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사용설명서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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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는 과정은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이가 울면 어른들은 뚝 그치라고 하고, 아이가 기뻐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면 어른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타이른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보다는 감정을 잘 숨기고 억제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접을 받는다. 현대인 중 다수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감정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감정사용설명서>의 핵심 주장이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고 배우지도 못한다.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35년 넘게 환자들을 만나면서 사람들이 각자 스스로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언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이 책이 탄생했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책에는 총 3부에 걸쳐 감정을 발견하는 법,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법,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는 법 등이 나와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유 중 하나는 마음이 아니라 머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가령 어떤 제안을 거절하고 싶을 때, 어떤 사람들은 '하기 싫다'고 느끼는 마음이 아니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머리를 따른다. 이렇게 마음의 소리를 반복적으로 무시하다 보면 자기 자신의 감정조차 모르게 되고, 하기 싫은 일을 반복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들을 만나는 우울한 인생을 살게 된다.


그렇다고 매번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피하며 살 수는 없다. 책의 2부에는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우울증, 자신감 하락,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이 나온다. 어떤 일이 하기 싫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기 싫은 마음은 결국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악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다. 만약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게 두렵다면, 발표를 망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본다. 아마 발표를 망친다고 해도 그로 인해 해고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해고를 당한다 한들 죽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우울증에 대처하는 법도 나온다. 우울증의 가장 무서운 적은 악순환이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우울증을 만들고, 우울증이 부정적인 생각들을 강화한다.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떨쳐내야 한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나는 실패자야.", "나는 무능력해.",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이렇게 반문해본다. "정말 나는 실패자일까?", "정말 나한테는 아무런 능력이 없나?", "정말 나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인간인가?" 이렇게 계속 부정적인 생각에 반기를 들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반드시 옳은 생각은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감정에 연습이 필요한 것처럼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항상 좋은 관계는 드물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도 있겠지만 첫눈에 반하지 않았어도 여러 번 만남을 지속하는 동안 발전하는 사랑도 있고, 몸이 먼저 반응하는 사랑도 있겠지만 나중에 성에 대해 학습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발전하는 사랑도 있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훌륭한 조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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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드립니다 - 사람 보는 눈을 키워주는 50가지 심리 실험
기요타 요키 지음, 조해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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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일단 뭐부터 먹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나의 직감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입증된 명제다. 심리 카운슬러 기요타 요키의 책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드립니다>에 따르면 그렇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은 적당히 배부른 상태에서는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기 때문에 일처리도 능동적으로 하고 인간관계도 유연하게 대응한다. 반면 사람이 배고픈 상태에서는 까다롭고 예민해지기 때문에 일처리가 원만하지 않고 사람들에게도 퉁명하게 대한다.


이 책은 심리학을 기반으로 인간 마음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숨겨진 본성은 물론 인간관계, 돈, 일, 사랑 등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 법한 주제에 관해 다루기 때문에 심리학을 잘 모르거나 심리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읽어볼 만하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잘하는 타이밍, 잃어버린 지갑 중 가장 많이 돌려받은 지갑, 관계를 망치는 SNS의 비밀, 물건을 싸게 사는 기막힌 방법 등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50가지나 실려 있다.


왜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미울까. 심리학에서는 이를 '수평적 적대감'이라는 용어를 통해 설명한다. 수평적 적대감이란 서로 비슷할수록 사소한 차이를 용납하지 못하고 적대감을 품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 다트머스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인 '비건'은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선택적으로 먹기도 하는 채식주의자인 '베지테리언'에 대한 적대감이 반대의 경우보다 세 배나 높았다. 이는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남들 눈에는 희미한 차이가 더욱 잘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존재를 물리쳐야 자신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5분 만에 10년 더 젊어지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 하버드대학의 심리학 교수 엘렌 랭어가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사람은 10년 더 젊어졌다고 믿고 10년 전처럼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물론 몸까지 10년 전의 상태로 회복된다. 실제로 실험 참가자들은 몸이 유연해지고 손의 악력이 향상되며 시력이 높아졌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나이보다 젊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실제로도 젊어진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이 나이에 무슨",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등등 나이를 의식한 부정적인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빨리 늙을 가능성이 높다.


