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산행,여시와 함께






오늘은 뒷산 산행을 안가려다 시작했으니 힘들어도 '가자' 하고는 나섰다.
오전에 엠피에 '이탈리안 보사' 음악을 넣는데 잘 안되어 두어 번 하다가 음악이 들어간 것을 확인
하고는 보사노바 음악을 들어가며 날도 좋은데 산에 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물 한 병 챙겨들고 가방을 준비하는데 여시가 난리났다. 요즘 날마다 혼자서 산에 가니
오늘은 저도 가겠다는 투로 현관앞에서 물러서질 않는다. 지지배....
그래서 할 수 없이 녀석을 목줄하여 안고 나갔다.

바람이 조금만 불면 여시가 콧물을 흘려서 겉옷 안에 넣고는 머리만 쏙 내밀게 해 주었더니
품에 폭 안겨서  기분이 좋은가 보다. 산에 올라가서야 녀석을 내려 놓았더니 냄새맡고는
쉬하고 배설물을 한덩이 몸 밖으로 내 놓더니 기분좋게 산을 오르기 시작이다.
녀석은 기분이 좋겠지만 난 혼자 다니다 녀석을 안고 다니다보니 힘들다. 녀석이 조금 걷더니
힘든지 안아 달라고 하고 심장이 걱정되어 안고 올라갔더니 내가 힘들다.
그러지 않아도 두통이 심한데 약도 못 먹고 올라왔더니 머리가 지끈 거리는데 오늘따라 까마귀
한마리가 나무에 앉아 '까악 까악 까악~~' 이상스럽게 우니 기분이 묘하다.

여시를 안고 나와서 의자가 보일 때마다 앉아서 쉬게 되었다. 그래도 점심시간 산에 온 사람이 없으니
안심하고 푹 쉬며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가니 날은 좋아도 바람이 많다. 여시는 콧물을 줄줄...
이궁 그러니 집에 편하게 있지 왜 따라와서는..녀석 오늘 고생해봐야 내일은 따라 온다고 안하지.
그렇게 녀석을 품 안에 넣고는 내려가다보니 나도 힘들다. 오늘은 밤나무가 있는 곳에서 그냥 구경만..
알밤도 없는 듯 하다. 오가는 사람도 많고 산밤이라 떨어져 있으면 벌레와 짐승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밤송이 안에 있는 알밤을 만나면 밤을 줍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다.

하산길을 서둘러 내려가서 오솔길로 접어 들어 소나무숲이 있는 곳으로 갔다.
솔향이 기분 좋게 한다. 바람도 시원하고 집에서는 늘 망설이면서도 산에만 오면 이런 냄새가 참 좋다.
혼자서 나무냄새 흙냄새 시원한 바람을 맘껏 누리고는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데 기분이 좋다.
그런데 녀석을 계속 안고 다녔더니 힘들다. 지친다. 물을 마시고 손바닥에 물을 덜어 여시에게 먹이니
저도 힘든지 한참이나 물을 마신다. 녀석...

기분 좋은 음악을 들어가며 하산길을 서둘렀다. 점심시간에 늘 오는 아저씨들이 몇 분 있다.
허리가 아픈지 쉬며 쉬며 걷는 연세 지긋하신 분도 있고 젊은 아저씨도 몇 분 있고
늘 그렇게 만나다 보니 이젠 낯 익은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산에서 만나면 인사라도 나누고 다녀야 하는데 그냥 쳐다만 보고 다닌다.
그래도 나 혼자가 아니라 가끔 마주치는 사람이 있는 뒷산이 좋다.
오늘도 한시간 날 위해 진정한 시간을 낸 듯 하여 좋고 무르 익는 가을 속에 있었다는 것이 좋다.
내일 또 예약을 하며 하산을 한다..내일 보자꾸나...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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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 산행,알밤을 줍다






큰놈의 전화를 받고 울적함을 날려 버리기 위하여 뒷산에 가려고 산행 준비를 하는데 점심 시간,
큰놈이 다시 전화를 했다. '엄마,나 정말 진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셔요~~~' 누가 걱정한다고
했나 안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녀석... '그래 알았어 걱정안해.더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러니까
이번에 안된것 열심히 노력한 시간들 헛되지 않도록 남은 시간 열심히 하자.엄마도 몸과 마음 단련
하려고 뒷산에 가려고해.' '엄마 날도 추운데 혼자... 괜찮겠어..' 녀석 엄마가 무슨...
정말 어이가 없어서.누가 누굴 걱정하는지..'어제도 갔다 왔거든.걱정마세요.따님. 따님이나
감기 안걸리게 잘하세요~~'

