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갇힌 남자 스토리콜렉터 8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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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 우선 보통사람과 다르다. 대학 때 미식축구를 한 거한이다. 덩치가 다른 사람을 압도한다. 여기에 미식축구 경기 중에 다쳐서 뇌의 한 부분이 특수한 작동을 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뇌를 지니게 된다.


잊지 않는다는 일, 축복일까? 저주일까? 축복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다. 좋은 기억이 있으면 그것을 잊지 않으니 축복이겠지만, 마찬가지로 안 좋은 기억을 잊을 수가 없으니 저주이기도 하다. 이런 기억 능력은 양날의 검이다. 어떤 쪽으로 제어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행복이 달려 있다.


데커라는 인물. 기억과 덩치. 그는 형사로 일한다. 형사, 사소한 단서도 놓쳐서는 안 되는 직업. 정의를 실현하는 직업이라고 알려져 있으니, 형사로서 덩치와 기억은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데커는 자신의 가족이 살해당했다. 이처럼 치명적인 사건을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견디기 힘든 기억이다. 최소한 데커에는 망각이 없으므로. 이 기억 속에서 그는 허우적 댈 수밖에 없다.


딸의 생일에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와 무덤에 꽃다발을 놓는 데커에게 13년 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암으로 인해 가석방이 되었다고 찾아와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한다. 무죄임을 밝혀달라고.


데커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으므로, 재수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죄라고 주장한 사람이 살해당한다. 뭔가 이상하다? 다시 자신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커.


여기서부터 이 소설은 시작한다. 반전에 반전, 연이어 벌어지는 살인사건들. 범인은 누구인가? 그 범인을 추론하는 재미로 소설을 계속 읽기 시작한다. 뜻밖의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그리고 그들이 또 살해당하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져드는데... 여기에 반전이 또 일어난다. 범인에 대한 윤곽, 13년 전 살인사건에 대한 윤곽이 점점 뚜렷해진다. 범인에게 한 발 더 다가가게 된다. 


그래, 이 소설은 그런 재미로 읽어야 한다. 도대체 범인은 누구인가? 왜 그런 살인을 저질렀나? 미국이라는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갱단, 마약, 그리고 돈... 결국 돈이라는 생각으로 사건이 정리되어 갈 무렵. 아니다. 돈이. 더 다른 문제가 있다.


소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미국 사회와 갈등관계에 있는 나라까지 끌어들인다. 좀 너무 나갔다 싶기도 하고, 007시리즈를 소설로 읽는 듯한 느낌도 들고.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소설을 전개했으면 훨씬 좋았겠단 생각을 하는데... 지금은 냉전 시대가 아니니까. 그러니 오히려 살인과 경제를 연결짓고, 그 매개가 되는 돈이 사람들을 어떻게 위험에 빠뜨리는지를 서술했으면 더 좋았으련만...


이런 국가간의 음모까지 나아간 점이 좀 무리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 전까지 추리를 해나가고, 범인의 윤곽을 밝혀가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범인이 누구일까를 추론하는 재미까지 있는데... 결말을 감안하고 읽으면 그런대로 흥미로운 추리소설이다.  


데커가 자신의 심리적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소설을 읽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고,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잊지 못할 자신의 아픈 기억을 극복해가는 모습이 잘 표현되고 있어서, 그 부분에 중심을 두고 읽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열린 결말이다. 아마도 데커라는 인물을 통해 다른 추리소설들이 계속 나오리라는 예상을 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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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아이들에게 넌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을 한다. 학교에 진로 교육이 들어오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공부하고,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해 보라는 취지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질문에 답할 시간이 없다. 오로지 시험을 향해 달리고 있을 뿐. 왜 자신이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묻지도 않는다. 그냥 하라고 하니까 할 뿐. 대다수의 아이들은 그렇다.


  학교에서 시달리고, 학원에서 시달리고, 엄청나게 많은 숙제 속에서 도무지 질문을 할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다. 질문은 얽매임에서 벗어났을 때 나오는데, 아이들을 옭아매고 있으면서 왜 너희들은 질문을 하지 않느냐고 타박한다. 질문을 할 시간 여유를 주지도 않으면서.


그러니 아이들을 좀 여유롭게 놓아주자. 정말로 심심해서 다른 여러 가지를 찾아볼 수 있게. 그렇게. 청소년 시집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한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시간을 주고 있는가? 그래서 아이들이 질문할 시간을 갖게 하는가? 질문이 있어야 답을 찾을텐데... 시험지에서 찾는 답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답을 찾는, 아니 답을 만들어가는 그런 생활을 하게 해야 하는데...


한상권이 쓴 청소년시집을 읽다가 이 시를 읽고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너무 단일한 길만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무소유』를 읽는 시간


『무소유』를 읽다가

종이 치자 너는

복도로 따라 나왔다.

