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에서 가을을 만나다






가을바람이 산들산들,아니 우리집은 쌩쌩 불어 들어와 보조주방 문을 닫고 있어야만 그나마 견딜만 하다. 나이탓인지 추운듯 하여 며칠 저녁에 잠깐 보일러도 돌리고 활짝 열어 놓던 문들도 닫고 겨우 조금 열어 놓고 그 사이로 불어 들오는 바람으로 가을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아침 하늘도 좋지만 바람이 정말 선선하니 좋은 듯 하여 딸들 베란다 창에 매달려 뒷산을 몇 번 바라보다 모든 일 뒤로 미루고 물 한 병 챙겨들고 디카에 MP챙겨 들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여시가 난리났다. 저도 데리고 가라고 하는데 녀석,집안에서도 덜덜 떨고 있는데 밖에 나가면 장난아닐 듯 하고 산에는 아직 모기가 극성이라 '안돼..엄마 혼자 다녀올께 집에서 기다려..' 했지만 지지배 '끙끙~~~~' 현관까지 따라 나와 포기할 줄 모르고 따라붙더니 중문을 닫아 버리자 포기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그저 하염없이 바라만 보다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나 혼자 고고씽,뒷산으로.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근처 사무실이나 그외 분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산을 오르는 분들이 더러 있다. 울아파트 사람들도 있고 다른 분들도 있고 울 아래층 아저씨도 있고...산을 오르는 길 얖 옆으로 분홍 코스모스가 가득이다. 오직 한가지 색으로 산들산들 바람에 흔들흔들 나부끼는 코스모스, 아 가을인가 멀리 언덕에 누가 심어 놓았는지 해바라기 또한 노랗게 꽃을 활짝 피었다.이곳에서 가을을 뭉턱 만나는 기분, 혼자 신나서 코스모스에 앉아 있는 나비를 따라 디카를 요리조리 움직여 보기도 하고 남들 가지 않는 길로 해바라기도 만나러 가고... 그런데 뭔가 자꾸 다리에 '척..' 와서 달라 붙는다. 메뚜기 녀석들 정말 많다. 여기저기 '폴짝 폴짝..' 메뚜기 때문에 깜짝깜짝..그래도 용감하게 여기저기 오르고 내리고 그렇게 남들 가지 않는 길로 가다보니 나보다 늦게 올라 오셨던 분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뒷세상은 내 것이라 여기며 천천히 오르며 가을을 만나는데 가을냄새 너무 좋다.

요즘 부증이 조금 가라앉아서인지 몸이 무겁지 않으니 이상하게 숨도 차지 않고 가뿐하게 산을 오른다. 이런 내 모습이 신기해 하면서 쓰러지 나무들 구경하고 참나무의 냄새도 맡아보고 버섯도 찾아 보고 도토리도 찾아보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오르다보니 중간에 의자에 있는 곳에 금방 도착,그리고 바로 정상을 향하여 고고, 가을바람과 함께 오르다보니 금방 올랐다. 풀이 아직은 무성하지만 그래도 뻣뻣한 기운이 많이 죽었다.이제 금방 풀들이 '푸그르..' 사그라들고 산행하기에 좋을 듯 하다. 나무를 보러 버섯을 보러 숲으로 들어가면 아직도 시커먼 산모기가 손으로 달라 들어 '윙..' 하고는 독침을 발사,아니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삐뚫어 진다는데 이녀석들은 도대체 처서가 지난것을 모르는지 아푸다. 물린 곳이 간질간질,침을 바르고 또 숲을 헤매이다 밤송이를 만났다. 하지만 알맹이는 없고 빈 밤송이 그리고 푸른 밤송이, 가을임을 알려준다.

메뚜기도 많고 나비도 많고 산새들도 바쁘고 그야말로 자연박물관에 온 것같은 이 속에서 바람과 소리 그리고 냄새에 취해 혼자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내리막길, 너무 빨리 산을 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며 내리막길에 아카시나무에 있는 아카시재목버섯을 보려고 가다가 영지버섯도 만났다. 지난번에 내가 처음 영지버섯을 발견하고 딴 곳인데 또 있다. 아카시나무에는 재목버섯들이 여기저기 큼직큼직한것들이 탐스럽게 달려 있다. 누군가 따서 버린것도 있고 그래도 녀석들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붓듯 몸을 키우고 있다. 내리막길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 들어 다시 나뉜 산으로 들어가니 소나무향이 좋다. 혼자서 호젓하게 숲길을 걸으며 흥얼흥얼 그러다 커다란 버섯도 만나고 시원한 바람도 만나고... 아 정말 시원하다. 집에서는 추울줄 알고 도톰한 조끼도 입고 왔는데 덥다. 이런...