여시가 오늘은 왠지 보채지도 않고 나가는데 배웅하듯 현관에서 쳐다보더니 제자리인 쇼파
전기방석이 깔린 곳으로 간다.지지배... 다른 날보다 한시간 일찍 나왔는데 역시나 점심시간이다.
아파트를 지나 산으로 향하는 길,소녀들의 웃음소리가 잘게 부서진다. 소녀들 오늘도 산에가나보다.
역시나 시끄럽다. 어제 본 팀들인데 지도 선생님도 없이... 하는 생각을 할 찰나에 선생님이 달려 오신다.
체육선생님이신지 젊은 선생님이 애들을 점심시간에 인솔하고 뒷산을 오른다. 잘하는 일인 듯.
애들 요즘 저질체력인데 그나마 지지배들은 마른애들도 많지만 비만도 많은데 건강한 신체단련 좋다.

소녀들이 먼저 올라가게 하고는 그 뒤를 따라 가는데 무척이나 시끄럽다. 온 산이 울리도록 떠드는
녀석들,녀석들을 피하느라 입구에서 잠시 돼지감자와 코스모스 사진을 찍으며 지체했다.
그리고 천천히 산을 오르는데 오늘도 역시나 조금 힘겹다. 요즘 며칠 허리쪽이 좋지 않아서인지...
그럴수록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하는데 늘 게으름에 귀차니즘이라니... 춥다는 핑계를 이젠 하지 않고
날마다 산행을 해야 할 듯 하다. 이 맛에 톡톡히 빠져 들어야 할텐데.

풀밭을 일구어 밭으로 거듭난 곳엔 여러 사람들이 씨앗을 뿌려 놓아 이것저것 초록싹이 움트고 있는데
'방빼~~~~'라는 푯말이 하얗게 하나씩 서 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라고 하겠지만 당연한 일인데도
괜히 주인 심뽀가 어떤지 구경하고 싶어졌다. 풀이 없어져서인지 새들이 지저귀던 곳인데 새소리가
없어졌고 풀벌레들도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다. 득이 있으면 어디나 실이 있다.
천천히 산을 오르는데 나뭇잎냄새가 더 진해졌다. 산에 오면 이 냄새가 참 좋다. 흙냄새도 좋고...

사람이 없으니 혼자서 유유자적하며 산을 오른다. 오르다 힘들면 쉬고 쉬다가 다시 오르고 그렇게
오르다보니 중간,그리고 쉼터를 지나 정상인데 다시 시끄럽다. 소녀들이 정상을 벗어나 하산길로 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올라오나보다. 샘과 함께해서 더 시끄러운지 정상의 의자는 모두 소녀들 차지,
아니 정상이 모두 소녀들 차지가 되어 버려서 그냥 하산길로 향했다.오늘은 음악을 켜지 않고
자연의 소리와 바람을 느끼며 흥얼흥얼 콧노래를 불러가며 내려 갔다. 인생도 산행도 내리막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잘 내려가진다. 가속도가 붙어 더욱 빨리 내려가진다.
내려가다가 중간지점 밤나무가 많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알밤이나 사진찍고 가야지...
하며 갔는데 정말 내 앞에 알밤이 떡하니 있다. 살다보면 이런 우연한 '기회' 라는 것이 올 수 있다.
그리고 한 톨의 알밤을 얻기 위해서는 가시에 찔리는 수고로움을 거쳐야만 한다.

한 두개정도 줍고 가야지 했는데 오늘따라 알밤이 바람에 툭 투둑 투두둑 떨어져 내린다.
이런 내가 온 줄 밤나무가 아나보다. 날마다 발도장을 찍었더니만 내 발자국 소리를 기억한 것일까.
혼자 괜히 기분이 좋아져 알밤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대부분 떨어진 밤들은 벌써 주인이 정해졌다.
벌레라는 녀석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밤이 떨어진 것을 아는지 알밤을 주워보면 벌레가 먼저
'내 것' 하고는 찜을 해 놓았다. 이런 이런....그러니 눈요기만 하고는 기분 좋게 돌아선다.
그래도 밤나무 숲에서 알밤이 떨어지는 소리도 듣고 알밤도 찍고 기분이 좋다. 알밤을 줍는 기분도
남다른데 그냥 벌레들이 혹은 동물들이 먹이로 하라고 내버려 두고는 밤나무 숲을 빠져 오솔길로 간다.

