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레스토랑 1 - 정원사의 선물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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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이 레스토랑의 영업주,

해돈 님을 위한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셨습니다.

작가가 십대부터 이십대까지, 6년 동안 집필했다는 <기괴한 레스토랑>. 작가만큼이나 판타지물을 좋아해서 판타지 영화, 애니메이션은 거의 다 찾아보는 것 같다. 나만의 상상력으로 캐릭터들을 그려볼 수 있는 장점이 가득한 판타지 소설, 너무 매력적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출간한 팩토리나인에서 뒤를 이을 책으로 꼽고 있는 '기괴한 레스토랑'은 우리를 어떤 상상의 세계로 안내할까.

열여섯 살 소녀 시아는 이사를 하던 그날, 우연히 고양이 한 마리를 보게 된다. 오드아이의 검은 고양이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간 시아는 요괴들이 사는 세상으로 인도되었다. 사람은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요괴 레스토랑의 영업주 해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선 사람의 심장이 필요하다. 딱 맞는 조건의 시아를 데리고 해돈에게 데리고 간 고양이 루이, 조건에 딱 맞는 심장을 가진 시아에게 심장을 내놓으라 하는 해돈, 심장 말고 다른 치료 방법이 있을 거라며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시아. 시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 한 달 동안 레스토랑에 머물며 식당 일을 해야 하고 치료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것도 심장을 추천한 마녀 야콥과 함께 생활하면서... 시아는 정해진 시간 안에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고양이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사람의 심장을 먹으면 낫는다는 장면에선 '별주부 전'을 떠올리게 한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느낌의 '기괴한 레스토랑'은 뭔가 익숙한 것들의 조합인 것 같은 느낌이라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걸까? 하지만 내용만큼은 확실히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기괴해 보이지만 생각거리도 던져주는 다양한 요괴 캐릭터들과 시아를 도와주는 조력자들, 위기에 처한 시아를 도와준 하츠 등 캐릭터 분석해 보는 재미도 쏠쏠한 책이다. 꽤 두툼한 두께의 책인데 이게 1권이라니.. 아직 완결되지 않은 책이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너무 궁금한 '기괴한 레스토랑' 다음 권이 빨리빨리 나와줬으면 싶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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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간
조종하 지음 / 이상공작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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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간』

시 쓰는 배우 조종하의 <시, 공간>. 제목이 너무 예쁜 책을 만났다. 한참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즐겨 읽었던 분야가 '에세이'다. 누군가는 에세이를 왜 읽는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하는데.. 난 그들도 나랑 같은 사람이었네~, 나만 힘든 게 아니었네~, 이런 발상 너무 좋다 등등 사람 사는 맛이 느껴져서, 나는 하지 못했던 생각을 엿보는 것 같아서, 이렇게 느낄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난 에세이가 좋다. 시는 학창 시절 시 속에 숨은 뜻을 찾아내는 것이 너무 머리가 아파 가까이하지 않았는데 느낌 있는 시는 참 좋다. 그냥 내가 읽고 나만의 느낌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그런 편한 시..

작가 조종하의 책이 딱 그러하다. 편한데 느낌 있고, 감성도 두드리는 그런 시. 시를 넘기다 보면 그의 에세이도 한 편씩 만날 수 있다. 책이 전체적으로 느낌이 너무 좋다. 책 말곤 거의 보는 게 없어서 배우로서의 조종하는 잘 모르겠다.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그건 모르겠지만 작가 조종하는 더 깊이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다.


스쳐 지나갔다고 생각하자. 평생을 반짝거리며 살아도 별길의 끝에서 사라지는 별처럼 말이야. 그럼에도 끝을 아는 별들이 온 우주의 수많은 다른 별들과 스쳐 지나갈 때 더 크게 빛나는 것처럼, 너의 인연과도 모래사장 같은 세상 속에서 작디작은 모래알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친구의 연애 문제에 대해 작가가 친구에게 전한 말이다. 작가의 글이 이런 느낌이다. 책을 만들기로 결심한 후 딱 중간의 글, 중간의 시를 써야겠다고 늘 생각했다는 작가의 글이 이렇게 따뜻하고 예쁘다. 뭐든 적당히, 중간만큼이 참 쉬운 게 아닌데 작가는 중간의 글을 썼다고 하면서 중간 같지 않으니 타고났다고 해야 하는 게 맞겠지? '보여드릴 게 많지 않아' 부끄럽다는 작가의 글을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이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의 시를 조금 더 음미해야겠다.



