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이 밝았네

 

 

드디어 올 해의 마지막인 12월이 밝았다. 정말 모두가 바쁘게 달려 온 해이다.

다른 달도 바빴지만 십일월은 눈코뜰 새도 없이 바빠서 책을 11권 밖에 읽지 못했다. 올해 최저로 읽은

것이다. 그래도 딸들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 달이라 혼자서 다독다독.11월에 읽지 못한 것 12월에

다 읽어야 하는데 첫 날부터 바쁘게 생겼다.주말이라 더 바쁠 듯 한데 날이 꽤 춥다는 것.

어제 늦게 비가 조금 다녀가더니 날이 꽤 쌀쌀하다. 큰놈은 요즘 날이 추우니 날마다 훌쩍훌쩍여서

옆지기가 병원에 데리고 가본다고 하는데 녀석은 안간다고 하고... 모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조를 보러 가자고 했지만 녀석들이 일찍 일어나지 않을 것도 같고 서로 바쁠듯 하여 패스했다.

간만에 식구들 모두 모였으니 영화 한 편이라도 보자고 한 것이 언제 보게 될지 모르겠다.

 

난 오늘 중학교 동창회도 있다.그동안 딸들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참석을 한동안 못했는데

친구들이 보고 싶어 가고 싶은데 저녁 시간에 요즘 내가 맥을 못추고 일찍 자는 에너지 다운 현상이

있어 걱정이 된다. 저녁시간에 잘 버틸 수 있을지. 병원 약을 먹는 것이 있어 더 그런지 도통 저녁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서 한동안 새벽형이 되었는데 어제 간만에 1시를 넘겨 안자고 있었더니

큰딸이 놀란다. 엄마가 이 시간에 깨어 있는 것을 정말 너무 오래간만에 봐서 놀랍다나.

시월 수술전에는 늘 새벽까지 깨어 있었는데 이젠 반대로 되어 버렸으니 나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데 식구들은 어떨까.오늘도 울집에서 제일 먼저 눈을 뜬 것은 나다.

빨리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녀석들 단잠에 빠졌다. 큰놈은 아침 일찍 알람이 울어 일어나나

보다 했는데 아직도 기척이 없다. 어제 힘들게 돌아 다니고 감기약까지 먹고 잤으니...

 

십이월도 역시나 바쁜 달일 듯 하다. 두녀석들 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역시나 옆지기는 늘상

바쁜 달이라 배가 남산 만하게 더 나올 것이며 모임으로 인해 날마다 '회식'이란 소리가 들려 올 듯.

모두 적당하게 시간을 즐겨야 할텐데.그리고 적당하게 기분 좋은 일들이 있어햐 할 것이고

울집은 이달에 딸들 일도 잘 되어야 하고 전세를 준 집에 대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새 집을

분양 받고 바로 남에게 임대를 해주어 몇 년 동안 내집처럼 살던 임차인들이 자신들 사정을

봐줘가면서 세를 놓았었는데 내집인양 우기고 있으니 참...처음부터 남들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전세를 주었고 전세금이 무척 올라도 사정이 딱하여 남들보다 싼가격에 주었건만 그것을 이젠

당연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사람들,요즘 전세값이 무척 올라 전세 나오는 집도 없다고 하는데

뭘 믿고 그렇게 세를 살면서 도도한 자세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가끔 이렇게 타인의 사정을

봐주다 보면 내가 발등을 찍듯 하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배려'라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 뿐만이 아니라 타인을 볼 줄 아는 그런 달이 되길.그리고 모두가 처음에 소원하던

일들이 이루어져 웃는 그런 마무리의 달이 되길 바래본다.