사람들이 지나간 곳은 여지없이 길임 만들어져 있다. 길은 여기저기 그야말로 중구난방으로 어디를 가도 길이다. 산의 많은 부분이 헐리고 산을 둘러싸고 여기저기서 아파트도 들어서고 한참 공사중인 곳도 있고 물류센터도 들어선다고 하고 나더니 길은 여러곳에서 생겨나고 나무는 사람들에게 길을 내어 주고 있고 올 여름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나무도 있고 생을 마감한 나무들도 많고... 가끔 와도 정말 좋은 곳인데 왜 바로 아파트 곁에 있으면서 너무도 멀게만 느끼며 사는지. 산을 한번 오른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임을 늘 느끼지만 오면 정말 좋다. 처음엔 이 산도 정말 힘들었는데 이젠 정말 뒷산이다. 내가 맘대로 누비고 다니는...이 산에서 계절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오늘도 가을을 가득 담아본다. 일회성이 아니라 정말 자주,아니 날마다 올라야 하는 산인데 그렇게 될까...산에 오니 정말 좋다. 내려가는 길엔 엠피의 윤밴 노래를 크게 틀어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혼자서 신나게 어깨를 흔들어가며 내려오는데 정말 좋다. 가을바람도 선선하니 좋고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도 이쁘고 그 옆에 뚱딴지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지만 곧 바고 노란꽃을 볼 수 있으리라... 그리곤 오는 길에 아파트 화단에서 누군가 내다 버린 '알로카시에' 를 주워 들고 왔다. 울집에 새로운 초록이 식구가 생기게 된 것이다.

2011.9.20


 
뚱딴지와 코스모스...이 길에 코스모스가 없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코스모스 길이 되었는지.














 


 
아카시나무는 뿌리가 깊지 않아 산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단다.


 
아파트 바로 옆 중학교에서 이런 꼬리표 만들어 나무마다 달아 놓았다..




멀리까지 내다보이는 가을날...



아직 영글지 않은 듯 보이는 밤송이..


 
누가 가져갔을까...알맹이


 
날 경계하는 녀석...넌 누구냐~~?


 
아카시재목버섯과 영지버섯


 
20여cm가 되는 버섯과 손가락 하나 길이의 버섯..




 
엄청 큰 녀석이 스삭...아고 깜짝이야~~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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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2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말에 나들이 나갔을때는 코스모스길인데도 햇볕이 따까웠는데요, 이번주 들어서니 찬바람이 제대로입니다^^;

서란 2011-09-22 22:51   좋아요 0 | URL
이젠 산들산들 가을바람에 흔들흔들 코스모스가 제격이에요.
 

 
안성 서운산 가을산행을 다녀오다



'내일은 산행이야~~서운산 547.4m 알았지..' 했는데 정말 다녀오게 되었다.
내가 산행가자고 꺼내놓고 금요일 밤에도 그리고 토요일 아침에도 맘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처럼 뱅글뱅글 돌고 있었는데 금요일 밤에 늦게 자기도 했지만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피곤했다. 갈까말까 영화볼까..하다가 그래 그냥 가자로 굳어졌고 아침을 먹고 바로 둘은 각자의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지난번 여름휴가 때 칠갑산을 다녀오고 그와 서운산엔 정말 오랫만이다. 지난 늦은 가을에 다녀오고 서운산은 처음이다. 우린 서운산을 정말 자주 다녔었다. 내가 산을 못 오르는데 이 산으로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고 서서히 다른 산을 다니게 되었다.그런데 이젠 이렇게 맘 뿐이고 너무 멀리 했다니...