저는 그분처럼 살기 싫어요.

급할 땐 버스에서 내려

택시라도 타야 하는 거잖아요.

물론 그렇지.

다리를 다쳐 병원 가려는데

택시비 아끼려 걸어갈 순 없잖아요.

당연하지.

하지만 어떤 날은

주변을 돌아보며 손 내밀며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중요하잖아.

언제는 앞만 보고 달리라면서요.

문제는 집착, 그것이

저녁 강의 물살보다 앞서면

밤낮없이 세운 강의 역사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거지.

너는 너에게 무슨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갈 생각인데?


셈법이 복잡한 건 싫어요.

닥치고 돈 벌 거예요.


『무소유』 법정 스님 수필집


한상권, 그 아이에게 물었다. 창비교육. 2018년. 초판 2쇄. 46-47쪽.


이렇게 질문을 하는 학생이 이 시집에 많이 등장한다. 질문을 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만의 생각을 지닌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학생들이 질문을 하게 만드는 시적 화자는 바람직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질문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받아줄 수 있는 어른. 그런 어른이 필요한 시대이기도 한데... '닥치고 돈 벌 거예요'라고 말하지만, 아마도 이 시 속에 등장하는 학생은 한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질문을 하고 있으니...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닥치고 돈 버는' 사회가 아니라, 돈을 넘어서서 자신의 삶을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돈으로 인해 생활이 힘들어지게 해서는 안된다.


이 사회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회에서 자신의 배당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 그런 배당을 정책으로 실현하도록 한다면 적어도 돈때문에 다른 일을 포기하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으리라. 또한 '닥치고 돈 벌 거예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 세상이 되리라.


그런 세상이 되게 하기 위해 우리도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은 어린이, 젊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우리가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상권 시집을 읽으며 '그 아이에게 물었다'는 말을 '우리에게 물어야 한다'고 바꿔 생각해 본다. 우리 역시 어느 순간 질문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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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s1123 2021-12-1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이에게 물었다..
 
로봇과 제국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정철호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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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서  2권.


다시 오로라 행성으로 오게 된 글래디아와 다닐, 지스카드. 오로라 행성에서는 로봇은 소유자의 소유물에 불과하니, 사실 오로라 행성의 지배자들은 글래디아에게 오로라 행성으로 귀환하라고 했을 뿐이다. 그러면 두 로봇은 따라올 수밖에 없으니...


왜 갑자기 글래디아를 오게 했을까? 추리소설처럼 추론하게 만든다. 다닐과 지스카드가 추론을 하고, 글래디아의 추론은 핵심에서 벗어나기에 논의할 필요가 없다. 이제부터는 지구를 파괴하려는 맨더머스(그의 상급자 아마디로)와 지스카드의 능력을 알아채고 자신의 로봇으로 만들려는 바실리아가 등장한다.


그들은 지구를 없애기 위해서는 지스카드를 파괴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오로라에 돌아온 지스카드를 바실리아가 자기 소유물로 만들려고 하지만, 지스카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바실리아의 기억을 지우고, 글래디아로 하여금 지구로 향하게 한다.


이제 지구의 이야기... 지구에 도착하여 겪게 되는 일들은 그다지 흥미진진하지 않지만, 맨더머스의 음모 장소를 찾아가는 이야기에서 '스리마일'섬이 등장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시 아시모프에게는 핵발전이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았나 보다.


지구에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설정된 장소 이름이 '스리마일'이니, 스리마일 핵폭발 사건은 우리에게도 알려진 사건 아닌가. 그러니 아시모프가 지구가 방사능으로 뒤덮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이렇게 소설로 표현했고, 우주인과 이주민의 갈등은 당시 지구에서 벌어지던 냉전을 연상하게 한다. 즉 SF소설이라고 하지만 광활한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닐은 거의 확고하게 로봇0원칙을 확립한다. 그것은 인류에게 위해를 가하는 인간에게는 해를 입혀도 된다는 원칙. 즉, 개인보다는 인간이라는 집단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시도를 하는 인간을 힘으로 제지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 원칙에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로봇0원칙은 불완전하다. 지스카드는 소멸된다. 자신의 능력을 다닐에게 전수하고서.


이제 다닐은 살아남아 지구가 멸망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 지구 멸망은 끝이 아니다.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 은하제국을 건설하는 첫걸음이 된다. 그것을 지켜보고, 평화로운 은하제국이 건설되고 유지되도록 하는 일, 다닐의 일이다.