 

2012.1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저녁에 피자먹자

 

 

딸들과 모처럼 밖에서 만나 쇼핑도 하고 골목길 구경도 하고 옆지기가 퇴근길에 우리와 합세를

하여 저녁에 먹기로 한 울동네 피자집으로 갔다.오후에는 그렇게 춥진 않더니 저녁이 되면서

비가 살짝 뿌리더니 몹시 춥다. 바람도 많이 불고 쌀쌀하여 감기 기운이 있는 큰놈도 걱정

막내도 감기 걸릴까봐 옷을 잘 여미라고 해도 녀석들 다 풀어 헤치고 다닌다.울동네 무척

복잡한 동네인데 마춤하게 주차를 할 공간이 나온다.누군가 피자를 먹고 바로 나가는 사람이

있어 마춤하게 주차를 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곳은 우리의 단골 피자집 '남자 피자'이다. 바로 맞은 편에 '승기 피자' 집이 새로 들어왔고

이곳은 한 건물에서 자리를 옮겨 새단장을 마친 곳이다. 매장이 더 넓고 편안하게 바뀐 듯

하여 좋다. 밟고.. 딸들과 자리를 잡고 앉아 무얼 시킬까 하는데 녀석들 '오늘은 다른 것 시키자'

하고는 늘상 먹는 '포테이토 골드'를 시키고 있다. 거기에 김치와 해물이 들어간 스파게티에

음료수는 각각 다른 것을 시켜 놓았다. 우리 가족이 올해 모일 기회가 없어서였는지 피자를

정말 백만년만에 먹어 보는 것 같다며 모두 한마디씩 한다.모두가 바쁜 한 해를 보내느라

모일 수가 없었으니 이런 것도 간만에...그렇게 하여 올해 사용해야 할 '보너스'가 대부분

그냥 남아 있어 오늘 특별히 이곳에 온 것인데 중복할인이 되지 않으니...

 

 

 

 

이런 음식은 자주는 먹지 않아도 왜 가끔 찾게 되는지.보기만 해도 느끼한 것이 중독성이 있는

것인지 딸들은 가끔 이곳의 피자를 찾게 된다. 피자와 함께 스파게티를 꼭 하나쯤 먹어줘야

하는 녀석들,오늘은 늘 먹던 오븐스파게티가 아니라 김치와 해물이 섞인 스파게티인데 매콤하다.

큰놈은 매운것을 잘 먹지 않는데도 맛있다며 잘 먹는다. 두녀석 바쁘게 포크질을 하다가 해물

이라고 생긴 것들을 '엄마 해물 드세요..' 정말 고마운 소리다. 싹싹 비우고 나서 하는 소리니...

기름 잘잘 그리고 매콤..요런것을 돌돌 말아서 한 입에 쏙 넣고 그 풍부한 느끼함을 먹어야

위장이 한 번 먹었다고 생각을 해주는 것인지...나한테는 느끼한 것들이 잘 받지 않는데

그래도 일년에 한두번이니 맛을 본다. 요거 괜찮다.스파게티와 김치의 만남이라...

 

 

 

오늘 모처럼 가족이 모여 외식다운 외식을 하는 것 같아 맘껏 녀석들을 사진에 담았다.

-엄마,사진만 찍지 말고 얼른 드세요.. 스파게티도 못 먹고 피자 얼른 드셔요.

녀석들 엄마를 무척 생각해 주는 것처럼 말한다. 자식들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보아도 행복한가.

두녀석 열심히 먹는다. 간만에 먹는 피자라 맛있다나.. 막내는 이 피자를 무척 좋아한다. 울식구

모두 '다이어트를 해야 해..나 이제부터 다이어트 할거야..' 물론 옆지기도 며칠 전에도 이렇게

선언했건만 열심히 드신다. 큰놈고 그렇고 막내도 그렇게 말했건만 누가 그런 말을 했던가

하고는 열심히 드시고 계셔서 '이보세요들,다이어트들 하신다면서요..' 했더니 '이거 먹고 그 다음부터

하면되지...' 아고 그럼 언제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일까.먹을 땐 다이어트 할 생각이 나지 않나보다.

그리고 모두가 먹느라 말한마디 없이 조용하게 먹는다. '이야기좀 하면서 드시죠..먹느라 조용하네.'