그는 커피와 메밀차를 물병과 보온병에 준비하고 난 아침상을 차리며 계란을 삶고 그는 사과를 깎아서 통에 담고... 그렇게 각자의 가방을 싸고는 잃어버린 물건이 없나 확인을 하고는 나갔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들어와 보조주방문을 조금만 열어 놓고는 나가는데 여시가 '또 나가~~'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차에 올라 출발하려고 보니 핸드폰을 안가져왔다.이런 내가 아닌데 요즘은 한가지씩 놓고 나오니 나이는 못속이나보다. 얼른 올라가 핸펀을 챙기는데 여시가 나와보지도 않고 이불위에서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잘갔다와~~' 하는 얼굴로 쳐다본다. 우린 그렇게 자주 가던 그 길을 정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입장을 지나고 안성 청룡사주차장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주차장은 만원,그래도 자리를 잘 잡아 주차하고는 '출발' 을 했다. 서운산으로.. 다른 사람들은 서둘러 가는데 우린 느긋하게 가기로 했다. 물봉선이 이쁘게 피어 있는 길을 따라 가을을 느끼며 산으로 향하는데 정말 바람이 너무 좋다. 벌개미취가 이쁘게 피어 있고 길 옆 밭에서는 들깨익는 냄새가 고소하게 나고 호두나무엔 벌레가 들었는지 잎이 다 떨어져 있고 단풍나무잎은 서서히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밭엔 김장용 무와 배추가 자라고 있고 벼는 여름을 우기로 호되게 지나고 가을 뜨거운 햇볕에 고개를 서서히 숙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계절은 못 속인다. 가을은 가을이다. 잠자리들이 여기저기 날아 다니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바람이 약간 추운듯 하여 긴팔을 꺼내어 입었다가 옆지기가 덥다고 하여 반팔에 팔토시를 하고 조끼를 입었지만 나와보니 딱 좋다. 아마 산을 오르며 더울 듯. 주말이라 부부들이 많이 오르고 우리보다 늦게 온 분들이 저만치 앞서서 가도 우린 그저 느긋하게 꽃을 즐기고 나무를 즐기고 날씨를 즐기고.졸졸 물소리를 들어가며 매미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어가며 오르다보니 내가 힘들어 몇 번은 쉬는 곳에 이르기도 했지만 천천히 올랐기에 딱히 오랜 시간을 쉬지는 않고 올랐지만 시간이 조금 걸려서 은적암에 오르게 되었다.그도 무릎이 않좋고 나도 않좋아 정말 천천히 올랐는데 걷다보니 덥다.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도토리 구경하며 올라가다보니 매미가 죽은 것도 있고 우리와 함께 시작했던 사람들은 뛰어갔다 오는지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도 보이고... 하지만 그런것 하나도 부럽지 않다. 난 나대로 올라가면 되니까.

올라가다 은적암 밑에 조릿대가 많은 부분에서 다래나무 밑을 살피다 떨어져 내린 참다래를 하나 주었다. 또 달려 있는것이 있나하고 살피고 있는데 우리가 그러니 오르던 사람들이 모두 우리가 살피는 곳에 와서 다래를 찾는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누가 하나만 하면 따라쟁이처럼 따라한다. 다래를 쪼개어보니 그래도 익었는지 다래맛이 난다.슬쩍 맛을 보고 상사화가 이쁜 은적암으로 갔는데 상사화가 모두 졌다. 아니 우리가 너무 늦게 와서 이제 다 져가는 상사화가 몇 개 남아 있어 그것으로 족했다. 상사화가 많아 정말 이쁜 곳인데..8월에 왔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오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다. 은적암에서 물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분들이 '자연송이'를 가져오셨다. 약수물에 자연송이를 닦아 먹기 좋게 찢더니 하나씩 맛보신다.그러다 우리에게도 한 쪽씩 나누어 주셨는데 정말 향이 좋다.솔향이 입안에 그리고 몸 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가을엔 버섯을 조심해야해서 아는 것도 따지 않고 구경만 하려고 하는데 이럴땐 욕심이 난다. 그래도 맛 보았다는 것이 어딘가,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는 남은 0.6km 길을 오르는데 그도 힘들다.쉬며 쉬며 오르다 참나무가 썩은 것에서 버섯을 발견했다. 아래 할머니들이 파시던 것인데 긴가민가하여 사진만 찍고 따지를 않았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 버섯이 '가다발' 버섯으로 무척 비싸게 팔리는 버섯이며 지금 한철 나오는 버섯이란다.아깝다.

오르막을 쉬며 쉬며 오르다보니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도 우린 중간에 포기하려다 오르는 것이라 우리의 목표를 향하여 한 발 한 발 앞으로 앞으로. 그렇게 오르다보니 오르막 길도 다 오르고 정자가 있는 부분도 지나고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상에는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고 주말엔 '옥수수 막걸리' 를 팔기에 한 잔씩 시원하게 마시고들 가는데 옆지기도 한 잔 하잖다. 정상을 찍고 한 잔 하자고 정상 표지석이 있는 곳으로 갔는데 와우, 정상에 전망대가 생겼다. 언제 이렇게 바뀐거야. 우리가 왔던 작년에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정말 너무 오랫동안 오지 않았나보다. 정상에 이런 시설을 많들어 놓으니 좋은데 그대신 나무들이 많이 잘려나갔다. 자연이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우리의 편의시설을 얻은 것이다. 정상에서 잠시 앉아서 멀리 경치를 구경하고 막걸리 파는 곳에서 옥수수 막걸리를 한 잔 시원하게 하고는 내려오다가 정자에 앉아 우리의 점심인 삶은 계란과 메밀차 커피 사과를 먹었다. 정자는 정말 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작은 정자엔 우리 말고도 다른 부부가 있었는데 아예 그 부부는 누워 잠을 잔다. 우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다가 조심 조심 내려왔다.

