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 않을 용기 - 세상은 결국 참는 사람이 손해 보게 되어 있다
히라키 노리코 지음, 황혜숙 옮김 / 센시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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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인(忍)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참기로 한 선택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나 하나 참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잘못을 보고도 넘겼다가 모든 일의 책임을 뒤집어쓰는 경우도 있고, 순간의 갈등을 피하려다가 더 큰 갈등이 일어나 어긋난 관계를 영영 회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임상심리치료사 히라키 노리코의 책 <참지 않을 용기>는 자신도 참지 않고 상대방도 참지 않으면서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어서션(assertion)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한다. 어서션이란,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의 마음 역시 잘 헤아려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자기표현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하나다. 


어서션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람마다 기분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일본이나 한국 같은 유교 문화권 국가에서는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못하다.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반론을 제시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참지 않아도 괜찮고 토론과 타협을 통해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참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방의 기분이나 평가를 먼저 생각한 후에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어서션에서는 남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을 상대방의 기분을 챙기는 것보다 우선시한다. 자신의 기분이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지레짐작하지 말고 일단 표현해보자.


하고 싶은 일을 참는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꼭 필요한 데 쓰지 못하고 불만을 쌓아두거나 분노를 억제하는 데 쓰게 된다. 그러니 남들의 의견은 적당히 듣고, 자신의 에너지를 자기 발전이나 관심 있는 일에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해보기도 전에 나는 못 할 거라고 포기해서 보석 같은 재능을 썩히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못할 일이고 사회 전체로 보아도 큰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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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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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고 그만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쌓을 기회도 감소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상황이 편하다고 느꼈던 사람들도 최근에는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소통하다 보니 오해가 생길까봐 더 긴장한다, 어쩌다 사람을 만나면 긴장되고 어색하다, 사람을 못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니 우울감, 무기력증, 대인기피 증상이 심해진다 등등... 


상처 치유와 관계 회복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상담 전문가 박상미의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인간 관계 연습법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협력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애쓰다가 번아웃되고, 소외될까 불안해서 안절부절못한다. 


이 책은 심리학적 이론을 토대로 구체적 상황별 대응법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함께 일하는 동료를 험담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까.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사람에게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조금은 거리를 두는 게 좋다.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척을 했다가는 나도 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지금보다 심하게 자신의 감정을 배설할지도 모른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게 두려운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건 '나는 완벽해야 한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렵고 긴장이 될 때는 '나는 완전하지 않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되뇌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은 불면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올 때는 역으로 '자면 안 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불안하고, 두렵고,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과 대면하게 하는 치료법을 '역설지향기법'이라고 부른다.


'또라이' 같은 상사 때문에 힘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기'인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내기는 힘들다. 저자의 팁은 또라이 짓하는 상사를 무표정으로 바라보되 긍정적인 반응은 하지 않는 것이다.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러니 상사가 또라이 짓을 하면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무표정으로 응시한다.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나를 먹잇감으로 삼아서 더 심하게 화풀이를 할지도 모른다.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고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칭찬이 약이자 독이다. 맨날 또라이 짓하는 상사가 어쩌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때를 놓치지 않고 칭찬한다. 그러면 상사는 기분이 좋아져서 한동안 또라이 짓을 안 할 수도 있고 나를 좋게 봐줄 수도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팁이 나온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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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현대지성 테마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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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언어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신기하다. 어떻게 여러 개의 언어가 하나의 두뇌에 공존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중언어 분야의 권위자인 알베르트 코스타의 책 <언어의 뇌과학>은 인간의 언어 학습 중에서도 '이중언어 사용(bilingualism)'에 대해 다룬다. 참고로 이 책에서 이중언어 사용이란 요람에서부터 이중언어를 듣고 경험한 사람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 배워서 두 언어를 비슷하게 잘하는 사람을 포괄적으로 아우른다. 


이 책에는 외국어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사항이 많이 나온다. 잠잘 때 외국어 음성을 틀어놓으면 외국어 실력이 자동적으로 높아질까. 저자에 따르면 답은 '아니오'다.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사회적 접촉은 불가결한 요소다. 외국어 공부를 할 때 교사와의 상호작용 없이 녹음된 음성을 듣거나 책만 읽어서는 실력이 금방 향상되지 않는다.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때보다는 누군가와 상호 작용을 할 때 학습자의 집중력과 동기가 훨씬 커지고 학습 효과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자녀가 여러 개의 외국어를 능숙하게 하길 바란다면 그 언어를 사용해서 적극적으로 놀아주는 것이 좋다. 


