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1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5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겨울엔 장편이고(from 유ㅂㅁㄷ님), 장편은 역시 러시아 장편이 제 맛이다. 문학동네 톨스토이 탐험단이 되어(from A 님 페이퍼) 『전쟁과 평화 1』를 선물 받았다.


톨스토이라고 한다면,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문호이다. 소설가, 시인이라는 설명을 넘어 사상가라는 호칭 또한 당연시된다. 고전은 지금 읽고 있다는 표현이 부적절한, 이미 읽었어야 했던 혹은 이미 읽은 책으로서, <전쟁과 평화>를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해야 옳겠지만.

얼른 가보자. <전쟁과 평화>는 처음이다.



1권은 3부로 이루어져있다. 1부는 각 인물이 소개되고, 화려한 사교계의 면면을 통해 당시의 문화를 보여준다. 2부는 러시아군의 일상이 소개되고, 3부는 모스크바 사교계와 러시아군의 전장을 오가며 그려진다.



소설의 중심에는 베주호프 백작(키릴 블라디미로비치 베주호프)의 아들인 피예르(표트르 키릴로비치[키릴리치] 베주호프, 키릴, 페탸, 페트류샤, 피에르)가 있다. 100여쪽을 읽어가는 동안 주요 등장인물이 소개된 맨 앞장을 연거푸 확인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빈 연습장에 인물이 등장하는 순서대로 등장인물의 이름을 적어보지만, 그런 수고로도 부족할 때가 다반사다. 피예르는 베주호프 백작의 유일한 아들이지만 서자이기 때문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홍길동 운명이다. 다른 남자들보다 몸집이 큰 편이라 유독 눈에 띄어, 겁먹은 듯한 태도 역시 화려하고 세련된 예법의 사교계 사람들에게 조용한 놀림감이다. 이랬던 피예르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어 베주호프 백작이 되다니, 그야말로 인생역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독하나 근심 걱정 없는 신세였던 피예르는 별안간 부유한 베주호프 백작이 되어, 밤에 침실에 들어서야 비로소 혼자가 될 정도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바쁜 몸이 되었다. .. 전에는 피예르의 존재 따위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가 만나고 싶어하지 않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화를 내거나 비관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했다. (390쪽)



활짝 갠 피예르의 인생에, 태양이 그 빛을 멈추고 어떤 먹구름이 끼게 될지는 다음 권에서…



처음에 읽게 되었을 때는, 이런 부분이 좀 이상했다. 안나 파블로브나와 바실리 공작의 대화다.



“오늘 축하연은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사실 저는 그런 축하연이니 불꽃놀이니 하는 것이 모두 못 견디게 싫어졌어요.”

“당신이 그런 기분이란 것을 알았다면 그 축하연은 그만둘 걸 그랬는데요”하고 공작은 태엽이 감긴 시계처럼 대답했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믿길 바라지 않는 말을 할 때 나오는 입버릇이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그건 그렇고, 노보실초프의 긴급 공문서 건은 어떻게 결정됐죠? 당신은 다 알고 계실 테죠?” (15쪽)



이탤릭체는 무슨 이유로 등장하는가,의 의문. 일러두기를 읽지 않아 생긴 일이다.

<일러두기>

5. 원서의 프랑스어(또는 기타 언어) 부분은 이탤릭체로 처리했고, 강조 부분은 고딕체로 처리했다.



말 중간 중간에도 프랑스어를 섞어서 말한다는 뜻인데, 프랑스와 전쟁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우아한 프랑스어로 말하는, 혹은 말하겠다는 러시아 귀족들의 뜻 모를 도취감이 이탤릭체의 모양 그대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나는 겨우 1권을 읽었을 뿐이다. 눈앞에 있는 듯 세심하게 인간 군상을 그려내는 톨스토이의 솜씨에 감탄하고 박수치고 또 감탄한다. 다만 입이 반쯤 벌어진 모습이 예쁜가, 하고 묻고 싶다.



젊은 볼콘스카야 공작부인은 금수를 놓은 벨벳 손가방에 뜨갯감을 넣어가지고 왔다. 엷은 솜털로 약간 가뭇하게 보이는 귀여운 윗입술은 이가 드러날 만큼 짧았으나 오히려 입술이 빠끔히 벌어져 귀여웠고, 어쩌다 가끔 아랫입술에 닿아 입을 다물면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더없이 매력적인 여자에게 흔한 일이지만, 윗입술이 짧고 입이 반쯤 벌어진 그녀의 결점은 오히려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여겨졌다. (23쪽)



입이 반쯤 벌어지면 더 예뻐 보이나. 눈에 아무리 힘을 줘도 입을 반쯤 벌리면 사람이 좀 멍해 보이지 않던가. 더없이 매력적인 여자에게 흔한 일이라는데. 미의 기준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 취향인가 혹 아니면, 멍해 보이는 여자가 예뻐 보이나. 그런가 혹은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유부만두 2017-12-1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영합니다!!!!! 여긴 겨울의 장편 소설 나라에요~~~~ 천천히 부담 없이 같이 읽어요, 우리....*^^*

단발머리 2017-12-17 22:54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서재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전쟁과 평화> 4권과 러시아어 수능 특강이 눈 앞에 아른거리네요~~
오랜만의 장편이라 먼 길 잘 갈수 있을지 조금 걱정됩니다.
유부만두님 응원에 힘입어 달려보렵니다. 화이팅~~!!!