'그러네.우리 먹느라 정말 조용하네.' 우리에겐 너무도 큰 피자였던것 같은데 어느새 정말 단숨에

내 앞에서 피자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연신 피클을 나르는 옆지기,'아빠 피클 많이 많이..'

막내는 피클을 무척 잘 먹는다.아니 오이킬러다. 피자보다 피클을 더 먹듯 하면서도 핫소스까지

뿌려가며 잘 먹는 녀석들,간만에 위가 놀랬을 것 같다.

 

스파게티와 피자를 배부르게 먹고 큰놈은 먹리도 아프도 눈도 아프다고 하여 아빠와 차에 있고

막내는 오늘 기필코 귀를 뚫어야 한다고,어릴 때 뚫어 주었는데 오래도록 안해서 한쪽이 막혔다며

귀걸이를 해야 한다고 하여 귀금속집에 가기로 하여 막내와 난 바람이 거센 길을 걸어 단골집으로

향했다. 큰놈도 이곳에서 새로 귀를 뚫었고 몇 번 왔더니 기억해 주어 이곳으로 오는데 아저씨 왈,

요즘 날마다 고3들 귀 뚫러 온다면서 '고생했다'고 한마디 하신다. 그 말씀이 참 좋다. 막내가 귀걸이

를 고르고 아플까봐 걱정하는 것도 잠시 한쪽은 뚫여 있어서 그런지 금방 양쪽에 반짝반짝 귀걸이

두개가 빛나고 있다. 오늘은 막내를 위한 날처럼 녀석이 맘에 들어하는 캔0화도 사주었지 먹고 싶은

피자도 먹었지 귀걸이도 했지. 오늘 녀석 계탔다.염색약을 사서 머리도 염색해 주겠다고 했더니

학교에서 무척 엄하게 하고 있는지 안된다면서 아직 안하겠다고 한다. 범생이. 엄마 말을 잘 듣지도

않으면서 그런 말은 잘 듣는다. 다른 학교로 간 친구들은 대부분 일정이 정해져서인지 외모도 많이

바뀌고 대부분 알바를 하고 있어 녀석에게 맛있는 것을 사준다고 연락이 왔는지 주말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녀석이다. 그래도 모두가 모여서 그동안 못해 보았던 것들 하나 하나 하게되니

비로소 '가족' 이 느껴진다. 지난해에도 그리고 올해도 우리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각자 떨어져

생활을 하였는데 올해 잠시 하나로 뭉친듯 가족이 느껴진다. 모두 올한해 고생했고 고생한 만큼의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12월은 그렇게 빛나는 달이기를.

 

2012.11.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터미널 앞 골목길 벽화 보러 가자

 

 

어제는 친정아버지 기일이라 친정에 가느라 하루를 다 보내고 제사를 지내고 친정에서

늦게 돌아와 피곤한 하루를 열었다. 큰딸은 늦게까지 자기에 그냥 놔두었더니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라디오를 틀고 아침상을 준비하며 깨웠다.녀석 때문에 난 일찍 일어나고도

늘 아점을 먹게 되니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 그래서 녀석에게 오늘은 외출을 하자고..

쇼핑도 하고 터미널 앞에 벽화마을에 가서 벽화도 찾으며 거리도 걷고 이것저것 구경하자고 했다.

 

 

 

이곳은 친구와 한번 와서 답사를 하듯 사진도 찍고 저녁도 먹었던 곳이다.

거리가 워낙 골목 골목 있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찾으며 다녀야 한다.

여긴가 하고 가면 아니고 다시 저긴가 하면 아니고.. 암튼 그런 골목인데 그곳에 가자고 하니

녀석 선뜻 나서기는 하는데 오늘따라 구두를 신고 나오니...골목을 걸어야 하는데 운동화나

편한 신발을 신고 나오지... 그래도 시내 나간다고 구두를 신고 나왔나본데 난...