오늘의 주제는 'V' 나무 찾기이다. 산에는 V'자로 된 나무들이 많다. 조금 상스럽 표현의 말도 많지만
난 오늘 승리의 'V' 나무라고 하고 싶다. 찾아 보면 더욱 많겠지만 벌써 다섯그루나 찾았다.
괜히 오늘 '승리자'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다. 'V'나무와 헤어져 하산길을 살살 달려 내려가면서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뒤쪽 산은 그만둘까 하다가 또 다시 소나무숲으로 접어 들었다.
바람이 불면 솔향이 얼마나 좋은지.. 비록 소나무숲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것만이라도 남아
이런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힘든 길은 대부분 지났기에 오솔길을 다시
뒤돌아 나오며 흥얼거리다 쉼터에 올라 물을 시원하게 마셔 주고는 엠피의 노래를 틀고는
기분좋게 음악을 들어가며 내려왔다. 한시간여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 그리고 평지의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하지만 그 시간이 정말 좋다. 집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자연의 냄새와 바람소리
자연의 소리와 함께 자연을 벗하는 시간이 정말 좋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뒷산과 조우해야 할텐데...

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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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10-1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밤에 윤기가 흐르네요. 뒷산 동물들이 맛나게 먹겠어요~

서란 2011-10-19 20:47   좋아요 0 | URL
정말 윤기가 자르르~~에요.
알밤을 조금씩 쪼아 먹은 것이 보이더라구요.

감은빛 2011-10-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로 유유자적 산을 오르기 좋은 날씨네요.
이 글 읽으니 저도 일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근처 산에나 한번 다녀오고 싶은 충동이! ^^
올려주신 생생한 사진들 보면서 만족하겠습니다.

서란 2011-10-19 20:48   좋아요 0 | URL
요즘 정말 산을 오르기 정말 좋은 날씨에요.
산은 여럿이 보다는 혼자나 둘이 참 좋더라구요.
가을이 깊어져 가고 있음이 여실히 보여서 좋아요...
 

 
뒷산에서 가을을 줍다






주말에 딸들과 함께 보내다보니 몸이 무겁다. 피곤이 누적이 되어 그냥 있으면 더욱 피곤할 듯 하여 아침 일찍 청소며 그외 할 일을 마치고 산에 갈 차비를 서둘렀다. 여시는 가방을 들고 나오고 모자를 챙기고 물병을 챙기니 외출할 것을 알고는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 데려가 달라고 낑낑, 그런다고 데리고 갈 수도 없다. 바람이 조금만 불면 추워서 덜덜 떠는 녀석 그리고 가을 모기가 더 무섭고 강하다. 애견은 모기가 천적이나 마찬가지이니 물리면 안되니 그냥 집에 있으라 해보지만 녀석 내가 외출하면 저도 가는 줄 안다. 그렇게 녀석을 힘들게 떼어 놓고 혼자 나섰다.

며칠 뒷산에 다녀 몸이 가볍고 좋더니만 역시나 딸들과 함께 한 시간에 많이 먹은 것인지 피곤덕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무게가 내 몸에 달라 붙어 있는 것 같다.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고 한숨을 쉬려고 하는데 코스모스가 반은 다 뽑혀 없어졌다.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지 풀이 무성하던 곳이 며칠사이 밭으로 변했다. 꽃도 뽑혀 나가고 풀도 뽑혀 나가고 암튼 그렇게 하여 사람들이 서로 서로 막대기를 꽂아 놓고 줄을 띄우고는 자기땅이라고 하듯 밭으로 변신한 곳을 한참 넋놓고 바라보다 그나만 조금이라도 남은 코스모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무거운 맘을 날려 버렸다.