고양이의 도도한 매력이 집사의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내용도 흥미롭다. 고양이가 도도하게 굴면 굴수록 집사는 고양이의 눈길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머리를 굴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집사의 두뇌 활동이 활발해질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사망 확률까지 낮춘다니 놀랍다. 이 밖에도 알아두면 쓸모 있을 법한 재미있는 심리학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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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수학자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7
김승태.김영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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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으로 수학을 배우면 훨씬 더 쉽고 재미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집필된 책이 바로 <파워풀한 수학자들>이다. 이 책에는 수학사에 족적을 남긴 21명의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마치 위인전을 읽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학의 역사를 알게 되고 수학의 원리까지 이해되어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아진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책에는 서양의 고대, 중세, 근대에 활약한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나와 있다. 서양의 고대 수학자 하면 수학의 기초를 세운 탈레스 외에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등이 유명하다. 그렇다면 디오판토스와 히파티아는 어떨까. 디오판토스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수학 문제를 풀 때 사용하는 x, y 같은 기호를 처음 사용한 인물이다. 히파티아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쉽게 풀어쓴 해설서의 저자로 많은 업적을 쌓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박해받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이들의 이름도 반드시 기억해야겠다.


중세의 수학자로는 하이얌, 피보나치, 타르탈리아&카르다노, 네이피어, 데카르트, 페르마, 파스칼, 뉴턴 등이 있다. 하이얌은 페르시아의 수학자이자 시인, 천문학자였고, 3차 방정식을 14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것으로 유명하다. 타르탈리아와 카르다노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수학자들로, 타르탈리아가 먼저 3차 방정식 x³+px²=0을 푸는 해법을 알아냈는데 카르다노가 이를 자기 것인 양 발표했다. 지금도 학자들 간에 논문 표절 시비가 벌어지는 일이 종종 있는데 중세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니 신기하다.


근대의 수학자로는 오일러, 가우스, 코시, 드 모르간, 칸토어, 와일즈 등이 소개된다. 코시는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미적분학, 복소함수론, 대수학, 미분방정식, 기하학, 해석학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미적분을 배우지 않은 나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미적분을 배운 이과 출신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일 것 같다. 칸토어는 집합론을 발표한 인물로, 집합론을 발표한 후 다른 학자들로부터 "이건 수학이 아니다"라는 식의 비난을 받았다.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느 수학 교과서에나 실려 있는 집합론에 이런 비화가 있다니 놀라웠다.


부록으로 동양의 수학자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조선의 홍정하, 최석정, 중국의 조충지, 이선란, 일본의 다카기 데이지 등이다. 홍정하는 조선 숙종 때 수학책 <구일집>을 펴낸 인물이다. 조선 하면 왠지 모르게 수학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 있는데, 숙종 때만 수학자가 1400명 가까이 있었다고 해서 놀랐다. 최석정은 여덟 번이나 영의정을 지낸 문신이면서 수학자였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두각을 드러냈다고 하니 꼭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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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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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은 무엇일까. 정답은 '천문학'이다. 예부터 사람들은 낮과 밤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상 현상을 관측했다. 해와 달, 별의 움직임이나 구름의 크기, 방향 등을 통해 농사의 풍흉을 짐작하거나 천재지변을 예측하기도 했다. 오늘날의 천문학은 물리학, 화학, 지질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과 융합해 지구를 포함한 우주 전체의 기원과 진화 등을 연구하고 있다.


서가명강 시리즈 제9탄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윤성철이 쓴 책이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교양과목인 <인간과 우주> 수업의 내용을 4회로 압축해 진행한 강연을 엮은 결과물이다. 코페르니쿠스 혁명, 빅뱅, 별, 외계 생명과 인공지능 등 천문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이 이루어진다. 천문학을 전혀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읽을 수 있게끔 비교적 쉬운 내용으로 구성된 점이 돋보인다.