2017-12-18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3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2-1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서구 남성들은 입을 살짝 벌린 여성에 성적 매력을 느꼈어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남성 중심의 시선이 많이 반영된 그림이에요.

단발머리 2017-12-23 17:4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그 소녀는 그렇게 멍해보이지는 않던데....
자세히 봐야겠군요, cyrus님처럼^^
 











천재적인 남성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맘껏 나래를 펼칠 수 있기 위해 필수적인 안정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아내로서, 또한 지적으로나 성적으로 영감을 북돋우는 뮤즈로서, 항상 새로운 역작을 만들기 위한 모든 준비 과정을 마련하는 데 여념이 없는 완벽한 비서로서, ‘위대한 작품’의 완성에 기여한 이름 없는 동료로서, 그렇게 여성들은 수세기 동안 남성들의 생산 활동에서 항상 일정한 자리를 차지했다. (292쪽) 



부부 사이를 끝없이 이간질했던 친구, 동료, 제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토 힌체는 끝까지 아내를 신뢰했다. 오토 힌체. 이 한 사람을 제외하고 이 책의 모든 사람들은, 모든 남자들은 아내의 재능을 통해, 연인의 헌신을 통해 천재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으며 아내에게, 연인에게 고마워하지 않았다. 나쁜 놈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 중에 최고로는 피츠제럴드를 꼽는다. 『위대한 개츠비』를 감명 깊게 읽었더라면 많이 아쉬웠을텐데. 그나마 다행이다. 몇 번을 읽어도 나는, 그 개츠비가 참 별로였다.



스콧의 소설 <저주받은 미인들>에 대해 젤다가 쓴 빈정대는 서평에서는 결혼 생활이 결국 깨어지게 된 갈등을 조롱 섞인 목소리로 암시했다.


“한 페이지에서 나는 결혼 직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라졌던 옛날 내 일기장의 한 구절을 발견했다. 그리고 비록 심하게 변형되기는 했지만, 몇몇 낯익은 편지 문구도 있었다. 피츠제럴드 씨는(그의 이름을 쓰자면) 표절이란 집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329쪽)




의사들이 젤다와 스콧이 나눈 대화를 적어 놓은 기록에는 두 사람 사이의 이해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기록은 남편이 자신의 과대망상증을 부인을 희생시켜 해소하려는 두 사람의 관계를 나타내 주는 인상적인 자료들이다. 다음은 대화의 과정에서 발췌한 것이다.


“나는 능력과 재능을 갖춘 작가들과 완전히 홀로 싸워야만 하오. 당신은 삼류 여류 작가이며 삼류 무용수일 뿐이오.”

“이전에도 당신은 그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얼마 후,


“나는 수많은 추종자를 지닌 전문적인 작가라오. 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단편소설 작가요. 나는 여러 번 중요한…….”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토록 심하게 삼류 여류 작가를 공격할 필요가 있는 거죠?” (341쪽)




다음 책으로는 『괴델, 에셔, 바흐』를 제치고(당연하다. 괴델, 에셔, 바흐라니…)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가 선정됐다. 1장 소비자의 탄생 중, <미국의 어린이 문화 : 소비자로서의 어린이>에서는19세기 이전에 자본주의 경제에서 노동자로서 역할을 했던 어린이가 20세기 들어 아동노동이 불법으로 규정되는 법안의 승인으로 인해 소비자로서 변신해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그런 사회 운동을 이끈 개혁가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린이들은 과거 노동자였을 때보다 지금 소비자로서 국가경제에 훨씬 더 도움이 되고 있다. (5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천재를 키운 여자들>은 천재라고 알려진 이들의 아내, 애인, 누나의 이야기다. 그녀들의 재능이 배우자, 애인, 스승, 남동생 등에 의해 어떻게 이용당했는지, 그녀들의 업적이 어떻게 차근차근 감추어졌는지 기술하고 있다.

 


당시의 재능 있는 여성들이 종종 그러했듯, 해답은 처녀 시절의 경험에 있다. 즉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지지했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이 재능을 잘 조절하여 자신의 직업에 잘 유용하게 사용한 남자를 만났던 것이다(208쪽).