작가님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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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괜찮으면 돼, 내 인생 - 애써 바꾸지 않아도 그냥 나로 살아도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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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괜찮으면 돼, 내 인생』

많이 소심한 성격이라 그런지 나보다는 주위 사람들을 더 살피고, 주위 사람들 눈치를 보고, 그들에게 맞춰가려는 모습을 많이 본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라는 마인드라 그동안은 그냥저냥 남들에게 맞췄다. 조용히 지나가고 조용히 해결하고.. 뭔가 뾰족하게 달려들고 모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물론 지금도 많이 그런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너무 자기만 알고, 너무 남 흉보기 좋아하는 동료와 가까이 일하다 보니 너무 물러터져 보이면 안 되겠단 생각이 많이 들어 최근 좀 마음먹고 딱 내가 할 일만 우선 생각하자.. 했다. 솔직히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오랜 사회생활을 하면서 해마다 다짐하게 되는 게 있다면 남보다 내가 먼저..라는 것이다. 일단 내 일을 하고, 나 먼저 챙기고, 내가 우선시 되어야 해..라는 생각을 한건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조금 힘들다고 주변 사람들 덕보려는 동료들을 보면서 빨리 일 끝내고 가고 싶은 마음에 좀 더 일하곤 했는데 다 헛일이었구나 하고 깨닫는 게 더 많아졌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생각하며 했던 행동들은 결코 남들만 좋았지 나는 좋은 게 없었다. 누군가 더 하면 감사할 줄 모르고 으레 당연하다 여기는 주변인들을 보면서 이렇게 사는 게 현명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것도 나이 한참 들고난 후에...

화상으로 위축된 삶을 산 것 같은 작가 이진이는 하루 일기, 어른인 척,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를 쓰고 그렸다. 그림 잘 그리는 것도 부러운데 글도 잘 쓰는 작가 이진이. 30대 때 일했던 곳의 직장 동료의 아는 이었던 이진이 작가의 책 하루 일기를 그때 알고 읽어보게 되었다. 카툰, 그림 에세이, 사진에세이 등 에세이를 좋아해서 이진이 작가의 책도 너무 좋다~ 생각하며 그 후로 찾아보게 되었다.

이번에 만난 <나만 괜찮으면 돼, 내 인생>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 주변 사람들의 편견 따윈 집어치우고 나를 중심으로 살자는 강한 메시지가 담긴 것 같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할 필요 없고 일단 내가 원하는 것, 나를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최고임을 알려준다. 하지만 무턱대고 '나만 생각해!'라고 하진 않는다. 나를 위해 진로를 결정하게 도움을 준 언니의 이야기, 실수하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입장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 내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나에게 힘이 되는 말들 등등 결코 가볍지만 않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작가 이진이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내 인생의 정답을 꼭 찾아보고 싶은 분들, 나를 먼저 사랑하고 아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나만 괜찮으면 돼, 내 인생> 먼저 챙겨 보는 건 어떨까 한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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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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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위작 논란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화가 천경자. 딱 이만큼만 알고 있었다. 내용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아~ 그랬구나.. 하는 정도? 이번 희곡 형식의 <천경자>를 통해서 그녀의 삶과 그녀의 예술혼이 얼마나 반짝이고 아름다웠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뭔가 아름답기만 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예술가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자.

