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에서 낙엽비를 맞으며 낙엽을 밟다






11월 1일 2일 뒷산에 가지 못한것이 이렇게 가고 싶을까? 겨우 이틀 못간것인데.
오전에 할 일들 잠깐 마무리 짓고 서둘러 물병을 챙겼다. 더 지체하다간 뒷산에 못갈 듯 하여.
그렇게 간단하게 준비하고 나왔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정말 요즘 인디안썸머인가,왜 이렇게
따듯한지.긴팔 티에 조끼 하나 입었는데도 덥다.집에서보다 더 더워 벌써 땀이 나려고 한다.

아파트를 벗어 나는 길,누가 뒷산에서 꺾어 왔는지 들국화를 진이겨 놨다.아까운 것.
한쪽으로 치워 놓았는데 향기가 무척 강하다. 아파트 담장을 따라 가는데 은행잎과 담장이 잎이
떨어져 내려 빨갛고 노랗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아줌마들이 삼삼오오 보이더니 오르는
사람들이 없다.너무 늦게 왔나.그래도 혼자 유유자젹하며 좋아하는 음악 들어가며 걷는 길이
정말 좋다. 하루 이틀 사이 뒷산은 그 누구의 조화인지 더욱 가을이 깊어져 갈색빛으로 물들었다.
산길에도 참나무잎이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 걷는데 '바스락 바스락..' 정말 싯귀처럼
'너는 낙엽밟는 소리를 아느냐..아니 들리느냐..'다. 거기에 낙엽비가 우수수수수수 떨어져
내리는데 발걸음을 뗄 수가 없다.넘 좋아서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 보지만 낙엽비는 그냥
낙엽비일뿐 사진속에는 낙엽비가 없다. 이궁...

산길에 낙엽이 푹신하게 떨어져 내려 있으니 걷기에 정말 좋다. 운치 있다.
천천히 오르는데도 이틀동안 게으름을 피웠다고 힘들다,아니 더워서 땀이 난다.
천천히 낙엽을 바라보며 낙엽비를 맞으며 그렇게 땀을 줄줄 흘려가며 오르는데 넘 좋다.
이 가을 혼자서 다 누리고 있는 듯...산에는 오늘따라 아줌마들 뿐이다. 두어명씩 혹은 삼삼오오
앉아서 수다한마당이다. 이런 낙엽비 속에서 아니 짙은 가을속에서 수다는 정말 맛깔날 듯.
난 그저 풍경을 즐기며 혼자 만족하며 승기의 리메이크 앨범을 듣는데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린다.

오르막길을 올랐다가 내리막길을 내려 가는데 낙엽이 쌓여 있어 조심조심,그래도 넘 좋다.
어느 화가가 이렇게 색칠해 놓을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대단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을까.
다양한 색들이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냈다.누구의 손길인지 몰라도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그냥 지나쳐 내려가기 싫어 가다가 멈추고 가다가 멈추고 나무를 보고 나뭇잎을 보고 낙엽을 보고
그리곤 나무와 나뭇잎 사이로 내리 비치는 햇살을 본다. 햇살 속에 무언가 마술이 숨겨져 있는것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그 속에서 단풍은 더욱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지나
오솔길로 그리고 소나무길로 향한다. 소나무길로 들어서는데 낙엽 밑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움직인다.
뱀인가 하고 가만히 가던 길 멈추어 서서 보는데 뱀은 뱀인데 도마뱀이다. 꼬리가 긴 녀석이
내 발자욱 소리에 놀랐는지 몸을 감추느라 부산스럽게 부시럭댄다. 이런 생물을 한번도 만나지
못했는데... 녀석의 몸이 조금 길어 징그럽고 무섭다. 난 유독 뱀과 쥐를 무서워 하는데...
멀리 돌아서 그 자리를 피했다. 아니 나의 길로 향했다.소나무향이 너무 좋다.

