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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글쓰기의 기술
강미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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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논술강의 비스무리한 것으로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어, 이런 종류의 책을 여러 종 사 모아서 읽어나가는 중. 이 책은 학부때는 국문학, 박사는 케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교수가 썼다.

평범하고 무난한 내용인데, 글은 술술 읽히며 글자도 크고 페이지도 245페이지라서 단숨에 읽힌다. 문제는 '뻔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는 것 뿐. 당연히 '뻔하다'라는 것은 그 만큼 이것이 글쓰기의 '정도'라는 것이지만..

읽어서 얻을 것은 별로 없다. 아, 그냥 모든 사람들이 이런 글이 좋다고 하는데, 이 저자도 동의하는구나 라는 정도. 목차는 논리적인 글쓰기 6단계, 매력적인 글쓰기의 조건 5가지, 실제적인 글쓰기 양식 8가지인데, 각각 세부상황을 살피면 목표지향적으로 써라, 핵심을 명확히 해라 등등 뻔한 말들 뿐.

그래도 이 책을 단숨에 읽게 되는 이유는, 문장이 잘 읽히기 때문. 그거 하나는 칭찬할 만 하다. 저자가 계속 강조하듯이, 단문으로 논리적으로, 두괄식으로 쓰고 있다.

정말 글쓰기를 못하는 수준이나, 남들이 다 '좋은 글'이 어떤 글인지 알고 싶어하는 독자가 아니라면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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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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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민 선생 같은 학자가 신기하다. 그는 대중교양서를 쓴다. 이제 겨우 박사과정에 들어간 나로서도, '공부'와 '글쓰기'가 항상 병존하는 것은 아님을, 그리고 항상 이를 경계하는 말들을 들어왔다. 학자는 '학문'을 해야 한다고.

그런 '학문'이라는 게 학자의 '본분'이고, 이것이 본분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맡은바 책무를 다 하는 것일수도 있다. '학문'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 특히 그렇다면 이는 국문학에 있어, 소수의 '그들만의 리그'에서 고담준론(?)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어떤' 선생들은 종종 사회를 위해 다른 일을 하기도 하는데, 그 중 국문학, 그 중에서도 고전문학 전공한 선생들은 고전 번역을 보다 대중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을 정민 선생만큼 대중의 눈물, 웃음, 감탄,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이는 없다. (준엄함으로 따지면 박희병 선생이, 유머로 따지자면 고미숙 선생이 있다) 그는 가장 잘 팔리는 책들을 쓴다.

그렇다면, 그 책들은 단지 '잘 팔리는' 책일 뿐인가? 아니다. 적어도 나같이 학부 때 국문학을 선택하고 고전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에게 이 책들은 눈물을 쏙 빼게 하고, 감동에 빠지게 하며, 다시금 날 시험에 들게 하는 (고전으로 전공을 옮길까? 하고. 예전 박희병 선생의 강의를 들었을 때 처럼) 그런 책들이다.

그럼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학자는 '학문'을 해야 할텐데, 왜 정민 선생은 이런 책을 쓰는 것일까? 아니, 이런 책을 쓰고 널리 읽히게 하는 것이야 말로 고전적 의미에서 '선비'가 해야 할 일이고 '선생'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시경, 춘추, 논어, 공자가 편집하면서 보태기도 한 책들. 널리 교과서가 되어서 선비들이 외우고 마음을 다스리고는 했다.

정민 선생의 글도, 마찬가지. 정민 선생과도 같은 '학자'가 왜 이런 책을 쓸까? 라는 의문 자체가 어쩌면 너무 서구 근대 편향적인 '학자'라는 규정. 그가 아니면 또 누가 이런 책을 써서, 우리를 울리고 또 감탄케 하겠는가.

200년도 더 옛날에, 주로 300여년전 18세기, 다산, 연암, 박제가 등의 대 지식인들의 희노애락. 그들의 일상, 후회, 감상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그려진다. 아, 그런 그들은 이제 모두 어디로 갔는가.