꿈, 사랑, 모정 이 세 가지 요소에 의해 살아왔다는 천경자는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박 의관'으로 불리던 외할아버지는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천자문도 외할아버지에게 배웠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즐겨 그렸던 천경자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고 유학의 꿈을 키우던 그녀는 돌연 혼사 문제를 들이미는 아버지의 뜻을 꺾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4년간의 동경 유학 생활, '조부'로 조선미술전람회 선전 입선, 정이 가지 않는 남자와의 결혼 그리고 이혼, 동생의 죽음, 6·25 전쟁 당시 가정 있는 인연, 출산 등 왜 이리 평탄치 않은 만남만 있었던 건지 너무 안타까웠던 천경자 화가의 과거였다. 그 당시 남자들이 무뚝뚝하고 잔정이 없기로 유명했지만 해도 너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무너져 내릴 법도 한 지난날이었지만 천경자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녀는 아프리카로 떠났고 6개월간 9개국을 돌며 스케치 여행을 했다. 그 후로 전시회도 계속했고 인도와 중남미, 아마존 등으로 5개월간의 스케치 여행, 미국, 영국 등으로 스케치 여행을 다녀왔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일제강점기, 전쟁도 겪은.. 그녀가 성장했던 당시 상황이 녹녹치 않았음에도 자신을 성장시켰던 천경자. 위작 논란에 휩싸였을 때 심정이 어땠을까.. 이 사건으로 인해 딸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삶을 마감했다고 하는데 절필까지 하며 떠나갈 때 기분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현실이란 슬퍼도, 제아무리 한 맺힌 일이 있어도 그걸 삼켜 넘기고 웃고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 한이란 것이 생겨요. 이게 인생으로서의 매력이지요. 이런 매력 속에서 죽을 때가 되면 아무에게도 폐 끼치지 않고 웃고 죽는 것이 현대의 한이지요."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서울시에 기증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지 않았을까. 그녀가 불태웠던 예술혼이 얼마나 뜨겁게 활활 타올랐는지 눈앞에 그려진 것 같은 책 <천경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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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혹의 죽음과 용도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6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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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혹의 죽음과 용도』

이공계 미스터리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네 번째로 만난 책은 <환혹의 죽음과 용도>다.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은 언제나 입을 쩍 벌리게 만든다. 어떻게 하는 걸까 궁금해하며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아도 신기하기만 한 마술의 세계. 이번 책에선 마술사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친다.

니시노소노 모에는 친구 미노사와 도모에와 함께 마술 공연을 보러 갔다 헤어진 후 연락이 닿지 않는다. 모에는 마술쇼에서 본 전단지 속 아리사토 쇼겐의 마술 예고를 본 후 사이카와 교수와 함께 다키노가이케 녹지공원으로 쇼겐의 탈출 마술을 보러 갔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사이카와와 헤어지게 된 모에는 혼자 마술을 관람하다 아리사토 다케루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캠핑카에서 보게 되었고 상자에서 탈출 마술을 선보이던 아리사토 쇼겐은 가슴에 단도를 꽂은 채 모습을 다시 드러냈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하고 말았다.

아리사토 쇼겐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추모 영상 속 아리사토 쇼겐은 최악의 조건, 최대의 난관에서 탈출한다고 말하고 있다. 기필코 탈출한다고.. 출관하던 중 쇼겐의 제자 아리사토 나가루가 관의 색을 바꾸는 마술을 펼치고 난 후 영구차가 나가려다 멈췄다. 쇼겐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다시 살펴 본 쇼겐의 관 속에 쇼겐의 유해가 없다?! 어디로 사라진 거지?

모에는 도마와 함께 쇼겐이 탈출 마술을 펼쳤던 다키노가이케 녹지공원으로 갔고 쇼겐을 공원에서 목격했던 메구미를 만난다. 연고도 없는 곳에서 목격된 쇼겐, 그의 마술도구 공장이 근처에 있을 거라 추측하고 메구미의 안내로 주택가를 돌아보던 중 쇼겐의 마술도구 공장으로 추측되는 곳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맞닥뜨린 사체!! 아리사토 쇼겐의 내연녀로 알려진 아리사토 미카루가 철거 현장에서 탈출 마술을 펼치다 살해당하는데...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으면서도 사건의 실마리를 캐치하는 사이카와 교수. 사건을 추리해 나가고 한순간 펑~ 하며 퍼즐이 맞춰지는 사이카와와 모에의 활약. 경찰이 건축학 대학교 교수에게 사건을 의뢰하는 것은 경찰 자존심이 허락하는 일일까 딴 생각을 해 본다. 많은 사람들을 환혹 시켜 그들의 눈앞에서 마술을 선보이는 마술사. 자신의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한 아리사토 쇼겐의 마술 같은 장면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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