낙엽이 무척 많이 떨어져 내려서인지 숲은 그야말로 가을냄새로 가득하다.
아카시나무가 많은 곳은 아카시아잎 냄새가 진하고 참나무가 많은 곳은 참나무잎향이 강하다.
그리고 소나무가 많은 곳은 음~~~향을 좀더 깊게 들이마시기 위하여 숨을 크게 쉰다.
햇살도 좋고 하늘도 파랗고 날이 너무 좋다 단풍이 더 고아 보인다.
하루 이틀이면 모두 떨어져 내릴것만 같아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 가을 좀더 많이 뒷산을 찾은 것은 정말 보람이다. 아니 보물을 찾은 것처럼 가을을 모두 담은것
처럼 행복이다.하루하루 그 변화를 담았다는 것이 정말 좋다. 너무 급변하는 가을,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세월...아니 시간...이대로 멈출 수 있다면...
산을 벗어나 시원한 물을 쭉쭉 마셔준다. 난 물을 정말 마시지 않아 병인데 뒷산을 찾고나서부터
물을 예전보다 조금 많이 마시게 되었다. 그게 한가지 득이다. 시원한 물을 마시고 내려오면
정말 기분 좋다. 시원한 가을 공기로 모두를 채우고 시원한 물로 채우고 온 몸이 갈색으로 물든 듯
하여 혼자 베시시 웃어가며 산을 벗어난다.

2011.11.3
















































가을에도 민들레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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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마지막 날,뒷산 산행






주말에 현충사로 태조산 산행으로 계속 돌아다녀서일까 몸이 무겁다. 아니 태조산 산행후
여기저기 안쓰던 근육들이 놀랬는지 아픈데 그냥 집에 있기 보다는 뭉친 근육들을 풀기 위하여
날도 좋으니 뒷산으로 향했다.시월에 큰맘 먹고 뒷산 산행을 한것이 그래도 큰수확이다.
뒷산이지만 그래도 가을을 맘껏 느낄 수 있었고 그나마 다리에 힘이 길러진 듯 하다.

다른 날보다 이른 오전시간 뒷산으로 향하는데 아침 일찍 올랐던 분들은 하산을 하고 있었다.
가을처럼 산행객들의 옷도 울긋불긋,그야말로 단풍이 따라 없다.요즘은 연세드신분들이
더 많이 산에 오신다.등산복을 이쁘게 차려입고 등산화까지 신고 거기에 엠피까지 가지고
그야말로 신세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산에 오시면 괜히 움츠러든다.

지난 주말에 산 이승기앨범을 모두 엠피에 저장해 놓았기에 리메이크 앨범과 정규5집 앨범을
들어가며 가을 산행을 하는 맛은 정말 좋다. 요즘 날이 좋아서인지 낙엽이 무척 많이 떨어져 내렸다.
참나무 잎이 떨어져 내려 걷는 발길에 체이는 것이 낙엽,그러니 더욱 나무냄새 나뭇잎냄새
그리고 가을냄새가 진하다. 나무마다 자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하여 하나 하나 떨구듯이
나 또한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데 점점 손에 쥐고 싶은 것이 많으니..

일주일에 두어번 뒷산에 와도 좋을 듯 하다. 집에서야 늘 '가기 싫다~~'라는 맘 뿐이지만
막상 나오고 나면 땀도 흘리고 내 무게도 줄어들고 시원한 바람도 쐬고 흙냄새도 맡고
정말 좋다. 시원한 공기와 맑은 숲 속에서 내 몸과 정신은 그야말로 가벼워진다.
여름의 억센 숲이라면 가을의 빈마음의 숲으로 거듭나는 찰나,떨어져 내리는 낙엽만 봐도
마음이 뭉클해진다. 떨어져 내린 낙엽을 하나 주워 들고 깊은 생각에 빠져든다.
나의 지난 시간들을...그리고 앞으로 올 시간들을 생각한다.

2011.10.31







































저녀석 내 앞에서 뒤뚱뒤뚱 산책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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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물든 태조산 산행






토요일 날 지리산 둘레길을 갔더라면 좋았을텐데 큰놈 때문에 아니 내가 자신이 없어 안갔다.
날씨도 그리 좋지 않고 안가길 잘했다며 아산 현충사에 가서 덕분에 가을을 만끽하고 돌아왔는데
산행을 가고 싶어졌다. 산사도 가고 산행도 가고...가까운 곳으로 갈까 했는데 아침에 조금 늦었다.
안성 서운산에 갈까 하다가 그가 태조산에 가자고 한다.가본지 오래 되었다. '그래 가자..'
하며 간단하게 찹쌀떡과 물만 챙겨 갔다.

