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걸어 다닌다는 것은 힘이 들어도 하나 둘 찾다보면 참 재밌다.
그런데 큰따님 비염 때문에 콧물 훌쩍훌쩍,눈은 충혈되고 머리까지 아프다고 하니
더 많이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다.거기에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 보라고 하면
-엄마,사람들 지나다니는데 창피하잖아...
-저거 한번 해주면 엄마가 카페에서 차 사줄께..아님 맛난것 사줄까?
녀석 그래도 고집이 있어 안한다. 할 수 없지 나라도 맘껏 줄기는 수밖에.
녀석은 엄마만 기분 좋게 벽화를 구경하며 다닌다고 발도 아픈지 투덜,막내가 나오는 날이라
그럼 이곳으로 오라고 했더니 녀석과 계속 문자를 주고 받았으니 방해가 되었다며 투덜...
막내 오면 뭐 하냐고.. 그래도 난 좀더 찾아 보려고 녀석을 달래가며 다니는데
녀석이 훌쩍이니 더는 못 돌아 다닐 듯... 그래도 이렇게 둘이서 잠깐 바람 쐰 것이 어딘가.
정말 나중에는 큰 추억이 되리라. 저도 친구들과 이곳에 오면 엄마와 다녔던 것을 생각하며
찾으러 다니겠지. 춥지 않은 계절에 오면 더 좋겠고 제 친구들과 함께 하면 더 좋은 추억을 만들겠지.
이곳에서 골목 벽화를 구경하고 터미널 백화점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오늘은 녀석을 위해 쇼핑을 하러 왔는데 녀석 엄마를 위해서인지 사지 않고 구경만 한다.
모두 비싸다면서...그래도 아이쇼핑하는 것도 재밌다. 모녀가 이렇게 나들이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딸이 커서 나오니 또한 그 기분이 다르다.처음엔 이곳의 지리를 잘 몰라 헤매기도 했는데
이제 둘은 잘 다닌다. 여기저기 오가며 다니다 이00에 가서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는
다리도 아프고 힘들어 쇼핑을 다 하고는 막내도 기다릴겸 전자매장 폭신한 쇼파에 앉아 티비구경을
하며 막내를 기다렸다.오십여분 둘이서 편안하게 앉아 기다리는데 막내가 도착했다는 전화,
-엄마,나 여기 왔는데 엄마 어디에 있어.1층이야 어디야..
-엄마랑 언니는 푹신한 쇼파에 앉아 티비봐..전자매장...
그렇게 하여 아니다싶어 얼른 술래잡기를 하듯 숨자고 하다가 막내가 찾지 못할 듯 하여
매장을 한가운데를 보고 있자니 녀석이 씩씩하게 걸어 온다. 캐리어를 끌고 오는 줄 알았는데
가방만 하나 메고 오는 녀석,얼른 녀석들 필요한 것 하나씩 더 구매를 하고 계산을 하고 벗어나다
-막내야,너 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그 신발 사줄께 금0으로 가자.
했더니 좋아한다. 큰놈은 작년에도 몇 개를 사주어서 싫다고 하고 오늘도 돌아 보았는데 싫단다.
그렇게 하여 막내와 매장에 가서 녀석이 좋아하는 색의 캔0화를 고르고 발에 맞는 미리수가 없어
택배로 받기로 하고는 옆지기에 문자,퇴근길에 이곳으로 와서 픽업해 가달라고...
세모녀가 모두 다 이곳에 있다고 했더니 복잡한 곳에 있다고 핀잔을 하면서도 오겠단다.
저녁을 미리 무얼 먹을까 정해 놓았기에 함께 움직여야만 했다.
큰딸과 함께 나온 쇼핑이었는데 막내까지 합세를 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옆지기가 오게 되어
한가족이 모이게 되었다. 날이 저무니 쌀쌀하고 오후와는 다른 날씨,오늘 하루 콧바람 잘 쐬었다.
거기에 골목길 구경은 언제나 재밌다. 다 다른 일상이 숨겨져 있고 숨은 그림을 찾는 것처럼
벽화도 찾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가는 것 같아 기분 좋은 하루였다.
201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