꽃이 지고 까만 씨앗이 나왔다.씨앗은 땅에 떨어져 또 그렇게 다음 생을 기약할 것이고 내년에도 이쁜 꽃을 보여주리라.하지만 인간의 이기심에 얼마나 많은 꽃들이 피어날지 무척 궁금하다. 이런 곳에서 경작을 하면 안되는데 시민의 쉼터와 같은 산에 어느 누가 시작한 밭경작인지 한사람이 하니 너도나도 산행이 아닌 경작을 위하여 오른다. 풀이 무성하여 곤충들의 쉼터와 같던 곳은 밭이 되어 무도 배추도 파도 고구마도 깨도 심겨져 있다. 전엔 값을 치를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는데,땅에겐 정말 미안한 인간의 이기심은 끝도 없다.씁쓸함을 달래며 산을 천천히 올랐다.

벌써 한 주가 지났다고 풀의 혹은 나무의 억센 기운이 많이 꺾였다. 이젠 제법 가을맛이 난다. 아카시아 잎은 누렇게 물들기도 하고 변해가고 있고 다른 활엽수도 서서히 물들기 시작이고 떨어져 내리는 것들도 많다. 아카시아 잎은 어느 순간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벌써 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씨앗이 땅에 떨어져 있고 잎도 떨어진 것들이 많다. 천천히 오르는데 중간정도에서부터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땀이 흐르고나니 이제 조금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이다. 중간 쉼터에 체육시설이 있는 부분에서 잠깐 쉬는데 나무와 나무 사이가 무척 많이 떨어져 있는데 거미는 어떻게 집을 지은 것인지 무척 큰 집을 얼기설기 저만의 멋진 집으로 엮어 놓아 그곳엔 나뭇잎도 도도리뚜껑도 떨어져 내려 있다. 나뭇잎이 공중부양한 듯 하여 한참을 녀석의 재주에 감탄하며 보고 있다가 땀이 식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상에 올라서보니 오늘은 연무가 끼어 있어 멀리 시내가 흐릿하게 보인다. 정상 쉼터 의자에 여자분이 앉아서 쉬고 있어 다른 쪽으로 향하는데 작은 꽃이 피어 있는 부분에 나비가 많은지,내가 걸어가면 나비들이 일제히 날아 놀랐다가 다시 꽃에 앉기를 반복하여 몇 번을 반복하며 꽃 앞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정상 의자가 있는 부분에 갔다가 알밤을 하나 주웠다. 아니 알밤을 품고 있는 밤송이를 발견했다. 넘 기분이 좋아 주위를 살펴보니 또 하나의 알밤이 떨어져 있다. 누군가에 의해 밤송이들이 무차별적으로 짓밟혀 있는데 다행히 날 위한 것인지 아무 해를 입지 않은 밤송이,신기하다. 오늘은 밤송이만 찍어 보기로 하며 밤송이를 살펴보다가 나도 내것을 저렇게 지키려고 가시를 단단히 해본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얼마나 맛나고 반짝이는 밤인지.그 맛난 알맹이를 지키기 위한 뾰족뾰족 가시,일부러 녀석에게 찔려가며 알밤을 꺼내어 본다. 집에 가서 옆지기와 나누어 먹을 양식으로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그리곤 하산길로 향하며 다시 밤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빈 밤송이들과 조우를 하다가 알밤 하나를 또 주웠다. 기쁘다. 다람쥐를 위해 남겨 놓아야 하겠지만 나도 맛보고 싶다. 내가 먹지 않으면 벌레가 차지할 알밤을 챙겨 주머니에 넣고 주위를 살피다 정말 귀한 것을 발견했다. 은방울꽃의 빨간 열매를 보았다. 가을에 익는 것은 붉은색 열매가 많다. 늘 꽃만 살폈지 열매를 보지 못했기에 담고 돌아서며 오늘은 이것으로도 귀한 것을 얻은 듯 하여 뿌듯했다. 그리곤 새소리와 함께 들여오는 엠피의 신날래 해금음악을 신기하게 들어가며 기분이 좋아져서 하산길을 기분좋게 뛰어 내리듯 한달음에 내려갔다. 그리곤 오솔길로 향하여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또 다른 숲으로 향하였다.