엄마와 이렇게 시간을 누려보는 것도 얼마되지 않을 듯 하고 둘의 이런 시간도 오랜만인듯 하여

앞으로는 그런 시간적 여유도 없을 듯 하여 함께 나가자고 하는데 워낙 늦게 일어나고 둘이

함께 준비하다 보니 늦었다.점심시간이 지나서 이동하는데 날이 따뜻한 듯 하면서도 춥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젠 이동하는 것이 익숙하다. 그리곤 앉을 자리부터 찾는 우리들...

 

 

 

터미널에서 내려서 쇼핑을 하러 먼저 갔지만 맘에 드는 것이 없다.그래서 골목으로 들어가

벽화를 찾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처음에 '여기다' 하고 나오지 않는다. 이골목인가 저골목인가

하고는 몇 번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가 드디어 나오게 되고 녀석은 기대하지 않았던 듯,

'우와..신기하네.이런게 다 있고..' 하며 웃는다. 엄마와 이런 곳을 다닌다니 이상한가 보다.

아무렴 어때 엄마하고 이렇게 하하호호 하며 다니는 것도 기분 좋지..녀석이 좋아하는 계란빵을

하나씩 손에 들고 먹어가며 벽화를 찾았다. 배가 든든해야 이런것도 기분 좋게 구경할 수 있다.

첫번째 찾은 벽화는 괜히 사진 찍기 싫어서 친구와 함께 하며 찍었던 그날의 추억을 이야기

해주고 녀석은 혼자서 기분 좋게 사진을 찍고..그런데 차가 너무 많이 다니니 짜증난다.

골목엔 차보다는 사람이 더 많이 다녀야 하는데 차를 위한 골목 같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곳에 차들이 일정하게 주차를 해 놓아 벽화를 감상하기 보다는

차를 구경하고 있는 듯 하다. 에효.. 좀더 차주들이 아량을 베풀어 주차를 해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런가하면 지저분 한 곳도 있기도 하여 눈에 거슬리기도 하고...

암튼 그래도 벽화가 있으니 젊은이들의 거리 같기도 하고 문화의 거리 같기도 하고

뭔가 상가회에서 변화를 준 듯 하여 골목을 걷는 기분이 남다르다.

딸은 조금밖에 없는 줄 알고 있다가 숨은그림처럼 찾게 되는 벽화가 기분 좋은가 보다.

상가들도 아기자기한 곳들도 많고 개성이 있는 곳들이 있어 구경하는 맛도 나고...

멀리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도 이렇게 구경할 수 있고 늘 가던 곳인데도 몰랐다며 새로워 한다.

볼거리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누군가의 수고로 인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벽화거리다.

 

 

 

 

 

 

 

 

골목을 걸어 다닌다는 것은 힘이 들어도 하나 둘 찾다보면 참 재밌다.

그런데 큰따님 비염 때문에 콧물 훌쩍훌쩍,눈은 충혈되고 머리까지 아프다고 하니

더 많이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다.거기에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 보라고 하면

-엄마,사람들 지나다니는데 창피하잖아...

-저거 한번 해주면 엄마가 카페에서 차 사줄께..아님 맛난것 사줄까?

녀석 그래도 고집이 있어 안한다. 할 수 없지 나라도 맘껏 줄기는 수밖에.

녀석은 엄마만 기분 좋게 벽화를 구경하며 다닌다고 발도 아픈지 투덜,막내가 나오는 날이라

그럼 이곳으로 오라고 했더니 녀석과 계속 문자를 주고 받았으니 방해가 되었다며 투덜...

막내 오면 뭐 하냐고.. 그래도 난 좀더 찾아 보려고 녀석을 달래가며 다니는데

녀석이 훌쩍이니 더는 못 돌아 다닐 듯... 그래도 이렇게 둘이서 잠깐 바람 쐰 것이 어딘가.

정말 나중에는 큰 추억이 되리라. 저도 친구들과 이곳에 오면 엄마와 다녔던 것을 생각하며

찾으러 다니겠지. 춥지 않은 계절에 오면 더 좋겠고 제 친구들과 함께 하면 더 좋은 추억을 만들겠지.