 


천재들은 그녀들이 평범한 여자가 아닌 자신과 비슷한 ‘천재과’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녀들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결혼 후 자신의 일과 연구, 예술 작업과 창작 활동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자신의 에너지를 배우자, 애인의 작업에 전적으로 쏟아냈던 여성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업적을 쌓아 올릴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 그들은 천재로 기억되고, 그녀들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결혼 전에 두 사람은 공동 출판물에 ‘아인슈타인-마리치’라고 서명했으나, 결혼 뒤에는 공동서명이 아닌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만으로 대신했다. 밀레바는 이에 별다른 반감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우린 둘 다 하나입니다.”라는 말 뿐이었다(159쪽).

 


아인슈타인의 첫번째 아내 밀레바의 마음이 이해된다. 출생 시부터 눈감는 그 날까지 여성들은 가정으로부터,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양보’를 강요 받는다. 하물며 사랑하는 남자,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왜 희생을 마다하겠는가. 그들은 자신의 젊음과 지성, 그리고 에너지를 남편과 애인, 스승을 위해 모두 다 바쳤고, 스스로는 그렇게 소진해 버렸다.

 

천재의 배우자였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천재였던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이유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한 명 혹은 두 명의 아이가 아니라, 많은 아이들. 너무나 많은 아이들의 출산과 양육이 그녀들에게 큰 짐이 되었을 거라 예측한다.

 


게다가 예니 마르크스 개인에게 극도로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그녀는 일곱 아이들을 출산했는데, 그 중 네 명은 이미 젖먹이 때나 어린아이 때 죽고 말았다. (44쪽)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어렵다. 적어도 4년 혹은 5년 동안은 잠시도 쉴새 없이 아이를 돌보고 보살펴야 한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것은 죽을 각오를 무릎 쓰고 낳은 아이, 갖은 정성을 다해 키운 아이의 죽음을 보는 일이다. 아이를 낳았을 때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는 것처럼, 사랑스런 아이를 잃었을 때의 고통 또한 말로 다 할 수 없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가슴에 묻는다는 자식의 죽음을 네 번이나 경험했을 때, 그 사람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무너지기 마련이다.

 


다섯 시간 이상 잔 적이 거의 없이, 톨스토이의 원고를 정서하고 수정하며 교정과 편집, 출판에까지 관여했던 소피아는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오늘 나는 생각했다. 왜 천재적인 여성은 없는 것일까? 작가 중에도, 화가나 작곡가 중에도, 그것은 능력 있는 여성이 자신의 모든 열정과 재능을 가족과 사랑과 남편에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 아이를 낳아 다 키우고 나면, 예술가적인 욕구가 깨어난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너무 늦어 더 이상 어떤 것도 창조할 수 없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은 더욱더 정신적이며 예술적인 재능과 힘을 발전시킨다. (109쪽)

 





주디스 서먼은 『제2의 성』의 소개글에서 이렇게 썼다.

 

Her pious martyrdom indelibly impressed Simone, who would improve upon Virginia Woolf’s famous advice and move to a room of her own – in a hotel, with maid service. Like Woolf, and a striking number of other great women writers, Beauvoir was childless. <The Second Sex, Introduction>



 


그렇지 않은 여성, 그러니까 아이들 낳고 키웠으면서도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오른 여성 작가도 물론 존재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름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아이를 낳고 기르지 않는 남성이거나 혹은 아이를 낳으면서 또는 아이를 낳은 후에 산욕열로 죽게 된 작가이거나….  


 


토요일 밤은 뜨거웠다. 우리가 느끼는 울분과 슬픔은 똑같았지만,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사이에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건 의식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이루어진 만남의 자리에서 받게 된 선물들은 우리의 미래를 예언한 듯 하다. 우리는, 돈이 우리의 독립성에 꼭 필요한 요소임을 의식하고 있으며(로또), 우리 스스로와 우리의 몸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할 것이라는 사실(타이레놀 콜드), 그럼에도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 (크리스마스 미니부케) 역시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말이다.  

 

자본의 힘을 인정하지만 굴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 여성과 여성의 몸에 대해 우리의 언어로 말하겠다는 고집, 그리고 사회와 문화가 강요하는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의 아름다움,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끝까지 추구하겠다는 결심들이 우리가 앉았던 자리, 아니 그 너머까지 가득했다.

 


뜨거운 밤이었다.

우리의 모든 말을 담아내기에는 짧은 밤이었지만,

시원한 밤이었다.

우리는 마음 속의 뜨거운 것을 토해냈기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7-12-1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싶은데 절판이라서 제가 지금 이 출판사 저 출판사에 의뢰 넣고 있어요. 이거 개정판 좀 내달라고요.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단발머리 2017-12-11 11:54   좋아요 0 | URL
저는 알라디너분이 알려주셔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어요.
혹시 급하게 읽고 싶으시면 제 책을 쏴아~~ 보내드리겠어요. ㅎㅎㅎ

근데, 다락방님 멋져요~~
이 출판사 저 출판사 의뢰를 넣다니요~~ 멋져요, 쫌!!!