*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생이 18세기를 정조의 문체반정이 일어날 만큼, 급작스러운 변화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일어난 시기이며 이 시기를 아우르는데 '미쳐야 미친다'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특이한 지식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역사, 사회적 원인/의미에 대해서는 전혀 암시나 언급이 없으니 선생의 생각이 궁금하다. 물론 이를 본격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은 책의 성격에 벗어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선생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암시나 언급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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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11-2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민선생님 책 몇 권 읽고 겸사겸사 도강하러 가볼까했던 기억이^^; 남자친구네 학교거든요^^;;(뭐 그 놈이 국문과는 아니지만-_-) 이 책 말고도 다른 책들도 몇 권 읽어봤는데 대중도 대중이지만 저같은 초보 국문학도들에게도 도움이 됐던 기억이^^ (사실 그래서인지 고전문학을 젤 좋아한답니다^^)

기인 2006-11-22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ㅋ 저도 고전으로 전공을 선회할 뻔도 했습니다. 음음. 정민 선생님은 말씀드리고 청강^^ 하면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

seeker16 2006-11-27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미숙 선생의 글은 좀 허술하지 않던가? 정조시대의 문학을 공부하고 싶게 만든 정민 선생님. 그나저나 정약용을 읽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기인 2006-11-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미숙 선생의 글은 유쾌하지요. 뭐 ㅋ 학자들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정약용이요? 그냥 첨부터 차근차근 읽으면 되지 않을까요? ㅋ 누나 저랑 같이 정약용을? 고전 하는 친구한테 물어볼께요. :)

seeker16 2006-11-2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너랑 읽고싶은 책이 생겼어. David Harvey. 인류학자인데, 포스트모던 이론가로 꽤 입지 있는 듯. 너두 들어봤겠지. 나 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는 제본, Paris, Capital of Modernity는 원서로 구해놨음. 흐흣..12월 중순이면 이제 제대로 맘잡고 공부할 수 있을꼬야. 네가 생각해놓은 저자도 있을 텐데...알려주오. 함 만나서 얘기함 더 좋구.

기인 2006-11-2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K ^^ 함 만나서 얘기 하죠~ 누나 편한 시간 장소에 ㅎㅎ
 
미국의 정체성 : 10가지 코드로 미국을 말한다 살림지식총서 2
김형인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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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대로(1권보다는 그나마 다행으로) 다수의 횡포에 대한견제 : 개인주의/미국인의 원초적 생존 방식 : 자유의 예찬/보통 사람의 나라 : 평등주의/미국의 수출품 No. 1 - 법치주의/멜팅 포트를 넘어 샐러드 보울로 : 다문화주의/충성 서약과 악의 축 : 퓨리턴 정신/움직이는 서부 : 개척정신/검증되지 않은 것은 믿지도 말자 : 실용주의/맨해튼 프로젝트와 아메리칸 시스템 : 과학, 기술에 대한 신뢰/비즈니스 매너 : 미래지향성과 직설적 표현

이라는 목차로 미국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있다. 책의 내용이 너무나 '친미적'인 것을 저자도 스스로 시인하는 모냥인지, 책의 말미에 독자들은 이 책이 '친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반미'가 횡행하고 있는 시대에 미국을 똑바로 바라보기 위해서 이러한 서술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 말은 별반 설득력이 없다. '반미'가 왜 있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미국의 정체성을 개인주의, 자유, 평등, 법치, 다문화, 퓨리턴 정신, 개척정신, 실용주의, 과학주의 등으로 재단하니 '미국측' 공식입장을 뻔한 언어로 설명한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오히려 이 책의 1권이 일반 독자들이 몰랐던 사실 (미국의 신우파, 극우파 등)을 보여준다. 그래도 미국에 대한 미국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들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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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9-0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애인님이랑 미국읽기 하고 계시나봐요? ㅎㅎ
노암 촘스키도 한 번 만나 보시길..

기인 2006-09-05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ㅎ 저도 촘스키 좋아해요 :)
미국읽기라기보다는 살림지식총서 읽기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는데 원~ ^^;
 
미국의 좌파와 우파 살림지식총서 1
이주영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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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분들의 리뷰가 있음으로 소략하게 내가 파악한 책의 이상한 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1. 책의 의도와 내용의 불일치. (이는 데이드림님도 지적하신 것.)