 

 

 

 

이곳에서 골목 벽화를 구경하고 터미널 백화점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오늘은 녀석을 위해 쇼핑을 하러 왔는데 녀석 엄마를 위해서인지 사지 않고 구경만 한다.

모두 비싸다면서...그래도 아이쇼핑하는 것도 재밌다. 모녀가 이렇게 나들이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딸이 커서 나오니 또한 그 기분이 다르다.처음엔 이곳의 지리를 잘 몰라 헤매기도 했는데

이제 둘은 잘 다닌다. 여기저기 오가며 다니다 이00에 가서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는

다리도 아프고 힘들어 쇼핑을 다 하고는 막내도 기다릴겸 전자매장 폭신한 쇼파에 앉아 티비구경을

하며 막내를 기다렸다.오십여분 둘이서 편안하게 앉아 기다리는데 막내가 도착했다는 전화,

-엄마,나 여기 왔는데 엄마 어디에 있어.1층이야 어디야..

-엄마랑 언니는 푹신한 쇼파에 앉아 티비봐..전자매장...

그렇게 하여 아니다싶어 얼른 술래잡기를 하듯 숨자고 하다가 막내가 찾지 못할 듯 하여

매장을 한가운데를 보고 있자니 녀석이 씩씩하게 걸어 온다. 캐리어를 끌고 오는 줄 알았는데

가방만 하나 메고 오는 녀석,얼른 녀석들 필요한 것 하나씩 더 구매를 하고 계산을 하고 벗어나다

-막내야,너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그 신발 사줄께 금0으로 가자.

했더니 좋아한다. 큰놈은 작년에도 몇 개를 사주어서 싫다고 하고 오늘도 돌아 보았는데 싫단다.

그렇게 하여 막내와 매장에 가서 녀석이 좋아하는 색의 캔0화를 고르고 발에 맞는 미리수가 없어

택배로 받기로 하고는 옆지기에 문자,퇴근길에 이곳으로 와서 픽업해 가달라고...

세모녀가 모두 다 이곳에 있다고 했더니 복잡한 곳에 있다고 핀잔을 하면서도 오겠단다.

저녁을 미리 무얼 먹을까 정해 놓았기에 함께 움직여야만 했다.

큰딸과 함께 나온 쇼핑이었는데 막내까지 합세를 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옆지기가 오게 되어

한가족이 모이게 되었다. 날이 저무니 쌀쌀하고 오후와는 다른 날씨,오늘 하루 콧바람 잘 쐬었다.

거기에 골목길 구경은 언제나 재밌다. 다 다른 일상이 숨겨져 있고 숨은 그림을 찾는 것처럼

벽화도 찾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가는 것 같아 기분 좋은 하루였다.

 

2012.11.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딸과 함께 길을 나서다

 

 

오늘은 두번째 맞이하는 아버지 기일이라 시골에 내려가야 한다. 옆지기를 기다려 저녁퇴근시간에

가자고 했지만 엄마 혼자 동동 거릴것만 같기도 하고 큰딸이 있어 딸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외가댁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보자고 했다. 녀석 일찍 일어났더라면 더 일찍 길을 나섰을텐데

늦잠을 자서 점심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난 시간에 집을 나섰수가 있었다.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다른 것은 들고 갈수도 없고 디카에 책만 한 권 챙겨 들고 나섰다. 밖에서 추울듯 하여

둘은 꽁꽁 싸매고 나섰는데 목도리를 하는 것을 싫어하는 녀석 손에 들고 다닌다.

-그거 왜 손에 들고 다녀..목에 둘러야 춥지 않지..콧물 훌쩍이느니 목도리 하겠다.

-엄마 잔소리 때문에 들고 나온것야.. 그냥 들고 다닐거야.

늘 이런식이다. 그러니 사사건건 둘은 부딪히고 잔트러블...그래도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내 카드로 하여 둘의 요금을 계산하고 자리에 앉아 전철역까지 기분 좋게 갔다.