벌써 소나무숲 입구에서는 향이 다르다. 먼저 오른 산은 활엽수산이라 떡갈나무향이 진한데 이 산은 소나무가 많아 솔향이 짙다. 기분좋게 소나무향을 맡아 가며 오솔길을 걸어 길의 끝에 다다르니 바람이 무척이나 시원하고 좋다. 이 맛에 뒷산에 온다. 정상에서도 소나무숲의 길 끝에서도 맞이하는 시워한 바람,몸의 찌꺼기가 다 빠져 나간듯 몸이 가벼워져서 가뿐하게 다시 온 길을 천천히 기분 좋은 음악을 들어가며 걸어 나오는데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반겨준다. 다시 산의 입구,쉼터 의자가 있는 곳에 잠시 서서 시원한 물을 반병은 마셔주었다. 워낙에 물을 먹지 않아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여 일부러 산행시에 물을 먹어 주는데 이젠 조금 물과 친해진 듯 하다. 시원한 물이 에너지원이 되었는지 몸이 신선해진 기분이다. 가뿐하기도 하고..기분 좋게 내려오는데 밭을 일군 풀숲에 누군가 화분을 갔다 버렸는지 사랑초 뿌리가 버려져 있다. 화분 가꾸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인듯,사랑초는 뿌리 나누기를 해서 심어주면 더욱 많은 사랑초를 볼 수 있는데... 주워 주머니에 넣고는 코스모스가 있는 곳에서 발을 멈추었다. 오후의 햇살에 벌과 나비가 훨훨, 그러다 벌을 쫒아 코스모스를 담고 울아파트 뒷길인 산 바로 밑의 길에 가로수가 붉게 물든 곳이 있어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단풍을 만끽했다. 너무 이른 단풍인가... 그래도 기분이 좋다. 이번주에도 자주 산을 찾아야 할 듯 하다.

2011.10.10









코스모스 씨





이게 뭐람..ㅋㅋ













 













 


 

 

 



은방울꽃 열매


 


 









고구마꽃...처음 봤다 고구마에도 꽃이 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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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네






요즘 몸살에 신장에도 염증이 생겨 며칠 고생을 했다. 아직 썩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움직이는 것이 나아 뒷산에 가고 싶은데 가을비가 내리고 날이 무척 쌀쌀해졌다.아니 내가 나이를 들어간다는 증거인지 기온차를 금장 몸으로 느낀다. 집안에도 문을 조금 열어 놓고 저녁엔 보일러도 잠깐 틀기도 하며 잘 땐 전기요를 틀고 자야 몸이 찌뿌드드 함이 없어진다. 여시 또한 할매라 그런지 집안에서 달달 떨며 다녀서 베란다에 철장으로 된 집에 있는 2인용 전기방석을 꺼내려고 했더니만 오래 되기도 하고 지지배가 오줌을 싸 놓아서 오줌냄새,하나 새로 장만해서 소파위에 놓고 틀어 주어야 올 겨울을 날 듯 하다. 찜질기를 틀어 놓으면 그 위에 발딱 누워 일어나지도 않고 거실 이불 속에서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게 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세월은 어쩔 수 없는가보다.

옆지기가 오전에 출근했다 점심에 퇴근하여 정형외과에 물리치료를 간다고 하여 난 오전부터 일찍 뒷산에 혼자 다녀오려고 하다가 엠피에 앨범에 있는 음악을 넣으려고 하는데 양쪽 컴터가 CD기가 말썽, 그러다 겨우 옆지기가 오는 시간에 음악을 복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견, 음악을 저장하고 엠피로 넣고... 그렇게 이소라와 박상민 이문세콘서트 2장의 앨범과 송창식 앨범까지 넣고 나니 빨리 산에 가서 듣고 싶어졌다. 엠피에 무척이나 많은 음악이 들어가 있어 나들이에 유용하게 써 먹고 있고 특히나 산에서 조용할 때 혼자 듣고 있으면 얼마나 좋은지 이문세 앨범을 들으려고 오전을 다 보내다 겨우 옆지기와 합심하여 넣게 되고 흡족하게 난 산으로 향할 수 있었다.