다락방 2017-12-11 12:15   좋아요 0 | URL
결국 개정판으로 나와야 멋있는거죠 ㅠㅠ

그리고 뭐가 또 급하게 읽고 싶겠습니까. 제가 지금 제2의 성도 못읽고 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급해요 안급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읽을 책이 넘나 쌓여있어서 미칠 노릇이에요. 그런데 왜 읽고 싶은 책은 자꾸만 생기는지 ㅠ

단발머리 2017-12-11 12:28   좋아요 1 | URL
혹시 다락방님이 잘 아는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나오게 된다면 제목을 조금 바꾸면 어떨까
제안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천재를 키운 여자들>은 사실이 그렇기는 하지만, 웬지 모르게 엄마 느낌이.... ㅠㅠ
그리고 오자도 몇 개 눈에 띄고요. 문단과 문단 사이에 갑자기 붕 뜨는 지점이 두엇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번 주에는 바빠서요. ㅎㅎㅎㅎㅎㅎ
<제2의성>은 다음주부터 읽을 예정이에요. 그 대신 그 책을 끝낼 때까지 다른 책들과 안녕~~
<제2의 성> 프로젝트 화이팅이요!!

다락방 2017-12-11 12:39   좋아요 0 | URL
혹시 진행이 된다면 꼭 그렇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다른 출판사를 또 알아봐야 되나 싶어요.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7-12-11 13:37   좋아요 0 | URL
우아~~~ 역시 책을 두 권이나 내신 작가의 위용~~~
또 다른 출판사라니~~ 멋짐 폭발입니다~~

뜬금없이...
저는 그 밤에 이 말이 제일 좋았어요.
˝1박 2일 가능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12-11 14:12   좋아요 0 | URL
아니 ㅋㅋㅋㅋㅋ 이렇게 들으니까 뭔가 되게 야시시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좋다 댓글 ㅋㅋㅋㅋㅋㅋ 좋은 말이다. ˝1박2일 가능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비밀인데요,
제가 단발머리님을 진짜 엄청 좋아한다고 합니다.
어디가서 소문내시면 안돼요.

단발머리 2017-12-11 14:21   좋아요 0 | URL
원래 이게 삼단구조거든요.

그 날 밤-귓속말로- 1박 2일 가능해요?

요런 식으로요~~~ 엄청 좋죠?
1박 2일 가능해요? 음성 지원도 가능해요. 다락방님 음성으로다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낮에 들어도 좋네요. 댓글로도 좋고~~

제가 다락방님 좋아하는 건 사람들이 다 아니까 비밀 아니지만,
다락방님이 저 좋아하는 건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더 많이 알려야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12-11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1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1 1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2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천재를 키운 여자들』을 읽고 있다. 2007년도에 출간됐는데, 현재는 품절 상태다. 예니 비스트팔렌-마르크스, 클라라 비크-슈만,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톨스토야의 이야기까지 읽었다.


나중에 시아버지가 된 하인리히 마르크스가 ‘무언가 천재적인 것’을 지니고 있는 아이라고 서술할 정도로 특히 활발하고 지적 호기심이 왕성했던 예니(38쪽)는 결혼 후에는 마르크스의 원고를 정서하고 다듬고 논문을 복사하고 자료를 정리하며, 인쇄업자나 출판자와 상의하는데 자신의 모든 역량을 다한다. ‘혁명의 심부름꾼’이자 카를 마르크스의 ‘비서’로서 살아간다. (43쪽)


성공한 아내에 대한 질투, 스스로에 대한 좌절, 전통적인 성역할 또는 종속 관계의 혼란 때문에 불거진 슈만과 클라라의 갈등은 슈만의 자살 위협으로 더욱 극적으로 치닫는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분열 증세를 보였던 슈만은 1854년, 클라라와 처음 불화가 있던 당시의 자살 협박을 실행에 옮겨 자살을 시도하고 후에는 정신병원으로 호송된다. 1856년, 그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클라라는 자신의 힘으로 삶을 극복해 간다.


그녀는 연주회를 여는 것이 아무리 힘들어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그저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합리화시켰다. (81쪽)    






소피아 안드레예브나 베르스가 34세였던 톨스토이 백작과 결혼했을 당시 그녀는 불과 18세였다. (94쪽) 이미 유명한 작가였던 톨스토이의 열렬한 구애에, 청혼한 지 7일 뒤에 결혼식을 올렸다. 여성에 대해 극단적으로 상반된 태도를 보였던 톨스토이는 자신의 유년기에 대한 보상으로 소피아가 아이들에게 전형적인 어머니 상이 되어 줄 것을 강요하며, 아내가 직접 아이들에게 젖을 먹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101쪽) 소피아는 처음부터 우월한 위치에 있었던 톨스토이의 ‘정신적 구속’이 ‘자신이 가졌던 가능성과 에너지’를 빼앗아 갔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했다. (106쪽)


그녀는 남편의 성적인 욕구에 자신을 맞추었으며, 끊임없이 남편의 원고를 정서하였다. 수차례에 걸쳐 『전쟁과 평화』를 정서하였으며, 일기 또한 계속해서 써 내려갔다. 그녀는 그 밖에도 꼼꼼히 교정하였으며, 나중에는 편집자로서 맡게 된 작품들의 출판에도 신경을 썼다.