 

 

 

울동네 할마시 분들이 많다...엄마 친구분들이 많이 타셨다

 

전철역에서 중간역이 아닌 종착역까지 가는 전철을 타기 위하여 30~40분을 기다려야 했다.

훵하게 뚫린 플랫폼에서 나무의자에 앉아 잠깐 책을 꺼내어 읽는데 손이 시렵다. 허허벌판에

앉아 있는 것처럼 다리도 점점 꽁꽁 얼어가는 것 같고 딸도 춥다고... 율무차를 한 잔씩 빼서

마셨지만 그때뿐이다.그렇게 앉아서 기다리다보니 전철이 오고 평일이라 그런지 붐비지 않는

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아 갈 수 있었다. 가는 역이 지방대학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대학생들이

많다. 수도권에서 내려오는 학생들인가보다. 엄마네 집에 가면서 이렇게 시내버스와 전철 그리고

다시 털털이 시내버스로 가는 것은 처음이다. 결혼하고도 처음이고 내 평생 처음이다.

 

그러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를 애상을 할 수가 없다는 것. 늘 자차로만 다니다가 이렇게 가는

것도 여행 기분이 나고 좋을 듯 하여 나섰는데 길에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

하지만 전철 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은 자차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이다. 새롭다 여행하는 것처럼...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지만 달려서 가는 시간은 짧았다.금방 역에 도착하고 아직은 허허벌판처럼

역만 덩그러니 있는 곳에 내렸는데 도통 시내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차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역에 다시 들어가 편의점 아저씨께 물었다.

-저 여기 처음인데 00방향 가는 몇 번 버스를 어디에서 타야 하나요.길 건너인가요 역 바로 앞인가요.

버스시간은 어떻게 되죠...

-아 저도 여기는 고향이 아니라 잘 모르는데 00를 물어봐 주시면 제가 자세히 대답해 드릴께요..

-ㅎㅎㅎㅎㅎ... 저도 거기서 지금 오는 길이고 거기서 사는데 제가 더 잘 알듯 하네요.

저한테 그곳에 대해 물어보세요.제가 대답해 드릴께요.지금은 이곳에서 버스 타는 것이 필요한데요.

그랬다. 편의점 아저씨도 내가 금방 왔던 곳에서 사시는 분이라 이곳에 대하여 모른단다.

 

에효 이곳에서 가게를 하니 그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텐데..

너무 웃겨서 그냥 웃으며 나왔더니 딸이 알아봤냐고 한다. 편의점 아저씨와 한 대화를 말해 주었더니

깔깔거리며 웃는 녀석,안되겠다 싶어 올케에게 전화해 보았는데 안받는다.다시 엄마집에 전화를

했더니 작은오빠가 일찍 왔는지 받는데 오빠도 잘 모른단다.엄마가 옆에서 일러 주시는데

엄마는 그저 몇 번 버스만 타라고 하시니 길을 건너는지 아닌지 알려 주시니 않는다.

지나는 사람이라도 있어야 물어 보는데 시간이 점점 기울어지다보니 사람이 별로 없고 학생들은

한 편으로 셔틀버스로만 이동하니 우리가 있는 쪽으로는 오지도 않고.. 물어 물어 길 건너에서

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4~50여분 기다렸다. 점점 우리는 동태가 되어갔다.

그래도 이것이 시골여행의 맛이라며 기분 좋게 기다렸더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버스가 온다.

정말 반갑다.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 온 것보다도 더 반갑다.정말..