산에 가기엔 조금 늦은 시간인 오후 3시,그래도 산에는 간간이 사람들이 눈에 띈다.주말이라 가족이 온 경우도 있고 가까이 있는 아파트에서 애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잇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눈에 들어온다. 멋지게 차려 입고 귀에 이어폰을 낀 할머니는 내가 사진을 찍고 식물을 관찰하는 모습을 의자에 앉아 한참을 바라 보기도 하시는데 난 멋쟁이 할머니가 더 눈에 들어온다. 지난번 산에 왔을 때보다 가을비가 내리고 나니 더욱 가을이 깊어졌다. 풀도 뻣뻣한 기운을 잃었고 나무들도 점점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늦은 점심을 먹어서인지 오르막을 약간 힘들게 올랐지만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정말 시원하고 좋다. 이 맛에 산에 오는가보다. 날이 좋아서 멀리 산 정상까지 다보인다. 혼자 풀꽃이 우거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며 음악을 들어가며 걷는 맛은 정말 좋다. 산과 가을과 여유를 맘끽하기 위하여 이소라와 이문세 앨범을 주로 들었다. 정말 가을 속에서 듣는 이문세의 노래들은 정말 좋다. '가을이 오면..' '광화문 연가' 등 주옥같은 노래들은 혼자 이어폰을 끼고 불르며 가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노래를 들으면 이상하다 생각할 듯 하여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혼자서 킥킥 웃으며 가을 바람을 따라 내리막길을 걷고 오솔길을 걷고 벌개미취가 피어 있는 길을 걸어서 소나무가 있는 산으로 이어 걸어 가는데 솔향이 무척이나 좋다. 산밤나무에서 밤송이가 떨어져 있어 밑을 보니 벌써 발빠른 사람들이 지나가고 겨우 작은 알밤하나 눈에 들어온다. 옆지기에게 줄 선물로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산의 입구에 뚱단지가 이제 서서히 꽃을 피우기 시작이고 코스모스는 서서히 지기 시작이다. 가을의 서늘하고 뻣뻣하던 기운은 점점 사라지고 무언가 에너지를 준비하는 기운이 보이기 시작하는 가을산, 그래도 아직 도토리는 나무에 매달려 있고 얼마 동안은 나도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게 산행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버려지듯 한 풀이 무성한 곳을 일구어 무 배추 파등을 심어 놓으신 부지런한 분들은 저녁꺼리를 챙기러 오시기도 한 모습을 보면서 하산길에 이르렀는데 물리치료를 마친 옆지기,춥다며 그냥 집으로 들어간단다. 나 혼자 이 좋은 시간을 즐겨야 할 듯. 하산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 잠깐 음악을 들어가며 시원한 물을 마시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있는데 정말 좋다. 멀리 아니 높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이 낮은 뒷산에만 와도 이렇게 좋으니. 이런 산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내겐 고마운 산이다. 날마다 아니 자주 와야 하는데 늘 춥다고 아니 가기 싫다고 핑계를 대며 바라만 보고 오지 않음이 이곳에 오면 모두 날아가 버린다. 이젠 정말 자주 와야 할 듯. 이곳에서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더욱 느낀다.

2011.10.1















밭을 일구어 들깨를 심어 놓았다...깨밭에 가면 깨냄새가~~



자리공


 



떡갈나무 잎에 잠자리~



노루발풀도 씨를 맺고 있다



취꽃..



도토리






선밀나물의 열매인 듯..



알밤 하나..집에 와서 옆지기랑 나랑 여시랑 세 쪽으로 나누어 먹었다



이젠 서서히 벌개미취의 기운도 기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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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0-0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들에 대한 지식이 깊으시네요 서란님. 저는 겨우 사진 올려놓고 이름도 제대로 못 붙이기 일쑤인데요.
뚱단지란 혹시 돼지감자라고 말하는 그 식물을 말하는 것인지요?
편찮으시다니 어서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서란 2011-10-04 19:53   좋아요 0 | URL
아~~과찬이세요..저도 모르는 것이 많아 늘 찾아보고 있답니다.
식물들은 이름을 알고 나면 더욱 재밌고 가깝게 느껴져요.
뚱단지..돼지감자 맞아요. 요즘은 성인병에 좋다고들 난리라고 하죠.
 

 
뒷산을 오르다






아침부터 다림질에 다른 날과 드르게 아침을 시작하고 나니 아침이 무척이나 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피곤하기도 한데 오늘은 딸들이 집에 오는 정기외출날이고 큰놈이 감기가 무척 심한 듯 하여 그러지 않아도 알러지비염 때문에 환절기를 힘들게 나는데 요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감기까지 겹쳐 힘들어 하는 듯 하여 대청소를 시작했다. 청소기 돌리고 스팀청소까지 하고 나니 땀이 나는데 그 길로 그냥 물 한 병 담아 들고 뒷산으로 향했다. 필 받았을 때 운동을 해야지 내일 내일 미루다 이 가을 또 다가고 말 것 같아 잠깐 이라도 올라갔다가 내려와야지 하면서 나가는데 덥다. 또한 여시는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기다리는데 그때까지 저를 안데리고 나간다고 현관앞에서 우는 소리가 한참동안이나 들린다.