코페르니쿠스 하면 천동설이 지배적이던 시대에 처음으로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신을 우주의 중심에 두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뒤엎는 혁명적인 사고에서 기반한 주장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따르는 주장이었다. 코페르니쿠스가 보기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도는 것보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도는 것이 신 중심 우주관에 더 부합하다고 보았다. 게다가 코페르니쿠스를 포함한 이 시대의 학자들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운동이 전부 정확한 원을 그리는 운동이라고 보았기 때문에(신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이데아를 만드신 분이기 때문에) 지구가 원이 아니라 타원으로 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빅뱅을 이해하려면 '올베르스의 역설'을 알아야 한다. 뉴턴이 주장한 만유인력에 따르면, 중력은 질량만 있으면 무조건 잡아당긴다. 그러므로 우주가 유한한 공간이라면 서로 잡아당기는 힘밖에 없는 중력에 의해 붕괴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우주가 무한한 공간이라면 무한한 수의 별들의 중력이 서로를 상쇄해 붕괴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우주에 무한한 수의 별이 있다면 우리가 하늘을 바라볼 때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별이 반드시 보여야 한다. 정확히는, 밤이 되어도 어두운 공간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역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주가 팽창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빅뱅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업적에 비해 덜 주목받은 과학자 '세실리아 페인'의 이야기도 나온다. 페인은 태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소가 철과 같은 중원소가 아니라 수소와 헬륨 같은 가벼운 원소임을 최초로 밝혔다. 태양은 태양계의 전체 질량의 99.8퍼센트를 차지하므로, 태양의 구성 성분이 태양계의 구성 성분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았다. 페인의 업적은 노벨상을 받을 만하지만, 페인은 노벨상은커녕 학계에서 제대로 된 인정도 받지 못했다. 박사 학위를 받은 지 30년이 지난 1956년에 이르러서야 여성 최초로 하버드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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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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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대중이라고 하면 정치인의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무식하고 몰지각한 존재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독일의 철학자 군터 게바우어와 스벤 뤼커가 공저한 <새로운 대중의 탄생>에 따르면, 오늘날의 대중은 '파괴를 일삼는 대중'이나 '분노하는 폭도'가 아니라 '항의하고, 열광하고, 즐기는 대중'이다. 이들은 과거의 대중처럼 분명한 의식이나 생각 없이 행동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파편화된 존재는 아니며 권력 앞에 순응적이지도 않다.


이 책은 대중 개념의 새로운 정의와 변화 양상을 학문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대중은 많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있는 상태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대중은 개인들의 단순합 그 이상이다. 대중이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실제의 사안에 관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의도, 정서, 평가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대중이 형성되는 방식은 유일하지 않다. 사안에 따라, 상황에 따라, 구성원들의 속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이 형성될 수 있다. 대중이 조직과 다른 점은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중은 다른 구성원의 의견이나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가 없다. 대중의 내부에는 권력의 차등이 없다. 오직 외부와의 구분과 이를 통한 차별 또는 배제만이 있을 뿐이다.


저자가 대중 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난민 문제가 부각되고 나서부터다. 난민 문제가 보도될 때마다 독일의 정치인들은 '대중을 대표해' 난민을 반대하거나 또는 찬성한다고 발언한다. 이때 대중은 대체 누구인가. 대중은 구체적인 실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표상에 가깝다. 해당 정치인과 같은 의견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들을 '대중'이라고 부르는 것은 확대 해석 혹은 지나친 일반화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정치인들이 자기한테 유리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 위해 대중을 들먹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중을 대표한다, 대중을 위한다는 말 자체가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대중보다 국민이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이지 않나 싶다. 국민을 대표해, 국민을 위해 이러저러한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인들. 그때마다 그들이 말하는 국민이 대체 누구인지, 정확히 어떤 사람들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묻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포퓰리즘에 선동당할 수 있다. 저자는 인터넷과 SNS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대중 개념이 오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더욱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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