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아멘’하고 왔더니(통역: 어젯밤에 금요기도회 참석하고 집에 돌아왔더니) 정희진쌤 책 두 권이 도착해 있었다. 보자마자 봉투를 뜯어 김치 냉장고 위에 올려두었는데, 너무 피곤해 읽지 못하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첫 페이지를 넘긴다. 4권이 더 예쁘지만 5권 먼저 읽고 싶다.
『삶을 바꾼 페미니즘 강의실』 정희진쌤 부분을 읽으며 발췌해 두었던 고 장춘익 교수의 문장이 첫 번째 페이지에서 보여 반가웠다. 다시 한 번 기억하는, 지적으로 욕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
“페미니즘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어야 해. 페미니즘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9쪽, 장춘익)
나는 워낙 마구잡이로 읽고 또 실제로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어서 나의 읽기에 ‘공부’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민망하기는 하다. 하지만 알고 싶고, 아는 것을 넘어 이해하고 싶고, 그리고 그것들을 나의 말로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베껴쓰기와 인용, 필사의 수준이지만 또 다른 앎과 삶에 대해 배우고 싶다. 읽고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