더울것 같아 여름조끼를 걸치고 나왔는데 햇볕도 따가운듯 하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도 없다. 혼자서 산에 오르는데 코스모스가 바람에 한들한들 반겨주니 기분이 좋다. 어제 그제 한참 코스모스와 조우를 했으니 오늘은 그냥 내쳐 올라간다.전날에는 많이 피어 있던 나팔꽃도 많이 지고 코스모스도 사람들이 꺽어서 버린 것이 길에 떨어져 시들어 있는 것도 보이고 역시나 풀벌레 들은 여기저기서 펄쩍펄쩍, 가끔 깜짝놀라며 뒤돌아 볼 때도 있다. 혼자서 산을 오르다 보면 '무서움증' 이 가끔 엄습할 때가 있는데 오늘 특히나 그렇다. 그래도 꿋꿋하게 오르는데 반가운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선재스님이 가까운 곳에 오신다는 글을 만나니 내가 오늘 이것을 보려고 산에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를 들어가며 쉬지 않고 오르다 중간쯤에서 내려오시는 할아버지들을 피하느라 잠깐 멈추어 섰다.잠바차림이지만 정장에 가까운 차림이다. 구두까지 신으시고는 이 산을 오르셨는지 오르막은 괜찮을지 몰라도 구도로는 내리막은 미끄러울 듯 하다. 아니나 다를까 조심조심 내려가시는 모습을 한참을 서서 바라 보았다. 그러다 내 길을 가며 혼자서 벤치에 앉아서 쉬며 증거사진도 찰칵,앞 바위에 디카를 놓고 셀프타임을 눌러 증거사진을 남겨 본다. 산에 혼자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 사진까지 찍고 혼자서 웃으며 올라보는데 쉼터에도 아무도 없고 적막하니 좋다. 바로 정상에 도착하여 크게 숨을 들이켜고는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가는데 호젓하니 좋다.

밤나무 밑에도 둘러 보았고 여기저기 지난 날에 둘러 보았기에 오늘은 그냥 내리막길을 그냥 내려간다. 시간이 정말 많이 절약된 산행, 이렇게 산행하고 나면 재미가 없는데 그래도 오늘은 간략하게 산행을 해 본다.그리곤 오솔길에 접어 들어 룰루랄라 허밍으로 노래를 부르다 벌개미취가 있는 곳에 다다라 나비들이 꽃과 조우하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다시 뒤돌아 오던 길을 되집어 나오는데 아가배나무에 열매가 보인다. 몇 년 전만해도 아가배가 무척 많이 열렸는데 지난해에도 그리고 올해는 정말 아가배가 찾아봐야 눈에 보일 정도이다. 올해는 특히나 비가 많이 와서 꽃이 얼마 피지 않은 듯 하다. 그래도 아가배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오늘의 산행미션은 완료.

그리곤 다시 벤치가 있는 곳으로 왔는데 학생 한 명이 서서 운동기구를 타고 있는데 장애아이다. 어떻게 혼자 왔을까 했는데 아파트 바로 옆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산을 올랐는지 한참후에 여학생들의 소란스런 소리와 함께 줄줄이 내려오는 친구들, 여학생들은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돌아 가며 산을 내려가고 더 많은 친구들이 줄줄이 내려와 길을 비켜 주듯 그녀들을 보내고 코스모스와 잠시 조우한 후에 음악을 들어가며 내려오다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 한시간여 혼자만의 산행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몸도 첫날보다 더 가벼워진 듯 하고 산에 혼자 있는 그 시간도 넘 좋고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산, 그런 산이 곁에 있어 좋다. 기다릴 때는 오지 않던 택배가 산행중에 왔다고 하여 경비실에 맡겨 두라고 했기에 택배를 찾아 집으로 향하는 발길이 가볍다. 내일은 옆지기와 함께 올라야 할 듯 하다.

2011.9.23
























나비가 접었다 폈다 하는 그 박자를 세고 있다가 찰칵~~






이게 뭘까요...ㅋㅋㅋ 아가배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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