그녀가 하루에 처리하는 일은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그녀는 다섯 시간 이상을 잔 적이 거의 없었다. 이런 모든 힘든 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위안을 삼은 것은 톨스토이가 이와 같은 ‘희생’을 할 가치가 있는 천재라는 확신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늘 혼란에 빠지곤 했다. (107쪽)



이번주의 에세이 『아버지의 유산』을 마쳤고, 이번주의 사회학 『천재를 키운 여자들』을 읽는 지금, 이번주의 소설 『전쟁과 평화』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천재를 키운 여자들』에 기대어 생각한다면, 모든 인간과 모든 삶에 대한 초상, 톨스토이가 남긴 불멸의 걸작 『전쟁과 평화』에는 소피아의 흔적이, 눈물이,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것인데, 나는 소설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으리라는 예상이다.


천재를 키운 여자들.

찬란한 매혹, 그 처절한 애증 – 천재를 사랑한 여자들.

천재를 사랑했으나, 보상은 없었다. 천재가 되도록 사력을 다해 애썼지만, 아무도 그녀를, 그녀들을 기억해 주지 않았다.







댓글(36)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syo 2017-12-0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예니 비스트팔렌이 마르크스한테 낚여서 인생이 급전직하한 사연은 참..... 마르크스 이 ㅎㄹ..

단발머리 2017-12-08 15:1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이예요. 어디까지나 제가 읽은 책의 범위에서 이해하자면 말이예요. 참.... 마르크스... 쩝쩝...

그런 의미에서 말이예요. 저는 이 책 살짝 읽고, 구글링 한 번 해 봤을 뿐이니까요.
프레디 데무트는 엥겔스가 아니라 마르크스의 아들인 거죠? 그런 거죠, syo님?
저요, 그것과 관련된/자세히 설명된 책 하나만 추천해 주시면..... 빨갛게 멋진 syo님~~~~^^

syo 2017-12-08 15:22   좋아요 0 | URL
네. 아들은 통설인 듯.
그것과 관련된 책을 제가 읽어보지는 못했는데요. 쉬쉬하는 분위기 같기도 하고.... 그러나 어쩐지 그나마 상세할 거라고 심증이 가는 책으로는 예니 평전인 《레드 예니》가 있구요.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을 주로 다뤘다는 《자본과 사랑》이라는 책도 있어요. 그러나 이 책은 무려 1000 페이지에 육박하므로....

syo 2017-12-08 15:23   좋아요 0 | URL
헉...《사랑과 자본》이었네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12-08 15:33   좋아요 0 | URL
세상 엄청 엄청 감사합니다.
정말 syo님 모르는 게 없으신 듯!!!!!
<레드 예니>랑 <사랑과 자본>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 볼께요.
감사합니다. 빨갛고 멋지고 지적인 syo님~~~~

syo 2017-12-08 15:35   좋아요 0 | URL
빌려 보세요... 특히 사랑과 자본 ㅋㅋ 부담이 너무 커요

다락방 2017-12-08 15:51   좋아요 0 | URL
천페이지에 육박.....

육박하다..단발머리님이 강신주를 사랑할 때 습득한 단어가 아니었던가요......(맥락 없는 뜬금댓글 ㅋ)

syo 2017-12-08 15:56   좋아요 0 | URL
맞아 강신주가 자주썼던 것 같네요. 육박하다, 육박해 들어오다...

단발머리 2017-12-08 15:57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은~~~
나와 강신주와 육박하다를 기억하고 있단 말이예요?!!
와락!!!

다락방 2017-12-08 16:01   좋아요 0 | URL
그럼요! 저는 단발머리님과 강신주와 육박하다를, 이 모두가 함께 들어간 페이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17-12-08 16:02   좋아요 0 | URL
아.... 새삼 행복해요~~

우리 알라딘 세상은 아름답네요.
단발머리와 강신주와 육박하다를 기억하는 다락방님도 있고,
<사랑과 자본>을 추천해주는 syo님도 있고요~~~

단발머리 2017-12-08 16:03   좋아요 0 | URL
그그그..... 그래야겠죠?
천 페이지 구입했는데 못 읽으면 좀 많이 슬프겠죠?
천 페이라~~~~
하루에 3쪽이면 일년이고, 6쪽이면 6개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12-08 16:04   좋아요 0 | URL
쇼님 그리고 단발머리님.