이곳을 처음 오를 때는 무척 힘들었다. 산은 아무리 낮은 산이라고 해도 힘들다. 내겐...
옆지기와 함께 오르고 친구와 두번 오르고 딸들과 함께 하고 그렇게 몇 번 올랐는데 힘들면서도
좋았던 기억이 있는 곳이라 잠깐 여유롭게 오르자며 택한 곳이다. 토요일에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오늘은 정말 날이 좋다. 그래도 습도가 높은지 안개... 파란 하늘이면 더욱 좋을텐데.

점심녁에 가게 되어 이른 아침에 올랐던 산행객들이 빠져 나가면 어느 정도 주차할 곳이 있을 줄
알았는데 주변에 아파트들이 많고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주차할 곳도 마땅하지 않고
사람도 많다. 옆지기는 가지고 올라왔다가 다시 차를 주차하기 위하여 내려가고 나 혼자 산행로
입구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저녁에 삼겹살을 구워 먹으려 하니 오란다.
산행하려고 왔기에 산행하고 가겠다고 하고는 옆지기와 함께 산행 시작... 입구에서 물을 주는 분들이
있어 물을 받아 들고 가을 들국화 향기로 먼저 가슴을 싱그럽게 하면서 올라갔다.

이곳은 소나무가 많다. 소나무향이 진하게 나면서 가을냄새가 참 좋다. 요즘은 여기저기 둘레길이
생기고 산행길이 잘 정비된 곳이 많아서인지 이곳 또한 둘레길 주변정리를 했는가보다. 이정표도
새로 생기고 발맛사지하는 자갈길도 생기고 암튼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이곳을 알리는 이런저런 푯말도 많고 그동안 와보지 않은 사이 많이 변했다.
그래도 처음 이 산에 왔을 때보다는 많이 진전된 상태인데 힘들다.그래도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가을산에 오면 정말 기분이 좋다. 나무냄새도 좋고 나뭇잎냄새도 좋고 바람도 시원하고..
바람에서 온갓 것들이 다 뭍어나는 것처럼 향기롭고 냄새가 참 좋다. 산새소리를 들어가며
그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가며 낙엽을 밟으며 소나무의 향내를 맡아가며 오르는데 조금 힘들면
쉬어가고 시원한 곳에서는 바람을 맞아 크게 숨도 쉬어 보고...그렇게 오르고 오르다보니 구름다리,
그곳에서 내가 그에게 얼마전 읽은 책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그게 무섭다.그래서인지 구름다리를
건너는데 섬짓섬짓...괜히 오늘따라 구름다리가 무섭다. 꼭 아래로 빠질것만 같다.
그의 손을 꼭 잡고 건넜다. 구름다리까지가 제1솔바람길이고 이곳부터 각원사까지가 제2솔바람길인듯
한데 그곳까지는 아직 가보지 않아서 힘들 듯...그도 무릎이 아프고 나도 아프니 이것으로 족하며
뒤돌아 다시 구름다리를 벗어났다.

구름다리를 벗어나 노점상이 있길래 번데기를 사서 먹었다.한 컵에 삼천원..비싼 듯 하지만 그래도
번데기를 오래간만에 먹으니 맛있다. 맛있게 영양보충하고는 시원한 물도 마시고 다시 재충전을 하고는
온 길을 다시 걸어 내려오는 길은 정말 쉽다. 아니 힘이 덜 든다. 산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인생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은데 가는 길은,오르는 길은 힘든데 내리막길은 힘이 덜 들고 쉽다.
오를 때는 갖은 생각을 다 하게 되는데 내리막길을 향할 때는 마음도 몸도 가볍다.
잠깐 정자에 들러 찹쌀떡을 먹고는 앉아서 경치도 구경하고 다시 에너지 보충하여 하산,
힘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보람이 있는 그런 산행길이었다. 집에 있는 것보다 뒷산이라도
아니 낮은 산이라도 산행하다보면 가을이 더욱 가깝고 깊게 느껴지면 건강 또한 다져지리라.