어느 길이든 오르막은 힘들다. 인생길도 그렇고 산행길도 그렇고 하지만 내려오는 길은 정말 쉽고 빠르다.그렇게 힘들게 오르던 길을 금방 내려오고 말았다. 그가 무릎이 많이 아프니 조심하며 내려 왔건만 말이다. 날이 더워 힘들어 계곡에 물도 많이 내려가고 시원한 듯 하여 탁족을 하고 가기로 했다. 알맞은 자리를 잡고 앉아 하루 고생한 발의 양말을 벗고 시원한 계곡의 물에 발을 담갔다. 와... 정말 시원하다. 피곤이 다 풀린다.그가 십분만 담그고 가자고 했는데 음악을 들어가며 물소리도 듣고 그렇게 한참을 앉아 발을 담그고 나니 발부터 다리까지 시원하고 개운하고 정말 좋다. 물고기가 와서 가끔 깜짝 놀라곤 하다가 이곳을 벗어나 안성 칠장사에 가기로 하여 가져간 수건으로 발을 씻고 청룡사까지 걸어 오는데 발이 개운하니 발걸음이 가볍다. 산행을 했지만 피로가 싹 가시니 기분도 날아갈 듯,그렇게 청룡사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장바구니에 버섯을 가득 따가시는데 우리가 보았던 버섯이다.아저씨를 불러 그 버섯이 무슨 버섯인지 물어보니 아저씨는 다른 버섯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는데 그 버섯을 따지 않았다고 말씀이 많으시다. 주차장에 와서 절 앞에서 농산물및 산에서 나는 것들을 파시는 할머니에게서 '도토리묵가루'와 '애호박' 두개를 샀다. 할머니는 가다발 서벗에 대하여 물어보니 맛있는 버섯이라며 가격을 낮추어 주겠다며 사가란다.하지만 식구가 없으니 이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안성 칠장사로 향했다.

2011.9.3




 





 
이게 무엇인지.. 버섯처럼 나무에 생겼는데 동물의 털 비슷하다. 그런데 털은 아니라는..

 


 
매미의 시대는 서서히 가고 있고 이제 도토리의 계절,가을이 오고 있다



둘레가 무척 큰 나무인데 속이 비었다.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다


 
다래...


 
너희들은 누구냐~~~








 



은적암


 
작은 암자다. 산신각과 대웅전.



참나무에 있던 '가다발' 버섯인듯..







대박..옆지기가 가다가 세운다. 노란망태버섯이 많은 곳을 발견했다.


 


 


 
진달래터널...봄엔 정말 멋지다.



헬기장..여기에서 보면 청룡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정상 쉼터에서 옥수수 막걸리 한 잔.. 날이 더워서일까 정말 시원하고 맛있게 먹었다


 
옥수수 막걸리를 지고 올라오시고 있는 아저씨...


 
정상에서 내려오다 있는 정자에서의 점심. 저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버섯들...




 
시원한 곳에서 발의 피로를 풀다


 
숲길을 걸어서 다시 주차장에 도착,이곳에서 할머니께 도토리묵가루와 애호박 두개를 샀다


 
산에서 채취한 것들과 직접 기른 농작물을 파신다. 도토리묵,가다발버섯,영지버섯.



힘들어도 산행을 하고 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오늘 하나의 숙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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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서 만난 버섯들




먼지버섯

뒷산에 정말 오래간만에 가게 되었다. 옆지기의 휴가가 시작되었지만 날씨도 그렇고 딸들 때문에
휴가는 미리 포기를 했지만 가족이 함께 더운 여름날에 모여 있는 것도 서로 불쾌지수만 높이고
밖에 나가지 못하니 나 또한 스트레스고 옆지기도 마찬가지인 듯 하여 오전에 '뒷산에 갈까..'
로 시작한 것이 '그래 가지..가자' 가 되었다.둘이 함께 뒷산을 비롯하여 산에 오른 것이 얼마만인지.
물병 하나에 엠피 그리고 난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긴팔 옷을 입고 모기가 많을 듯 하여 긴바지를
입고 갔다. 여름철에 산에 가면 모기가 얼마나 많은지...

