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산행,여시와 함께






오늘은 뒷산 산행을 안가려다 시작했으니 힘들어도 '가자' 하고는 나섰다.
오전에 엠피에 '이탈리안 보사' 음악을 넣는데 잘 안되어 두어 번 하다가 음악이 들어간 것을 확인
하고는 보사노바 음악을 들어가며 날도 좋은데 산에 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물 한 병 챙겨들고 가방을 준비하는데 여시가 난리났다. 요즘 날마다 혼자서 산에 가니
오늘은 저도 가겠다는 투로 현관앞에서 물러서질 않는다. 지지배....
그래서 할 수 없이 녀석을 목줄하여 안고 나갔다.

바람이 조금만 불면 여시가 콧물을 흘려서 겉옷 안에 넣고는 머리만 쏙 내밀게 해 주었더니
품에 폭 안겨서  기분이 좋은가 보다. 산에 올라가서야 녀석을 내려 놓았더니 냄새맡고는
쉬하고 배설물을 한덩이 몸 밖으로 내 놓더니 기분좋게 산을 오르기 시작이다.
녀석은 기분이 좋겠지만 난 혼자 다니다 녀석을 안고 다니다보니 힘들다. 녀석이 조금 걷더니
힘든지 안아 달라고 하고 심장이 걱정되어 안고 올라갔더니 내가 힘들다.
그러지 않아도 두통이 심한데 약도 못 먹고 올라왔더니 머리가 지끈 거리는데 오늘따라 까마귀
한마리가 나무에 앉아 '까악 까악 까악~~' 이상스럽게 우니 기분이 묘하다.

여시를 안고 나와서 의자가 보일 때마다 앉아서 쉬게 되었다. 그래도 점심시간 산에 온 사람이 없으니
안심하고 푹 쉬며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가니 날은 좋아도 바람이 많다. 여시는 콧물을 줄줄...
이궁 그러니 집에 편하게 있지 왜 따라와서는..녀석 오늘 고생해봐야 내일은 따라 온다고 안하지.
그렇게 녀석을 품 안에 넣고는 내려가다보니 나도 힘들다. 오늘은 밤나무가 있는 곳에서 그냥 구경만..
알밤도 없는 듯 하다. 오가는 사람도 많고 산밤이라 떨어져 있으면 벌레와 짐승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밤송이 안에 있는 알밤을 만나면 밤을 줍는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다.

하산길을 서둘러 내려가서 오솔길로 접어 들어 소나무숲이 있는 곳으로 갔다.
솔향이 기분 좋게 한다. 바람도 시원하고 집에서는 늘 망설이면서도 산에만 오면 이런 냄새가 참 좋다.
혼자서 나무냄새 흙냄새 시원한 바람을 맘껏 누리고는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는데 기분이 좋다.
그런데 녀석을 계속 안고 다녔더니 힘들다. 지친다. 물을 마시고 손바닥에 물을 덜어 여시에게 먹이니
저도 힘든지 한참이나 물을 마신다. 녀석...

기분 좋은 음악을 들어가며 하산길을 서둘렀다. 점심시간에 늘 오는 아저씨들이 몇 분 있다.
허리가 아픈지 쉬며 쉬며 걷는 연세 지긋하신 분도 있고 젊은 아저씨도 몇 분 있고
늘 그렇게 만나다 보니 이젠 낯 익은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산에서 만나면 인사라도 나누고 다녀야 하는데 그냥 쳐다만 보고 다닌다.
그래도 나 혼자가 아니라 가끔 마주치는 사람이 있는 뒷산이 좋다.
오늘도 한시간 날 위해 진정한 시간을 낸 듯 하여 좋고 무르 익는 가을 속에 있었다는 것이 좋다.
내일 또 예약을 하며 하산을 한다..내일 보자꾸나...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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