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미국의 일본사학자 허버트 빅스(Herbert P. Bix)가 쇼와 (昭和) 일왕 히로히토 (裕仁)의 일생에 대한 평전입니다.
수십년간 현대 일본에 대한 저작을 써온 일본 전문가로 이 책을 집필할 당시 도쿄의 히토츠바시 대학(一橋大学)에 재직 중이었습니다.
800페이지 가까운 엄청난 두께의 책으로 쇼와 일왕의 전 생애와 함께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당시 히로히토 일왕의 전쟁 책임에 대해 이전에는 발표되지 않았던 문서들을 취합해 상당히 정밀하게 기술해 놓았습니다.
히로히토 일왕은 1926년부터 1989년까지 총 63년간 재위한 일왕으로 일본 현대사에 있어 최장수 재위를 기록한 왕이기도 하며, 이 기간 동안 일본 제국헌법에 의거 중일전쟁, 난징 대학살, 태평양전쟁을 일본군 최고 지휘관으로서 그리고 군통수권자로서 사실상 명령을 내린 장본인입니다.
이 미국학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본 왕실의 서간과 일기등을 추적하면서 이 63년간의 재위기간동안 히로히토 일왕이 어떤식으로 일본을 통치했고 전쟁을 지휘했으며, 현재 일본을 만들어왔는지 추적합니다.
책의 목차를 일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art III의 타이틀을 'His Majesty's War' 즉 '전하의 전쟁'으로 함으로써 이 학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벌어진 전쟁의 최종승인자가 바로 쇼와 일왕임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책임(戰爭責任) 을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INTRODUCTION 1
PART I THE PRINCE'S EDUCATION, 1901-1921
PART II THE POLITICS OF GOOD INTENTIONS, 1922-1930
PART III HIS MAJESTY'S WARS, 1931-1945
PART IV THE UNEXAMINED LIFE, 1945-1989
하지만 극우정권인 현 아베신조 (安倍晋三) 정권은 ,그리고 그 이전의 일본의 정부는 쇼와 일왕의 전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도쿄 전범재판 (the Tokyo Trial)에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았고, 그래서 전범이 아니라는 논리이지요.
하지만 저자 허버트 빅스는 이 책에서 "쇼와 천왕은 반성없는 생애를 살았다" 고 지적했습니다. 이책에서 쇼와 일왕이 중일전쟁에서의 화학무기 사용, 최루탄의 사용을 허가했으며,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의 창설도 재가하였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일본군의 살인, 약탈, 방화를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설명한 일왕의 전쟁책임의 법적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945년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을 하기 전까지 일본은 " 일본 제국 헌법"을 따르고 있었고, 이 헌법에 따르면 일왕은 일본 제국의 통치권을 총괄자로서 문무관의 임영, 육해군의 통수권, 그 편제 및 상비병액의 결정, 선전. 강화 및 조약 체결등 군사및 외교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왕의 국무에 대한 권한행사는 국무대신들의 자문을 얻도록 했기 때문에 법률, 정책상의 책임은 국무대신이 지는 구조가 지속되었습니다.
2010년, 발간된지 10여년이 지난 후 이 책은 한국에 "히로히토 평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저 개인적으로 1980년대까지 살아있었던 쇼와 일왕의 모습을 신문과 TV등 매체를 통해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을 징용시키고, 위안부 문제를 야기시킨 일본 제국주의의 최고 통수권자가 1980년대까지도 살아 간간이 해외토픽란에 얼굴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습니다.
할머님들이 일제시대에 그렇게 살기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어찌 그 당시 국군통수권자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자그마한 늙은이로 살아있을까... 어린나이에도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다른 일본의 패망과정에 대한 지식을 접하면서 그 실체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번역본이든, 원서이든, 오래되어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것이 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