옆지기가 무릎이 아픈 후로 산을 오르지 않은 것이 오래 되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산은 등산로가
많이 허물어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골이 많이 졌다. 풀도 무성하여 벌레도 많고..
산에 가까이 다가오니 새소리 풀벌레 소리 매미소리 정말 시끄럽다. 모기들도 여기저기 시커멓게
달려 들어 윙윙~ 정말 간만에 온 우리들을 이렇게 반겨주다니...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여기저기 버섯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버섯이야 대부분 독버섯으로 여기고
채취를 하지 않으니 그저 눈으로 만족하며 오르는데 그래도 볼 것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옆지기가와 난 천천히 오르며 버섯 구경을 하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날이 흐리면서도 후텁지근한
날이라 더욱 덥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휴일에 방학이라 그런지 가족단위가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울딸은 산에 가자고 하면 난리인데... 녀석들 더운데 방에서 공부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비에 쓰러진 나무도 많다.아카시나무는 뿌리가 깊지 않아 더욱 쓰러진 것들이 많고
참나무도 쓰러진 것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오고 썩은 나무들도 바람에 넘어간 것들이 많다.
나무들은 여름에 한번씩 밑그림을 달리 하는 듯 하다. 모기도 많고 풀도 우거지고
그래도 버섯을 찾아 풀 속을 헤치고 들어가야 맛이 난다. 길보다는 숲 속을 헤치고 모기떼에게
헌혈을 하며 버섯을 찾다 보니 여기저기 따끔따끔...그래도 간만에 산에 와서 흙냄새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들어가며 숲의 공기를 마시다보니 참 좋다. 이런 맛에 산에 오는데 바로 곁에 있는데도
늘 마음만 있을 뿐 오르지 못하고 있으니...

이름모를 버섯들을 보며 눈요기를 하다보니 정상이다. 한두 번 쉬기도 하고 거친숨을 몰아쉬기도
했지만 그래도 더운 날에 가볍게 정상까지 온 것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올랐기 때문인 듯 하다.
하산로에서도 둘은 버섯을 찾아 여기저기 나무밑을 뒤지고 풀 숲을 뒤지고 그렇게 만난 버섯들,
정말 재밌다. 모양도 가지가지 색깔도 가지가지...언제 또 이렇게 오를까 하는 생각에
하나라도 더 담아 두려고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모기를 쫒아 가며 풀 숲을 뒤지다 보니
땀이 정말 비 오듯 한다.그래도 산에 온 것은 정말 잘 했다.
옆지기도 힘든지 땀을 무척 많이 흘렸지만 그래도 좋은가보다. 간만에 둘은 풀 숲을 아니
숲을 헤매고 다닌 것이다. 누가가 가는 길이 아닌 나무와 나무사이를 지나 그렇게 오르고 내리고..
뒷산이니 이렇게 산을 헤매고 다니지 다른 산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바로 곁에 이렇게
헤매고 다닐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거기에 비가 많이 내려 버섯들이 많으니 볼거리도 많고
두어시간 헤매고 돌아 다니다보니 온 몸은 땀으로 훔뻑 젖고 여기저기 모기에게 헌혈 당한 붉은 반점,
그리고 산을 나무를 숲을 풀을 풀벌레소리를 새소리를 바람소리를 담아서 좋은 하루였다.
다음에 더 이런 시간을 많이 그리고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2011.8.15




박주가리 꽃





 






 


 



영지버섯


아카시 재목버섯


잔나비걸상..?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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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엔 아카시아 찔레꽃이 가득





어제 저녁에 옆지기와 함께 뒷산을 지나 공원이 있는 곳까지 산책을 나가는데
뒷산에서서 풍기는 아카시아 향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거기에 찔레꽃 향까지...
그래서였을까 아님 은난초를 보지 못해서였을까 몸과 마음이 무겁다. 산에 가고 싶은데 
며칠째 가지 못하니.. 오늘 아침에도 베란다 창을 통하여 뒷산을 보니 아카시아가 하얗다. 
그 향 또한 집안으로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자꾸만 날 유혹하는 듯 하다.
못 이기고 물 한 병에 디카를 챙겨 들고 산에 갈 준비를 하는데 여시가 난리다.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며 '낑낑~~~ 낑낑~~~'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두발로 낑낑~~
그러다 현관앞을 지키고 앉아 일어나지도 않는다. 지지배..


  
나도 데려가줘요~~~여시...


녀석의 눈을 쳐다보니 혼자가 나갈수가 없어 목줄을 가지러 가니 벌써 쇼파위에 앉아 있다.
지지배는 알고 있는 것이다. 쇼파에 앉아 목줄을 하는 것을..
얼른 무릎에 앉아 목줄을 해 달라는 듯이 졸라대는 여시,
그렇게 할 수 없이 여시를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너무 좋아하는 여시..
그리고 나도 산에 간다고 하니 몸이 가벼워진다.