 

 

 

 

 

 

그래도 더 많은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타게 된 것이 어디냐고,

큰오빠는 시골에 올거면 미리 전화를 하지 그냥 그렇게 힘들게 내려왔다고 오빠가 퇴근을 좀

일찍 하고 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올케도 바빠서 일을 보다가 오빠와 함게 내려오는 중이라며

미리 전화하지 그랬냐고.. 나름 이것도 추억이니 괜찮다며 버스에 타고 떠들다보니

앞좌석에 앉은 할마시들이 울동네 분들이다.그것도 윗집 아랫집 엄마 친구분들이 대부분..ㅋㅋ

 

딸에게 할마시들이 내릴 때 함께 내리고 따라가면 길을 잊지는 않는다고,다 동네분들이라고 했더니

웃는다. 동네에 식물원이 생기고 이 버스가 종착역이 된 것이다. 평일이라 여기저기 시골버스가

툴툴 거리며 들렀지만 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울동네 아줌마들이 그래도 어디서 타셨는지

몇 분 계시니 왜 그리 반가운지..내리면서 인사하고 인사하고..인사하니 깜짝 놀라신다. 요즘

누가 버스를 타고 오겠는가 자차를 이용하니 이렇게 올 줄도 몰랐고 나라고는 생각도 못하다가

한버스에서 내렸으니... '00야,아버지 기일이나 내려오는구나.올해가 몇해지..' 라고 하시며

모두들 아버지 기일을 아시는 눈치다. 늘 집 위 마을회관에 모이시어 밥을 나누어 드시고

하루종일 함께 하시다보니 누구네집 숟가락이 몇 개 있는 것까지 다 아시는 시골분들이다.

 

동네길을 걸어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깜짝 놀라고 작은올케가 고생을 하고 있다.일찍 와서

도우려고 했는데 작은올케와 엄마가 다 해놓으셨고 그냥 저녁 차리는 것만 잠깐 돕고 바로

큰오빠네가 와서 시끌벅적..그리고 딱 한 분 계신 고모네까지 오셔서 그야말로 시끌벅적..

엄나는 식구들이 모두 모이니 또 눈물이 나는지 김장하고 감기 걸리셔서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는데 목이 메는듯한 목소리로 '니 아배가 오긴 오려나..' 하신다. 엄마도 아버지가 그리운 것이다.

'아버지가 오셔서 벌써 우리의 이런 모습 보고 좋아하시고 계실거야 걱정마셔..' 했더니

울컥 하셨나 보다.그래도 식구들이 모이니 좋은지 많이 못 차렸다며 하나라도 더 내놓으려고...

힘들게 오고 추워서 찌개와 함께 밥을 한 그릇 뚝딱 비웠는데 그게 탈이 났던 모양이다.

맛있게 먹었는데 소화가 되지 않는다. 엄마는 내가 아팠던 이야기를 모두 소문을 냈는지

고모도 내 건강을 걱정하시고...그래도 식들이 많으니 모든 준비가 수월하다.

 

울아버지는 무척 제사니 예절에 엄격하시어 제사를 지낼 때도 일분 일초도 틀리지 않고

음식을 차려내는 것도 격에 하나라도 틀리면 되지 않았는데 아버지 제사는 일찍 지내기로 했다.

아버지 계셨다면 큰일 날 일이다. 하지만 모두가 제사를 지내고 치우고 돌아가야 하니 어쩔 수 없다.

9시가 넘어서 지내기로 하고 준비를 해 놓고는 기다리다 제를 지내는데 내 배는 급기야 약까지

먹어야 해서 약을 먹고 쓸어 내리며 아버지께 제도 못 지냈다. 구부리지도 못할 정도로 아프더니

아버지 제를 지내고 한참 치우다보니 조금 내려갔다. 올케와 작은오빠의 생일이 바로 다음날이라

아니 아버지가 둘의 생일날에 가셨기에 제사를 지내고 다시 둘의 생일축하케익까지 겸했다.

제사도 지내고 생일축하까지 두번이나 하다보니 그야말로 아버지의 제사날은 바쁘게 되었다.

그래도 화기애애하게 모두 마치고 밥을 나누어 먹고 케익도 나누어 먹고..

엄마가 남은 음식들 모두 싸가라고 해서 봉지 봉지 음식들 나누어 조금씩 갈무리 하다보니

엄마가 드실 것은 조금밖에 남지 않는다. 아니 엄마가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과 나누어 드실

것 조금만 남겨 놓으라고 해서 전을 한접시 정도만 남겨 놓았다. 제를 지내고 마을회관에 계신

분들에게 음식을 드시러 오시라고 했더니 안드신다고 해서 남겨 놓은 것이다. 작년에는 모두

회관에 가져가서 드셨다는데 올해는 식구들이 늘었으니...모두 무사히 마치고나니 하루가 저물었다.

