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20대 특히 대학생들은 아직까지 ‘침묵하는 다수’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서로 눈치만 보면서 미루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답답하지만, 가장 답답한 것은 아마 본인들일 것이다. 구조 앞에서 개인은 늘 나약하다. 그러므로, 구조에는 구조로 맞서는 것이 가장 고전적이고 오래된 해법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20대에게는 그들이 움직이거나 기댈 구조가 없다. -26쪽
흔히 케인스의 경제 체계를 ‘수정 자본주의’라고 한다. 자본주의의 우수성을 보여 주기 위해 사회주의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원래 자본주의에는 없던 많은 복지와 후생 장치들을 만들어 넣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복지와 후생 장치들의 탄생 배경은 조금 다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복지 제도,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가 틈만 나면 해체하려고 하는 의료보험제도만 해도 박정희 때 만들어져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 확대 실시되었다. 한국 우파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이런 복지 제도들은 실은 대부분 군사 정권이 민중들에게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고 만든 것이다. (계속)-46-47쪽
신자유주의라는 이 특별한 시장 근본주의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진 90년대 초․중반에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본주의로서는 더는 적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점에서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내부의 약자들에겐 잔인한 경제 시스템이다. 그들이 탈출구로 생각할까 봐 두려워했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이미 무너져, 국가로서는 굳이 그들에게 뭘 더 해 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는 집회, 시위 등 내부 약자들의 저항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46-47쪽
마지막 5분 요약, 암기 그리고 그걸 통한 평가가 바로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이 친구들은 몸 자체가 신자유주의다. 그들은 신자유주의로 인해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빼앗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행복은 신자유주의 안에 있다. 그들은 경쟁에서 이길 때에만 비로소 존재하며, 답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오픈 퀘스천’ 앞에서 끝없이 외로워진다. 그러므로 이들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자식들이 아닌가.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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