이 책은 '미국의 우파가 내세워 온 개인주의, 자유방임주의, 청교도주의, 실용주의의 가치관에 토대를 둔 생활방식은 부국강병에 필요한 내용이라고 판단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책날개)는 목표를 언표하고 시작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우파에 관한 내용은 '신우파, 극우파'에 대한 것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신우파, 극우파는 인종차별주의자이며 극단주의자들이다. 네오나치즘과도 연결된다고 저자가 말하고 있다. 이런 서술 후에 결론에서는


앞으로 미국이 오늘날과 같은 국력과 국가적 위신을 얼마나 누릴 수 있는가는 애국심과 종교를 강조하는 보수-우파 세력이 얼마나 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미국 사회를 근면하고 정력적이고 창조적으로 만드는 국민 정신은 보수-우파가 내세우는 개인주의-청교도주의의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90)


라고 하고 끝난다. 그렇다면 이 '보수-우파'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책에서 서술했어야 되지 않는가? 책에 나오는 내용은 일부 백인 꼴통들의 행적뿐이다. 독자가 이를 읽으면서 이러한 백인 꼴통이 미국 사회의 대다수이거나 미국 사회 백인들의 주류적 사고방식이라고 착각하게끔 서술이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보수-우파'를 본받자니...


2. 주체의 불명료함. 저자의 생각인지, '그들'의 생각인지가 모호함.


다음과 같은 대목을 보자. 이런 주체 또는 주어의 불명료함은 읽는 이로 하여금 어리둥절하게 한다.


신우파 대중이 가장 분개했던 것은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진보-좌파 엘리트에 의해 미국인의 생활방식이 바꿔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미국이 진보-좌파 엘리트에 의해 정부가 빈민을 먹여 살려야 하는 복지국가로 바뀌었음을 의미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이 범죄자를 너그럽게 보게 되는 관용적인 사회로 바뀌었음을 의미하였다.


바꾸어 말하면, 이것은 미국이 중산게급과 청교도의 나라로부터 빈민과 범죄자의 나라로 타락하고 있음을 의미하였다. (31면)


이 부분을 있는 그대로 읽으면, 미국이 복지국가화 되는 것이 '빈민과 범죄자의 나라로 타락'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주체는 바로 지은이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여기서 주어는 '신우파 대중'일까? 이런 불명료한 주어들이 계속 튀어나온다.


3. 편역의 가능성?


위 1, 2번의 대목도 그렇고, 다음과 같은 대목은 이 책이 미국의 어떤 책, 예를 들면 '신우파와 극우파: 극단주의자들의 모헙과 좌절' 같은 책을 (내가 지어낸 것이다) 편역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다음을 보자.


그리츠는 1992년에 아이다호 루비릿지의 산 꼭대기에 사는 생종주의자 랜돌 위버 가족 포위 사건에 개입함으로써 '기독교 애국자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었다. 루비릿지가 연방 기관원들에 의해 살해되자, 그리츠는 기성 세계를 떠나 '천국 가까이(Almost Heaven)'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73)


여기서 '루비릿지'라는 것은 지명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 부분 앞에 이 '루비릿지'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없다) 그런데 이 '루비릿지'가 연방 기관원들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은유적 표현일까? 알 수 없다.


책의 의도와 실제 내용의 불일치. 주어의 불명료. 편역의 의심이 갈 정도로 이상한 서술들.


그럼에도 이 책에 별 2개를 주는 이유는, 미국의 '극우파, 신우파'라는 별로 관심의 대상이 아니고 별반 지식도 없던 존재들에 대해서 흥미진진한 서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미국의 보수화의 원인을 나름 역사적 배경 하에 구성해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미국의 중하층 백인 농장주들의 마인드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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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겜보이 2006-09-0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의심이 가네요. 살림지식총서는 두어권 읽어봤을 뿐이지만 은근히 제목에 비해 내용이 따라와주지 못해서 실망했어요. 괜찮은 책도 많겠지요?

기인 2006-09-0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ㅎ 저도 찬찬히 읽어보려고요 ^^
괜찮은 책도 분명 있는데요~ 이상한 책이 1번이라서;;;

쿠자누스 2006-10-0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 약력을 보면 이상하지 않은 책인 듯 합니다.

기인 2007-01-14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너무 늦게 답글을 보았네요. ^^; (왜 메인 화면에 안 뜬 것인지;;) 저자 약력을 보니 더 의심이 가던데요. 너무 원로분이시고 하니까, 이름만을 빌려주신 것은 아닌지. 혹은 대학원생의 참여인지 등.. 의심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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