2011.10.30











 



지압길도 있다..산행 후 나오면서 신발을 벗고 지압을 했다..발이 너무 시원하다





 


 
안개가 뿌여서 시내 전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흑성산 위로 패러글라이딩 하는 풍경이 보인다


 
오늘은 여기까지만...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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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날이 춥다는 이야길 듣고 '오늘은 산에 가지 말아야지' 하는 맘을 갖게 되었는데 아침에 베란다
초록이들에게 물을 주다보니 아줌마들이 산으로 향하고 있다. 날도 생각보다 춥지 않고..
베란다는 햇살이 다른 날보다 따듯하여 춥다는 일기예보가 무색, 오전에 할 일을 얼른 마치고
뒷산에 갈 준비를 하는데 여시가 날 졸졸 따라 다니다 요며칠 산에 갔다가 금방 오는 것을
지지배가 알아챘는지 보채지를 않고 소파위 전기방석이 있는 따듯한 곳으로 올라간다.
그렇게 하여 혼자서 점심시간 뒷산에 한시간여 또 다녀오게 되었다.

날마다 하는 것을 빼먹으면 이상하듯이 이젠 뒷산에 날마다는 아니어도 날마다 가려고 노력을
해서일까 자꾸 가고 싶어진다. 어제와 오늘은 또 다른 풍경 다른 냄새... 그래도 날마다 가도 좋다.
지난주에는 아카시아 잎이 많이 떨어져 내리더니 오늘 산에 오르다보니 참나무잎이 많이 떨어져
내렸다. 추울까 하여 위에 점퍼를 입고 갔는데 산을 오르다보니 덮다. 오르막을 오르는데 벌써
시원한 물생각도 나고 음악을 듣지 않고 오르려다 기분좋게 윤밴의 노래를 들어가며 신나게 오르기롤
맘 먹고 윤밴의 노래를 이어폰으로 듣는데 넘 좋다.가을바람도 좋고 산냄새도 좋고 가을냄새도 좋고..
참나무 잎이 많이 떨어져내려서인지 참나무 냄새가 진하게 난다.
한 해 열심히 살았음을 비유하듯 유유히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 미련이 없다. 비워내는 녀석들의
저 여유로움을 닮아야 하는데...

정상에서 여유롭게 가을바람을 폐부 깊숙히 들이 마시고 한참을 내가 사는 곳을 바라 보다가
내리막 길로 내려가며 가을을 즐겼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나무와 나무잎들...
참나무잎도 단풍이 들어가고 생강나무잎도 단풍이 들었고 모든 것들은 변해가고 있다.
서서히 겨울을 준비하듯 그렇게 시간에 유유히 몸을 맡기고 있는 나무들이 의연해 보인다.
내리막길을 시원하게 가을바람과 함께 내려가다 오솔길로 접어 들었는데 나뭇잎이 제법 많이
떨어져 내려 있어서 걷기에 좋다. 가을분위기가 많이 나서 정말 좋다.
소나무숲길에도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고 가을냄새가 더욱 진하게 나서 좋다.
길의 끝부분에서 잠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있는데 어디선가 '톡톡톡' 소리가 나서
가만히 서서 나무위를 둘러보니 새한마리가 무얼 물고 와서는 부리로 쪼고 있다.
무얼까..딱딱한 조개껍데기 같기도 하고..암튼 부리와 딱딱한 껍질이 만나 조용한 숲에
'톡톡톡' 가을을 깨듯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렇게 녀석을 혼자서 구경하다가 조용한 숲길을 빠져
나오는데 기분이 묘하다. 이상한 나라에라도 빠져 들어가고 있는 기분...

산에도 오는 사람들을 보니 나처럼 움직이는 시간들이 정해져 있다. 아침에 오는 사람은 아침에
점심에 오는 사람은 점심에 주로 와서 마주친다..늘 비슷한 장소에서..그리고 주말에 오는 사람...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며 작은 산을 오르고 내린다. 눈인사 말인사 한번 나누지 않고
그렇게 같은 공간 같은 자연  같은 시간을 나눈다. 인사를 반갑게 나누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
아직 산의 넉넉함을 덜 배운 것일까... 그래도 몇 번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렇게라고 산에 왔다는 것이
정말 좋다. 하루 하루 다른 시간을,다른 자연을 느끼며 가을 속에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내일은 또 어떤 풍경을 자연을 만나려는지...