아파트 담장을 따라 가며 안고 가다가 내려 놓았더니 좋아서 잘도 따라 오는 여시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 산으로 향했다. 산을 올라가는 입구까지는 안고 가야 한다.
계단도 올라야 하고 힘이 들기에 안고 가다가 땅에 내려 놓았더니 바로 쉬도 하고..
녀석이 쉬 하는 동안 난 이것저것 사진을 찍고 여시는 땅의 냄새를 맡기도 하고..
그렇게 천천히 산으로 향하는데 아카시아 향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누가 이 산에 향수를 진하게 뿌려 놓은 듯 온통 아카시아 향이다.




 

 

 




그런데 벌써 아카시아 꽃이 지고 있다. 하얗게 여기저기 떨어져 내린 아카시아 꽃,
길에도 나뭇잎 위에도 꽃이 떨어져 다시 꽃이 되었다. 낙화로다~~
산으로 향하는 길엔 배롱나무가 죽 심어져 있었는데 산임자였는지 잘 가꾸던 나무와 꽃들을
보상을 받고는 모두 캐가고 이제 그 흔적만 남겨져 있다. 붓꽃도 그렇고 황매도 그렇고..
그 빈자리를 <애기똥풀> 이 대신하고 있다. 배롱나무의 빈 자리를...

그런데 이렇게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고 또 하얗게 떨어져 내리는 그 서운함도 잠시다.
정말 한곳에 자리를 정하고 서서 꽃을 보고 꽃 향기를 맡아야 할 것처럼 정말 좋다.
나무냄새 나뭇잎냄새가 다른 오월, 쌉싸름한듯 하기도 하고 매캐한듯 하기도 한데
찔레꽃 향기와 아카시아 꽃 향이 더해져 정말 달콤하면서도 달달하다.


 

 




땅싸리..?


노루발풀..꽃대가 나오고 있다

 
은난초...이제 다 지고 이거 하나 남았다...아쉽다.

 
개복숭아와 오디도 있고...

 





 


할미꽃은 머리를 풀었다..하얗게~~

 

 
오솔길과 은방울꽃....은방울꽃도 다 졌다...ㅜ




찔레꽃 향기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불두화....수국도 만났다...


여시를 잠깐 오르막에서 걸리고는 중턱에서 앉고 갔다. 힘들어 하기도 하고 파리 모기..진드기..
벌레들이 더 무서워 안고 가는게 더 낫다. 여시와 천천히 올랐더니 힘도 들지 않고 
편안하게 올랐는데 꽃향기를 맡으며 올라와서인지 오늘은 힘들지 않았는데 땀이 비오듯 한다.
줄줄 흘러 내리는 땀방울들.... 그게 모두 내 몸과 마음을 지배했던 '삶의 무게' 였으리라.

정상에 오르니 아카시아 향기가 절정인듯 하다.꽃이 많이 지고 있고 향기가 한참이라 그런지
벌들도 여기저기서 윙윙~~, 정상에 개복숭아 나무에 열매가 점점 커져가고 있고 
뽕나무에도 오디가 이제 제 모습을 갖추었다. 묘지가 있는 곳에 이르르니 
할미꽃이 완전히 머리를 풀었다. 꿀꽃은 모두 지고 그 많던 꽃들이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었다.
정말 화무십일홍이라고 그런 시간이 있었나싶게 이젠 잡초가 더 무성하다. 

내려가는 길에서 은난초를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꽃이 다 져서인지 눈에 잘 띄지 않는 은난초,
그래서 은방울꽃이 있는 곳으로 갔더니 그도 다 져가고 있다.겨우 마지막 꽃을 보고는 
뒤돌아서 내려가는데 아쉽다. 좀더 일찍 산에 올걸... 그래도 아카시아와 찔레꽃을 원없이 보았으니..

한달음에 내리막길을 내려서 오솔길에 접어 들었는데 이젠 제법 녹음이 우거졌다. 
여기저기 산새들이 날아 다니고 무언가 숲이 살아 있는 소리가 나면 제법 무섭다.
그래도 산행객들이 가끔 가끔 보이니 다행이고 여시와 함께여서 다행이고...

굴다리가 있는 곳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다 보니 묘지가 있는 곳에 불두화가 피었다.
하얀 불두화가 탐스럽게 피어 그나마 쓸쓸함을 달래주는 곳,
제비꽃과 꿀꽃이 진 자리에 개망초가 쑥쑥 올라와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을 지나 불두화를 만나니
정말 이쁘다.예전에 학창시절에는 이 꽃을 한 잎 한 잎 책 속에 끼어 두고 말려서 
손편지를 쓸때 붙이곤 했는데..그러면 정말 이쁘다. 작은 꽃이 완전한 꽃모양이라..
그런데 이젠 그런 낭만도 사라졌다. 귀찮기도 하고 손편지를 안쓰니...