우리가 아직 [제2의 성]을 다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ㅎㅎㅎㅎㅎ

syo 2017-12-08 16:05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면 걔도 1000 페이지.....

다락방 2017-12-08 16:07   좋아요 0 | URL
이번 주말에 1권 완독? 콜? (저는 조카들이 와서 아마 곤란할 듯...)

단발머리 2017-12-08 16:0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저는 반 읽었으니까, 1권 완독 콜이요~~~~!!!!

내 책은 합본이랍니다!!!!!!!!!!!!!!!!!!!!!!!!!!!!!!!!!!!!!!!!!!!!

syo 2017-12-08 16:1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다락방님이 말한 저 ‘1권‘은 ‘한 권‘을 말하는 겁니다.....그쵸, 다락방님?

단발머리 2017-12-08 16:16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syo님~~~

다락방님~~ 상권 하권 중에 한 권이죠~~~ ? 그죠?

다락방 2017-12-08 16:17   좋아요 0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뭐라 대답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위해서는 단발머리님이 맞다고 하고 싶고 단발머리님 약올리기 위해서는 쇼님 말이 맞다고 하고 싶다. 아아 이 내적갈등을 어떡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12-08 16:19   좋아요 0 | URL
아..... 단발머리님 날름 드시려고 하신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12-08 16:2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내적 갈등 내려놓으시고요~~
자신이 무슨 책을 샀나~~ 생각해보세요~~ 다락방님 <제2의 성>은 상하예요. 그죠~~~
고로, 1권! 상권 한권 읽기가 이번주의 콜이예요~~~

그럼 이만, syo님은 저의 메롱을 받으시고요,
저는 주말 1권 완독 콜을 외칩니다! 코올!!

syo 2017-12-08 16:43   좋아요 0 | URL
으윽.... 메롱을 받고 말았다.

단발머리 2017-12-08 16:52   좋아요 0 | URL
이게 바로 은혜를 원수로~~
<사랑과 자본>을 메롱으로^^

2017-12-08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8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17-12-0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 시간 이상을 자지 않고 수고를 해야 하는......... 저는 그냥 포기하렵니다. 천재 사랑하기 ㅋ

단발머리 2017-12-08 16:04   좋아요 0 | URL
아... 그럴까요?
저도 그 수면 시간이 가장 두려운 거였고요.
다른 것도 많아요. 일테면 계속해서 애를 낳으면서도 천재 남편의 작업이 방해될까 걱정하는 ㅠㅠ
이 책이 그렇게 놀라운 책이예요.

수이 2017-12-08 16:12   좋아요 0 | URL
읽고 시지만 저는 그래도 전쟁과 평화에 일단 한표를~
제2의 성 읽기 프로젝트는 부러워요. 하지만 지레 포기하고마는;

단발머리 2017-12-09 12:21   좋아요 0 | URL
<제2의 성>은 지금 잘 지내고 있어요. 저희집 식탁 오른쪽 빈틈에서요. ㅎㅎㅎㅎㅎ
시작할 떄는 사기충전되어 있어서, 한 달 안에 다 읽겠다 했는데, 목표 수정 해야겠어요.
올해 안에로요~~~

<전쟁과 평화>도 세 권 아니면 네 권이라... 사실 저는 그 쪽도 마음이 떨려요, 떨려~~~~

다락방 2017-12-08 16:43   좋아요 1 | URL
야나님, 제2의 성으로 얼른 오세요! 지금 합류하셔도 따라잡으실 수 있을거예요. 제가 300쪽에서 읽기를 멈추고 있으므로..... 컴온!!

단발머리 2017-12-08 16:47   좋아요 0 | URL
야나님~~ 나도 지금 잠깐 휴지기예요~ ㅎㅎㅎㅎㅎㅎㅎ
같이 가요~~~!! 컴온!!

syo 2017-12-08 16:53   좋아요 1 | URL
야나님 저는 앞쪽 100 페이지만 지금 세 번째 읽고 진도를 못나가고 있어요!! 얼른 오세요. 컴온!!

단발머리 2017-12-08 19:00   좋아요 0 | URL
야나님~~~
다락방님도 syo님도 이렇게 마중 나오셨는데...

이제 저희랑 같이 가시죠~~ ㅎㅎㅎㅎ

수이 2017-12-08 20:34   좋아요 0 | URL
그럼 합류해보는 걸로?!!!!!!!!! 일단 이사하고난 후에~ 살짝 끼렵니다.