어릴 때 여러 개의 외국어를 습득하더라도 꾸준한 학습과 교류가 없으면 금방 잊는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의 크리스토퍼 팔리어와 연구팀은 불어를 쓰는 부모에게 입양된 한국인 성인 8명의 한국어 실력을 조사했다. 이들이 입양된 나이는 3세부터 8세까지 다양했는데 하나같이 한국어를 완전히 잊었다. 입양 이후 한국인과의 교류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도덕적 판단이 관여된 내용을 모국어로 전할 때보다 외국어로 전할 때 감정 반응이 덜하다는 것이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저자가 한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스페인어 원어민 400명에게 이런 상황을 제시했다. 한 기차가 다섯 명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기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나 멈출 수 없다. 만일 기차가 이대로 간다면 다섯 명이 죽는다. 마침 앞에 비상 철로가 있어서 방향을 바꾸면 한 명이 죽는다. 


같은 상황을 실험 참가자들의 모국어로 전달했을 때 방향을 바꾸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7퍼센트였다. 반면 외국어로 전달했을 때 방향을 바꾸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40퍼센트에 달했다. 스페인어와 영어의 차이 때문일까 싶어서 스페인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영어 원어민에게도 동일한 딜레마를 제시했는데 결과는 같았다. 외국어 학습이 의사소통의 수단을 늘리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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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 - 심리상담사가 전하는 이별처방전
헤이후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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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나면, 그제서야 보이는 한 명의 관객. 바로 '나'입니다. 

주인공이 되는 일은 '나'의 시선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사랑을 하다 보면 헤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똑같이 실연을 해도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금방 회복하고 다음 사랑을 찾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거나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대체 왜 이렇게 반응이 다른 걸까. 현명하게 이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별전문 상담 서비스 헤이후의 공동대표 오영미와 최영석이 공저한 책 <너와 헤어지고 나를 만났다>에는 이별이 그저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의미 있는 삶의 경험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심리상담사로 일하는 저자들이 상담실에서 직접 만난 내담자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해서인지 조언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을 할 때 비로소 인생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면, 그 자체로 우리는 자기의 존재 및 자기의 현실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실제 연애 또는 결혼 생활에서 이러한 기대가 늘 충족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가 나의 사소한 단점이나 약점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때, 우리는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자신 또한 상대의 사소한 단점이나 약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으면서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망 때문에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는 것이라면, 사랑을 하거나 연애를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 이별은 사랑을 통해 얻고자 했던 자신의 욕망에 직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이를테면 실연한 상대를 좋아했던 이유가 근사한 외모라면 나 또한 근사한 외모를 가지기 위해 노력해보고, 높은 학벌이라면 자신 또한 높은 학벌을 가져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별 후에 결국 실패로 끝날 사랑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며 후회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들 때에는 한창 연애할 때 좋았던 기억들이 모두 거짓처럼 느껴지고,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던 자기 자신을 탓하는 마음이 커진다. 이런 생각이 들 때에는 사랑도 이별도 성취 또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살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성장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평생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것보다는, 한 번이라도 뜨겁게 사랑하고 아파했던 기억이 있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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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때, 심리학 - 불안, 걱정, 두려움과 이별하는 심리전략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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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아닌 일에도 긴장이 되고, 사소한 일조차 처리하기가 힘들고, 몸은 피곤한데 머릿속이 복잡해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때가 있다. 불안과 걱정 때문에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기가 힘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전 세계적으로 12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감정사용설명서>의 저자인 독일의 대표 심리학자 도리스 볼프의 신간 <불안할 때, 심리학>이다. 


불안을 완전히 극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불안을 완전히 떨쳐내기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책에서 저자는 불안이 생기는 이유를 비롯해 불안을 떨쳐버리는 방법, 불안에 대처하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전략, 불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의 자세, 저자가 실제로 만난 내담자들의 치료 사례 등을 소개한다. 


불안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존 본능의 하나다. 불안은 위험한 상황이 닥치기 전에 도망치거나 맞서 싸우도록 진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우리 몸의 본능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불안을 느낄 때에는 무조건 벗어나려고만 하지 말고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다. 그래야 정신을 차리고 조심하거나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불안의 각 형태를 소개하고 각각에 맞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불안장애의 종류로는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등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공포증과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있다. 공포증을 극복하고 싶다면 공포를 야기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느낄 불안을 예상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복식호흡과 자발적 긴장 해소법을 활용해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것이 좋다. 


불안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거나 친구나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다. 발표를 해야 한다면 발표 시작 전에 이런 식으로 말해보자. "저는 지금 무척 불안합니다. 남들 앞에서 이야기를 잘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 기절한다 해도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우스갯소리를 하고 나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실수를 하거나 남에게 비난을 받으면 그 상황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지 말고, 그 상황을 인정하고 '이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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