 

엄마는 아버지 제를 지내는 것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처럼 몹시 꺼려하셨다. 아버지 사진도

못 꺼내 놓게 하셨는데 오늘은 그래도 우리가 우기듯 하여 아버지 사진을 꺼내 놓았더니 바로

싸서 챙겨 두셨다. 나 또한 제를 지낼 때 눈물이 쏟아지고 속도 컥 막히듯 아팠는데 나 또한

아직 아버지의 빈자리를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식구들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고 평온하게

해달라는 언니의 말처럼 아버지는 그렇게 해주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겠지.

아버지의 영혼을 만나러 가는 날,큰딸과 함께 여행처럼 즐겁게 즐기며 갔기에 돌아오는 길도

기분 좋게 돌아올 수 있었고 모두가 웃으며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 기분 좋았던 시간.

아직 여분의 슬픔은 남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더 깊어졌지만 그래도 슬픔은 해넘이의 시간처럼

짧아졌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되어 있고 시간은 모든 것을 잊게 하더라.

내년에는 또 다른 아버지의 기일을 만나겠지. 아버지, 보고 싶어요...

 

2012.11.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겨울비 오시네

 

 

 

오늘은 큰딸과 재래시장을 구경가자고 했는데 날이 좋지 않아고 해서 패스했다.

어제 녀석은 고딩 친구들을 만나러 시내 나가서 하루종일 돌아 다니고 오더니 힘들었는지

아침에 일어나질 않는다. 가만 두었더니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에 아침을 먹었다는...

녀석 오늘은 수능점수도 나오고 이제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무사태평이다.

'따님 점수 나왔나요.. 밥 먹고 확인해 보세요..' 했더니 그 전에 확인하고는 웃는다.

'점수 나오면 멘붕인 애들 많겠다...' 자신은 어떻다는 것인지..가체점한 점수와 한과목만 다르고

똑같다고 하는데 막내는 어떻게 나왔는지 답도 없다...

 

어제 친구들과 그렇게 돌아 다니고는 찬바람을 쐐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리

엄마와 재래시장을 미루었더니 마냥 늘어져 있다. 눈이라도 오면 눈 핑계를 대고 끌고

나가려고 했더니 겨울비 오시네... 날도 꽤 쌀쌀한듯 하고..

어제와는 정말 다른 날이다.어제는 봄날처럼 따뜻하고 햇살도 너무 좋더니만

오늘은 비에 바람에 우중충...내일은 친정아버지 제사라 내려가야해서 날이 좋아야 하는데...

월말이라고 괜히 맘도 바쁘고 몸도 바쁘고 도통 책과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이다.

거기에 정형외과 약을 먹었더니 왜 그리 잠이 오는지...약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

밥만 먹으면 그냥 내처잔다. 어젠 책을 들고 읽다가 그냥 잤다는..

전화소리에 깜짝 놀래서 깨어보니 저녁 할 시간이다. 겨우 저녁밥만 해서 안쳐 놓았더니

큰놈은 친구들과 먹어서 안먹겠다고 옆지기는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호박고구마에 무만 조금 벗겨

먹고는 나 혼자 먹었다는...일찍 자니 새벽에 혼자 눈을 반짝 뜨고 일어난다. 이게 뭔 일인지..

완전히 새벽형으로 바뀌어 저녁엔 블로그 나들이도 못하고 책도 못 읽고...ㅜ

십월일 끝나야 책을 읽을 듯 하다. 낼까지 바쁘게 돌아 다니고 조금 여유를 가져야 할 듯 한데

큰놈 때문에 또한 십이월도 바쁠 듯... 오늘 조용히 앉아 겨울비처럼 침잠하는 하루를 보내 볼까나.

 

2012.11.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