2011.10.26





 



청명한 가을하늘

 
생강나무잎도 물들고 밤송이도 모두 떨어져 내린 듯 하다








톡톡톡톡~~ 무얼 깨고 있었을까...

 








 
나무가 있어서 참 좋다...난 그들을 보러 간다.


코스모스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아파트 화단엔 가을장미가 처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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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와 뒷산 가을산행






주말 녀석들이 집에 오고나니 정말 정신이 없다. 전날부터 아니 그 전날부터 정신없이 보냈지만
주말은 더욱 정신이 없었다. 오전에 할 일을 모두 마무리 해 놓고 점심에 잠깐 뒷산에 가자고 했더니
아침 일찍 MTB를 한시간여 타고 들어왔기에 나가지 않을 줄 알았던 그가 뒷산에 가겠단다.
요즘 무릎이 아파서 산행도 하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아 뱃살이 오른 그,이제 슬슬 움직여야 함을
느낀 것일까... 아침에 자전거도 타고 들어오더니 말이다.

딸들은 산에 가자니 강하게 '노' 학교 들어가 또 자습해야 하는데 힘들다며 싫단다. 그래서 둘만
물 한 병 챙겨 들고 뒷산으로 가는데 날이 참 좋다. 오전에 힘들게 청소며 그외 모든 일들 뛰어
다니듯 해서인지 난 힘들다. 다른 날보다 힘들게 산을 오르는데 그래도 오길 잘했다.그와 이런저런
이야길를 하면서 천천히 올랐다. 날이 따듯하기도 하지만 가을이 깊어졌음을 온 몸으로 다가온다.
그는 뒷산에도 정말 한참만에 오는 것이라 달라진 것들이 많다며 거듭 말을 한다.

오르막을 오르며 '천천히 갑시다요~~' 하며 음악을 들어가며 둘이서 천천히 오르는데 땀을 줄줄
흘리고 나니 정상에서 맞는 바람이 정말 시원하다. 정상에 있는 밤나무 밑에서 몇 개 밤을 줍고는
하산 길에 밤나무가 많은 곳에 들러 둘은 산밤을 주웠다. 땅에 떨어져 내리면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대신에 먼저 벌레가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그 단단한 밤을 벌레가 뚫고 들어가는지...
밤은 먹는 것보다 줍는 맛이 더 좋다. 떨어진 밤송이를 뒤집으며 혹시나 알밤이 있나 찾는 것도
참 재밌다. 그렇게 몇 개의 밤을 줍고는 그와 함께 내리막길을 내려 걷고 오솔길을 걷다가 소나무싶으로
들어갔다. 날이 좋아서인지 솔향이 정말 좋다. 천천히 일부러 숲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그래야 더욱 나무냄새 흙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다.

늘 혼자오던 길을 그와 함께 음악을 들어가며 손을 잡고 걷는 맛도 참 좋다.
그가 날마다 산행을 거르지 말고 하라며 당부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며...
누가 그것을 모르겠는가 귀차니즘에 게으름이 먼저 발목을 잡으니 그렇지.
한시간 반 정도 그렇게 둘이서 손을 잡기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을 오르락 내리락 땀을 흘리다보니
기분이 정말 좋다. 땀이 줄줄 가을 속으로 떨어저 내리는 것이 나도 가볍게 겨울을 맞을 수 있을 듯.

산행을 마치고 아파트 뒤의 가로수 밑을 걸었다. 가로수잎이 떨어져 내려 가을 운치를 자아낸다.
멀리 갈것이 아니라 바로 곁에서 이렇게 가을을 맞본다. 가로수 길을 걸으며 낙엽을 밟기도 하고
발로 차 보기도 하고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잠깐 걷다가 아파트 산책길을 걸어서 집으로
향하는데 산수유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빨간 열매를 따서 나르는 아이들 무얼 하려고 할까.
가을을 여기서 저기서 익어 가고 있다.나도 모르는 사이 시나브로...

2011.10.23























 











 



산수유 열매


아파트 화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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