산을 벗어나기 전, 체육시설이 있는 곳의 의자에 앉아 여시도 쉬고 나도 쉬고...
잠시 앉아 물을 먹는데 녀석도 힘들었는지 손바닥에 주는 물을 제법 많이 받아 먹는다.
나도 넉넉하게 목을 축이고 일어나 하산길로 접어 드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고 아카시아 향은 정말 좋고...
이렇게 한 번 왓다가면 좋을 것을 왜 늘 바라만 보고 그리워했는지..
며칠 기분좋게 살아갈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하고 간다.아카시아 향이 정말 좋다.


201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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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1-05-2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곳에 사시네요!! 전 아무리 둘러봐도 사는곳이 삭막한 곳이어서 그런지..아님~ 제 눈에는 안띄는건지 모르겠습니다..꽃구경~글구경...잘하고 갑니다..
 

뒷산에서 만난 각시붓꽃과 초록세상



각시붓꽃


봄비가 내리고 뒷산이 아니 자연이 갑자기 초록세상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뒤산 소식이 궁금하여 산에 가고 싶은데 요즘 영화보러 다니느라 산에도 못가고 
한편으로는 옆지기가 무릎이 아파 안가겠다고 하여 기다리다 더 못가게 되었는데
더 미루다가는 각시붓꽃이 질 것 같아 오늘도 몇 번이나 가자고 하였지만 
-산은 무릎에 쥐약이야..더 있다가 괜찮아지면 갈께.. 다음달까지는 안돼..
아고 그러면 어쩌라구.. 난 각시붓꽃 못 보면 병날것 같은데.

점심에 비빔국수 아님 라면 했더니만 '비빔국수' 라고 하여 비빔국수를 하여 맛있게 먹고는
비빔국수도 해 주었으니 천천히 가줘야 하는것 아니냐고 얼러 보았지만 한의원에 가겠다니
으으으.... 여시 데리고 나 혼자 간다. 가..간다고..
그렇게 하여 혼자 가려는데 여시가 눈치 채고 데리고 가라고 성화다. 옆지기도 나가고 
오전에도 조조영화를 보고 왔는데 또 나가려고 하니 녀석 눈치9단,인정... 
그렇게 하여 물한병 챙기고 디카 챙겨 작은 가방에 넣고 여시를 안고 갔다.
녀석이 작년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심장이 좋지 않기에 많이 걷는다는 것은 무리다.
호야처럼 갑자기 갈 수도 있기에 그냥 나고 가는 편이 낫다. 하지만 지지배 흙냄새 맡고 난리다
잠깐 평지길에서 내려서 걷게 했더니만 좋아한다. 제 영역표시라고 오줌 한 방울 쥐어 짜 놓기도 하고..

그렇게 여시와 둘이서 산을 오르는데 산이 정말 다른 세상이다. 완전히 초록으로 덮여 있다.
흙냄새 풀냄새 나무냄새가 너무 좋다. 이맘때는 그 냄새들이 한데 어우러져 더없이 좋은 냄새로 다가온다.
깊이 깊이 숨을 들이 마시며 올라가는데 '후다닥..' 무언가 빠르게 앞에서 달려 간다.
보니 작은 다람쥐 한마리가 나무 위에서 잠깐 멈추었다가 달려가듯 올라간다. 
그 잠시 멈춤을 사진에 담고 올라가는데 기분이 좋다. 난 산에 와서 다람쥐를 보면 정말 그날은 기분이 좋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그런데 각시붓꽃이 잎만 있고 보라색 꽃이 없다. 모두 졌는지 않보인다.
둥굴레도 이제 올라오고 무릇도 새 순이 삐죽삐죽 올라오고 찔레는 많이 자랐다.
오월은 아카시아와 찔레꽃 향기로 정말 온 산이,아니 우리 아파트까지 그 향기가 진동을 한다.
그 날이 머잖았는데 하얀 꽃이 핀 것과 같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각시붓꽃을 찾았지만 오르는 길에서는 보지 못하고 '노루발풀' 꽃대가 나오는 것만 보고는 오르는데 
땀이 줄줄, 정말 덥다. 여름 날씨다.여시도 더운지 안았는데도 힘든가보다.
파리가 달려드니 도리도리를 하며 날 자꾸 쳐다본다. 가방에서 산행손수건을 꺼내어 파리를 쫒아 주었더니
가만히 있다. 정상에 올라서도 무척 덥다. 조금 있으면 아카시아로 하얗게 뒤덮일 곳,
한 부부가 멀리 내가 갈 묘지를 바라보며 있다. 울 동네를 한번 찍어 주시고
여시와 묘지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데 그들이 내가 있던 곳으로 온다.다행이다.
뽕나무와 층층나무와 조우하고는 묘지로 내려가려다 보니 장관이다. 완전히 보라색 밭이다.
풀꽃인 조개나물과 제비꽃 할미꽃 그리고 그 속에 각시붓꽃이 있다.
정말 반갑다. 각시붓꽃..그리고 그 속엔 '봄구슬붕이' 도 있다. 정말 행운이다.
일거양득이 아닌 정말 몇 개를 얻었는지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다 기억으로 남겨 보는데
땀이 줄줄 흘러 내리고 여시는 낑낑..팔도 아픈데 지지배 힘든가보다.
각시붓꽃은 수줍은 듯 풀 속에서 청초롱히 피어 있다. 며칠 있으면 그 모습 또한 보지못할뻔 했다.
정말 행운이다. 봄구슬붕이는 너무도 작고 잘 표시도 안나 그냥 내려가다 보면
발에 밟히기 딱이다. 그 작은 녀석을 살살 어루만지다 담아 본다. 넘 이쁘다. 

