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에서 만난 버섯들




먼지버섯

뒷산에 정말 오래간만에 가게 되었다. 옆지기의 휴가가 시작되었지만 날씨도 그렇고 딸들 때문에
휴가는 미리 포기를 했지만 가족이 함께 더운 여름날에 모여 있는 것도 서로 불쾌지수만 높이고
밖에 나가지 못하니 나 또한 스트레스고 옆지기도 마찬가지인 듯 하여 오전에 '뒷산에 갈까..'
로 시작한 것이 '그래 가지..가자' 가 되었다.둘이 함께 뒷산을 비롯하여 산에 오른 것이 얼마만인지.
물병 하나에 엠피 그리고 난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긴팔 옷을 입고 모기가 많을 듯 하여 긴바지를
입고 갔다. 여름철에 산에 가면 모기가 얼마나 많은지...

옆지기가 무릎이 아픈 후로 산을 오르지 않은 것이 오래 되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산은 등산로가
많이 허물어지기도 하고 여기저기 골이 많이 졌다. 풀도 무성하여 벌레도 많고..
산에 가까이 다가오니 새소리 풀벌레 소리 매미소리 정말 시끄럽다. 모기들도 여기저기 시커멓게
달려 들어 윙윙~ 정말 간만에 온 우리들을 이렇게 반겨주다니...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여기저기 버섯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버섯이야 대부분 독버섯으로 여기고
채취를 하지 않으니 그저 눈으로 만족하며 오르는데 그래도 볼 것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옆지기가와 난 천천히 오르며 버섯 구경을 하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날이 흐리면서도 후텁지근한
날이라 더욱 덥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휴일에 방학이라 그런지 가족단위가 간간이 눈에
들어온다. 울딸은 산에 가자고 하면 난리인데... 녀석들 더운데 방에서 공부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비에 쓰러진 나무도 많다.아카시나무는 뿌리가 깊지 않아 더욱 쓰러진 것들이 많고
참나무도 쓰러진 것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오고 썩은 나무들도 바람에 넘어간 것들이 많다.
나무들은 여름에 한번씩 밑그림을 달리 하는 듯 하다. 모기도 많고 풀도 우거지고
그래도 버섯을 찾아 풀 속을 헤치고 들어가야 맛이 난다. 길보다는 숲 속을 헤치고 모기떼에게
헌혈을 하며 버섯을 찾다 보니 여기저기 따끔따끔...그래도 간만에 산에 와서 흙냄새 바람소리
풀벌레소리 들어가며 숲의 공기를 마시다보니 참 좋다. 이런 맛에 산에 오는데 바로 곁에 있는데도
늘 마음만 있을 뿐 오르지 못하고 있으니...

이름모를 버섯들을 보며 눈요기를 하다보니 정상이다. 한두 번 쉬기도 하고 거친숨을 몰아쉬기도
했지만 그래도 더운 날에 가볍게 정상까지 온 것은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올랐기 때문인 듯 하다.
하산로에서도 둘은 버섯을 찾아 여기저기 나무밑을 뒤지고 풀 숲을 뒤지고 그렇게 만난 버섯들,
정말 재밌다. 모양도 가지가지 색깔도 가지가지...언제 또 이렇게 오를까 하는 생각에
하나라도 더 담아 두려고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모기를 쫒아 가며 풀 숲을 뒤지다 보니
땀이 정말 비 오듯 한다.그래도 산에 온 것은 정말 잘 했다.
옆지기도 힘든지 땀을 무척 많이 흘렸지만 그래도 좋은가보다. 간만에 둘은 풀 숲을 아니
숲을 헤매고 다닌 것이다. 누가가 가는 길이 아닌 나무와 나무사이를 지나 그렇게 오르고 내리고..
뒷산이니 이렇게 산을 헤매고 다니지 다른 산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바로 곁에 이렇게
헤매고 다닐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거기에 비가 많이 내려 버섯들이 많으니 볼거리도 많고
두어시간 헤매고 돌아 다니다보니 온 몸은 땀으로 훔뻑 젖고 여기저기 모기에게 헌혈 당한 붉은 반점,
그리고 산을 나무를 숲을 풀을 풀벌레소리를 새소리를 바람소리를 담아서 좋은 하루였다.
다음에 더 이런 시간을 많이 그리고 자주 만들어야 하는데...

2011.8.15




박주가리 꽃





 






 


 



영지버섯


아카시 재목버섯


잔나비걸상..?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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