 사람인가를 먼저 보아야 한다.-254-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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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10-10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과 깊이 연관된 책이네요^^ 저랑은 그닥ㅎ

마늘빵 2009-10-10 10:3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이 분께 수업도 들은 적이 있고. 눈빛이 강렬하시죠. 귀로 듣던 이야기를 눈으로 읽게 됐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10-1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편집자를 위한 철학에세이 라는 책이 있다닛!!

마늘빵 2009-10-12 09:25   좋아요 0 | URL
나온지 며칠 안됐어요. ^^ 포스 강한 분이시죠.

네꼬 2009-10-1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아프님 훌륭한 편집자 다 된 것 같아! (응?)

마늘빵 2009-10-12 09:26   좋아요 0 | URL
응? 에이 냐옹 씨가 그런 말 하면 부끄부끄.

이리스 2009-10-1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런 책이. 아프군을 위한 책이로구나~ ^^;

마늘빵 2009-10-14 10:39   좋아요 0 | URL
응응. 편집 기술이 아닌 편집 마인드 교육책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