나비들도 이 황홀한 세상에서 물 만나듯 난리가 났다. 노랑나비 호랑나비 검은나비..
저마다 바쁜 몸짓에 내가 훔쳐 보고 있는 줄도 모른다. 꽃이 있고 나비가 있고 정말 이쁘다.
그 속에서 정말 보고 싶어던 각시붓꽃을 보았으니 더없는 행복이다.
땀이 줄줄 흘러 내려도 누군가 위에서 내려다 보는지 여시가 작은 산이 울리도록 왈왈 짖어도
개의치 않고 꽃과 나비만 쫒았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고 사진에 담아도 좋고..
그러다 어디선가 꿩 한마리가 '꿩 꿩' 하는 소리에 그곳을 벗어난다.

하산길에 다시 각시붓꽃을 찾아보니 없다. 잎만 무성하고 꽃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각시붓꽃의 뒤를 이어 은난초가 쑥 쑥 올라오고 있다. 현호색도 한 쪽에서 피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아가배나무 꽃도 하얗게 피어 하나 둘 지기 시작인데 각시붓꽃은 언제 진 것인지..
산이 초록으로 물들고 나니 으스스 해진다. 여름엔 모기가 많아서 조금 힘든데 
더 덥기전에 자주 와야 할것만 같다. 늦게 올라더니 덥고 힘들다. 
나무 그늘에 앉아 가슴에 맺힌 화를 식히는 아줌마들도 있고 혼자 산행하는 아저씨도 있고
난 여시와 오솔길을 걸어 산을 벗어나는데 너무 힘들고 더워 물을 반병이나 벌컥 벌컥..
의자에 앉아 여시에게 물을 주었더니 할매도 지쳤는지 손바닥에 물을 부어 주었더니 
세번이나 받아 마신다. 덥긴 더웠나보다. 다음엔 데리고 나오지도 못하겠다.
작년에 쓰러지기 전까지는 나와 함께 산에 잘 다녔는데.. 녀석도 이젠 늙었다. 할매다.
나도 힘들고 저도 힘들고...의자에 앉아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산을 벗어났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서 비로소 지지배를 내려 놓았더니 옆에서 잘 따라온다.
목줄을 하여 데리고 다니기에 옆에서 보조를 맞추어 걷는 할매를 보면 애들과 어른들이
놀란다. 너무 작다면서..아이들은 신기해서 가던 길 멈추고 한번 더 쳐다보는데
지지배는 이젠 그런 것에는 익숙하다. 쫑쫑 걸음으로 잘 따라오다 엘리베이터까지 타고
집앞에서 와서야 '왈왈' 집에 왔다고 짖는다. 할매와 나의 산행은 그렇게 하여 땀 삘삘 흘리며 끝.
그래도 보고 싶던 각시붓꽃도 만나고 봄구슬붕이도 만나고 여러 꽃들과 초록세상을 만나고 오니
기분이 정말 좋다. 가뿐하다. 한의원에 갔다 온 옆지기, 산에 갔다 온거야..
힘들어도 이 맛에 뒷산에 다녀온다. 땀 죽 흘리고 자연을 보고 오면 정말 기분이 좋다.

2011.5.7



 


애기똥풀... 줄기를 꺽어보면 애기똥과 같은 색깔의 즙이 나온다고 하여..

 



 
화살나무 꽃과 둥굴레

 
노루발풀과 각시붓꽃

 

 
체육시설과 은난초..은난초 꽃은 아직이다. 이제 올라오고 있다



 
야생화와 층층나무..

 
층층나무와 뽕나무 

 










각시붓꽃


봄구슬붕이

 


할미꽃


조개나물... 풀꽃

 

 


아가배나무 꽃

 
은방울꽃 꽃대와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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