졔졔 2017-12-08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희진쌤 강연에서 아인슈타인 에피소드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부분 먼저 읽었는데요. 아인슈타인에 대한 다른책도 읽어보니 밀레바를 ‘식견있는 검토자’역할일 뿐이었다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제가 다 울컥하고ㅠㅠ 억울하고ㅠㅠ흑흑

단발머리 2017-12-08 18:29   좋아요 0 | URL
저는 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인데, 정말 들으면서도 믿기 어렵더라구요.
이런 방식으로 가리워지고 묻혀진 천재 여성들의 에너지와 재능을 생각하면
인류 전체에게 얼마나 큰 손해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생각할수록 정말 울컥한 일이죠.. ㅠㅠ
 






 










정희진 선생님을 두 번 만났다. 처음에는 주말 도서관 강좌에서, 두번째는 평일 저녁 도서관 강좌에서. 최근 알라딘 최고의 핫플레이스였던 <한겨레21: 페미니즘*민주주의 특강>에 참석하고 싶었으나, 아… 수요일 저녁에는 시간내기가 어려워 포기하고 말았다. 두번째 평일 저녁 강의에는 2-30대의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참석했다. 사진으로만 봤던 한겨레 특강과 비슷한 풍경이었다.

 


주말 오후의 첫번째 강의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정희진 선생님은 강의 주제였던 “엄마, 페미니즘, 인문학”의 단어 하나하나가 얼마나 방대한 주제인지, 왜 나에게는 이렇게 어려운 강연만 주어지는지에 대해 잠깐 언급하시고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참석자들에게 물어보셨다. 한 분이 손을 드시고는, 나는 그냥 정희진이라는 사람 때문에 왔다.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시라고 말씀하셨다. 앳되 보이는 학생은 페미니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참석했다고 했다. 적극적이지만 소심한 나는, 크게 말하지 않는 나는, 3년치의 용기를 싹싹 긁어 모아 손을 들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큰애가 깜짝 놀라 나를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전업주부인데요. 최근에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습니다(부끄럽다, 이 말이… 공부한다 말하기에는 너무 공부하지 않는 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전업주부와 페미니즘이 만나지지 않아요. 시간 많은 여자들의 한가한 소리로 들리지 않을까 해서 자꾸 위축됩니다. 이런 말을 하는데, 전업주부와 페미니즘이 만나지지 않는다,에서 울컥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한 가운데 무언가를 말한다는 데서 긴장했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전업주부와 페미니즘 때문이라고는, 그 둘이 갈등하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열정적이고 시원한 강의였다. Meta gender가 젠더에 기반하되 어떻게 젠더를 넘어설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셨다. 2-300년 정도 계속되어 온 인종, 계급의 문제보다 더 근원적이고 역사가 오래된(?) 성별의 문제가 어떻게 ‘갑을’관계의 모델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구체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처한 ‘여성’이라는 위치 때문에 여성이 성별 이데올로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앎은 위치성에 의해 결정되기에 그러하다고 말씀하셨다. 강의 도중 몇 개의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한 권, 한 권 아름다울 뿐더러 두껍고 어려워 보인다. 일단 도서관에서 한 권 빌려왔는데 외모가 후덜덜하다.



 























<괴델, 에셔, 바흐> <천재를 키운 여자들>, <세계 문제와 자본주의 문화>

<문명과 전쟁>, <파시즘의 대중 심리>  





 


마지막으로 페미니즘의 두 기둥은 마르크스와 프로이드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에서는 절망조차 사치였다. 언젠가 만나야 할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미루고 싶은, 그리고 못 본 척 하는 이름들. 마르크스와 프로이드.

 


마침 주말에 읽었던 책에는 프로이드가 등장했다.



 

As the eminent psychoanalyst Clara Thompson put it : Freud never became free from the Victorian attitude toward women. He accepted as an inevitable part of the fate of being a woman the limitation of outlook and life of the Victorian era. … The castration complex and penis envy concepts, two of the most basic ideas in his whole thinking, are postulated on the assumption that women are biologically inferior to men.” (125p)

 





결국 만나게 되어 있고, 언젠가 만나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될 것이다. 만나면 반가울지 괴로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일단  『양성평등에 반대한다』를 5번 정도 읽고 나서 생각해 볼 문제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syo 2017-12-0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본론보다 괴델에셔바흐가 더 어렵던데요.....

단발머리 2017-12-06 13:40   좋아요 0 | URL
syo님은 좋으시겠어요. 마르크스는 이미 훑으셨잖아요.
많이 읽으셨잖아요. 좀 아시잖아요~~~
전 마르크스도 해야 하고 프로이드도 해야 하고 또, 또, 또. ㅠㅠㅠ

그나저나 만난김에^^
syo님~~ 프로이드책 기본으로다가 쉬운걸로 입문편으로 저 하나만 추천해주세요~~

syo 2017-12-06 14:50   좋아요 0 | URL
음, 프로이트 전반을 다룬 걸로는 파멜라 투르슈웰의 《지그문트 프로이트 컴플렉스》랑 맹정현의 《프로이트 패러다임》 이 추천할만 해요. 맹정현 책은 저도 사 놓고 읽는 책입니다.

