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보슬비님 서재에서 알게 됐다. 표지가 예뻐 눈여겨 봤는데, 가격이 착해 구입했다. 글씨도 크고, 73페이지밖에 안 돼서 금방 읽을 수는 있지만, 금방 읽지는 못 했다.

제목 그대로 ‘보이지 않는 개’에 대한 이야기인데, 간절히 원하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졌을 때, 어른보다 놀라지 않고 기쁘게 선선히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고, 예쁘다. 하지만, 전체 내용과 상관없이 내 눈에 제일 들어왔던 문단은 아래.

 

“Shall we ever have another one, d'you think?"

"I dont' know, darling," Janie's mother said. "We'll see."

"We'll see," Janie knew, always meant "Probable not, and don't go pestering me about it or it'll be certainly not." So she thought she'd better drop the subject. (3쪽)

아이를 낳은 후에는, 무슨 책이든 육아서로 읽힌다. 그렇게 읽으려고 해서 그렇게 읽히는 게 아니라, 어떤 책이든 그렇게 읽힌다. [책만 보는 바보]도 그랬고, [혼자 책 읽는 시간]도 그랬다. 부모라면 어떠해야 하는가, 아이들에게 보여지는 부모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어떤 메시지가 하나 있었을 테지만, 나는 위의 문장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We'll see."

나도 이와 비슷한 표현을 자주 쓴다. “그래, 알았어. 한 번 보자.” 보통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그 이야기를 그만하기로 결심하는 제니를 보고 있노라니, 아, 아이들도 다 알고 있는가 보다. "We'll see."의 참 의미를...  

다시금 영어책을 들고, 페이퍼를 쓰는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성실히 영어공부를 할 것 같지는 않고, 나머지 인생 마음 편하게 살자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시작해볼까 하면서도, 남은 인생 무슨 큰 영화를 보겠다고 여태껏 안 되던 영어를 이제야 해보겠다 덤비느냐 무모하다는 생각 한 편, 기대수명 120세, 인생은 길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으니 그래도 다시 해 볼까 하는 마음에, 영어책 사야겠다고 신랑한테 장바구니 보여줬다가 전에 산 책 읽고 그 담에 사라 하는 말에, 아, 나는 맘에 드는 책이 없어 영어공부를 못 한다, 투정하고야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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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2-1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나도 사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이퍼 제목 보고 이 노래가 생각났어요. 좀 근사한 영상으로 찾고 싶지만 마땅한 게 없어 걍 가사 나오는걸로. ㅋㅋㅋㅋ 한 때 이 노래 엄청 좋아했거든요. 우히히.



단발머리 2014-02-12 11:34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하하하하하... 바로 플레이 들어갑니다.
나도 이 노래 좋아해야지. ㅋㅎㅎ

icaru 2014-02-1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딴소리,,'인생 무슨 큰 영화를 보겠다고'에서, 진짜...'영화' 무비를 곧장 떠올렸는데, 요즘 저는 무슨 봉인이 해제된 것처럼 근 8~9년 육아다 뭐다 해서 당최 못 본 영화들을 보고 있는,,,,,,,, 건 아니고, 보려고 목록을 다듬고 추리고 있어요 ㅋ

저도 그런 말 애들에게 많이 하는데, '그래 좀 보고, 나서 (결정하자, 실천하자) ㅋㅋ'
그러고 진짜 나중에 결정하거나 실천한 건 별루 없죠... 순간 면피용.. ㅎㅎ

마돈나 노래로 같은 제목 흠 ㅋㅋ 마돈나는 어딘 나없이 잘 사나 두고 보자의 두고 보자 같아요 ㅋㅋ
여튼 같은 제목의 노래..저는 이노래 들을 때마다 다른 두 노래를 맛깔스럽게 섞은 거 같은 느낌.. 필콜린스의 어나더데이 인 파라다이스하고, 같은 마돈나의 프로즌이요...(어 전,,, 영타가 엄청 느려서)

단발머리 2014-02-15 23:12   좋아요 0 | URL
와하... 못 본 영화 보시고 계시군요. 전 왜 그럴까요. 영화보는 것도 피곤해서, 요즘이든 옛날이든 영화본지 너무 오래됐네요. 완전 꼭 봐야하는 영화만 극장가서 한 번씩 보곤 해요.

저두 순간 면피용으로 많이 쓰죠. 그래, 다음에.. ㅋㅎ

추천해주신 곡명은 처음 들어요. 찾아볼려고요. ㅎㅎ 어떤게 제 스탈인지는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