2017-12-06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12-06 15:25   좋아요 0 | URL
아하.... 지금 검색해 볼께요. 두 권 다 읽을꺼에요. 올해 안에~~ 는 아니구요.
일단 얼른 찾아서 읽어볼께요. 너무너무너무 감사해요.

역시!! syo님한테 물어보길 잘했어요.
로쟈님도 많이 아시겠지만, 그럼 뭐하나요?
나는 로쟈님을 직접 만나 싸인도 받았지만, 그럼 뭐하나요?
로쟈님은 댓글을 막아두셨고, 열어 두셨어도 물어볼 수가 없는데요. 어려워서... ㅠㅠ

고로 로쟈님보다 syo님!!!
(걱정 마세요, 로쟈님은 바쁘셔서 제 글 안 읽으세요~~~ ㅎㅎㅎㅎㅎㅎㅎ)

2017-12-06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6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12-0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저도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다섯 번 읽은 다음에 이 페이퍼 다시 읽고 추천도서 하나씩 읽어야겠네요.
갈 길이 멀다, 멀어요. 멉니다 단발머리님. ㅠㅠ

단발머리 2017-12-06 14:03   좋아요 0 | URL
우리의 갈 길은 멀죠. 정말 멀고 머나먼 길입니다.

<천재를 키운 여자들>부터 읽으려고 했는데요. 좀 멀리 있는 도서관에 가야해서 <괴델,에셔, 바흐>를 먼저 빌렸어요.
syo님 댓글처럼 무지 어려울 듯 해요. 일단 저는 펴보지도 않았습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나는 어려운 책이다‘의 압력 때문이죠.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는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제목이랑 똑같지는 않은데 제가 검색해보니 이것 같아서 올렸구요.
<문명과 전쟁>은 <전쟁과 문명>이라 하셨는데, 이 책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걸 알려 드려요.

우리 같이 가요. 같이 한 번.... 가 보자구요~~~~~~~~~~~~~~~~~

졔졔 2017-12-06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희진작가 도서관 강연 들었는데 단발머리님과 같이 들었네요! 단발머리님 질문이 저에겐 도끼같았어요. 저는 미혼이고 페미니즘 입문의 입문자여서;; 그런고민을 해본적이 없더라구요ㅠ 전업주부와 페미니즘....님 질문 덕분에 더 좋은 강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용기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17-12-06 18:58   좋아요 1 | URL
어머~~~ 최졔님 정말 반가워요. 우리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군요.
저 질문하다가 울컥해서 약간 멈짓하기도 했잖아요. 많이 부끄러웠는데, 최졔님 댓글 보니 용기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졔님도 용기내어 제 글에 댓글 달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자주 자주 뵈어요~~~

에이바 2017-12-06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he castration complex and penis envy concepts, two of the most basic ideas in his whole thinking, are postulated on the assumption that women are biologically inferior to men. 이거 핵심이네요. 그래서 프로이트 읽기가 영 끌리진 않는데 언제까지나 외면하긴 힘들겠죠. 호프스태터 책 개정판인가요? 저 책이 추천도서가 될 줄이야~ 눈이 돌아갑니다 ㅠㅠ 모녀가 함께 듣는 강연, 따님의 페미니즘이 어떤 역사로 적혀 나갈지^^ 우리보다는 좀 더 명쾌했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님의 고민하시는 만큼 곁에서 지켜보며 자기 주관을 세울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그건 그렇고 엄마가 발언하는 걸 보고 의외라 생각했을까요? 반응이 귀여워요. 단발머리님 멋있습니다.

단발머리 2017-12-08 11:29   좋아요 0 | URL
저는 프로이드의 ‘프‘도 모른 시절부터 (물론 지금도 이름밖에 모르지만,,,) 인간 이해의 중심에 ‘성‘을 둔다는 것에 약간 의문이 들었어요. 물론 인간은 성적이고, 성적인 존재죠. 하지만 성이라는 측면에서 집착한 인간 이해는, 뭐랄까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프로이드 이론도 자신이 속했던 사회적, 문화적 틀 속에서 ‘여성‘을 어떤 식으로 이해했느냐를 반영할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이젠 한 발짝 떨어져서 읽고 판단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호프스태터 책도 에이바님은 알고 계시는군요. 역시나~~~~!!! 링크한 책은 개정판이구요. 두 권이 한 권으로 나왔어요. 제가 사진 찍어 올린 책은 예전 책의 포스를 풍깁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길, 헌 책방에 아주 많이 있을 거라고. 예전에 유행했었나봐요.

제 아이는 엄마는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똑똑하고 야무진 친구 두 명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커뮤니티는 저로서는 사실... 좀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ㅠㅠ

전 멋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에이바님이 멋있다고 하셔서 진짜 진지하게 멋있는 사람이 되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이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