이런 다닐을 알게 되면 왜 [파운데이션]에서 다닐이 계속 나오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아시모프 소설은 서로가 서로를 보충해주고 있다. 발표된 순서대로 읽으면 사건의 순서는 뒤죽박죽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형태로 읽어도 좋다. 읽으면 읽을수록 빈 자리를 메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1권에서 완만하게 진행되던 사건 전개가 2권에서는 급격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로봇들이 사건의 전면에 나선다. 인간과 대등하게, 때로는 인간보다 우위에서. 자, 이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로봇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토론거리로 이 책을 참고할 수 있다. 로봇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혐오하는 이주민 사회와 거의 모든 것을 로봇에 의존하는 우주인 사회. 


두 사회는 로봇을 대하는 태도에서 정반대일 것 같지만, 사실 두 사회 모두 로봇을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고 인간의 소유물, 즉 물건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 나오는 다닐과 지스카드는 생각할 줄 아는 로봇이다. 사람의 심리를 읽을 줄 아는 지스카드는 마음도 있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을 단순하게 소유물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우리가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고 더 개량된 로봇들과 살게 될 때 어떤 관점에서 로봇들과 지내야 할까? 로봇을 이용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여야 하나? 등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될 수도 있다.


단지 SF소설이라고, 상상 속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일을 미리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이 소설에서 인류가 저지른 어리석은 짓들을 우리는 따라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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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제국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정철호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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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을 읽기 전에 이 소설을 먼저 읽었어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을 펼치고 찾아본 이름에서... 다닐... [파운데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로봇 아니던가. 그런 로봇이 여기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스카드라는 로봇과 함께.


처음 시작은 우주인(이 소설에서는 인류를 두 부류로 분류하고 있다. 한 부류는 지금 우리가 인간이라고 부르는 종족과 같은 수명이 채 100년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고 또 다른 부류는 수명이 거의 400년에 달하는 개량된 인간들이다. 앞에 언급한 인류는 이주민-지구에서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온 지구인이라는 뜻-으로 불리고 뒤에 나오는 인류는 우주인-이들도 역시 선조는 지구인이지만, 그들은 지구인과 단절되었다-이라 불린다)인 글래디아라는 여자로부터 시작한다.


로봇과 함께 오로라라는 행성에서 평온한 생활을 하던 글래디아는 어느 날 두 사람의 방문을 받고 전혀 새로운 삶의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한 명은 한 때 자신이 사랑했던 지구인의 후손인 이주민들이 사는 베일리 행성에서 온 베일리이고, 또 한 명은 오로라 행성에서 출세 욕심을 지닌 맨더머스라는 인물이다.


맨더머스는 지구를 파괴할 생각을 가진 젊은 공학자인데, 글래디아의 후손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을 확인하러 왔다고 하는데, 사실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데 글래디아의 후손은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온 것.


그가 다음에 올 손님으로 베일리를 알려주는데, 베일리는 오로라 행성에서 별일 없이 살아가던 글래디아를 솔라리아 행성으로 데리고 간다. 솔라리아 행성. [파운데이션]에도 나왔던 행성이다. 물론 오로라 행성도 나왔고.


여기에 가지 전에 두 로봇, 다닐과 지스카드가 등장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의 서술이 이 소설의 실제 주인공이 글래디아라는 인간이 아닌 로봇임을 짐작하게 한다.


즉 글래디아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고 여기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스카드의 부추김으로 행동하게 된다. 사람의 심리를 조종할 수 있는 로봇. 이는 사람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로봇이란 뜻이고, 여기에 사람과 외양이 흡사해 얼핏 보면 사람과 구별할 수 없는 로봇인 다닐이 나온다.


아시모프가 창안한 로봇 3원칙에 의하면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는데, 솔라리아의 로봇은 솔라리아인이 아닌 이주민, 우주인들을 공격한다. 글래디아가 어린 시절 솔라리아에 살았기 때문에 솔라리아 로봇이 글래디아를 공격하지는 못하지만 베일리나 다닐은 공격 당한다. 이는 로봇이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다닐과 지스카드는 로봇 3원칙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을 공격하지 않아서 더 많은 인간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보통은 인간이 난제를 풀어서 로봇을 프로그래밍 해야 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뛰어난 공학자라도 아직 지스카드가 사람들 마음을 읽고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들에게는 지스카드라는 로봇은 인간과 너무도 다른 로봇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로봇일 뿐이다. 즉 뒤떨어진 로봇으로 취급되고 있는데...


지스카드의 능력은 소수만이 알고 있고, 그 능력을 알고 있는 이들은 이미 죽어서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로봇이 생각을 하면서 어떤 행위가 진정 인간을 위하는 일인지를 결정해 가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1권에서는 아직 그 활약이 미미하다. 글래디아 뒤에 숨어서 아직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솔라리아에서 살아남아 베일리 행성으로 간 글래디아는 우주인과 이주민이 다 같은 인류라는 생각으로 평화 운동에 헌신하기로 한다.


그런데 갑자기 베일리 행성에서 잘 지내고 있는 글래디아를 오로라 행성으로 돌려보내라는 전언이 오고... 소설은 또다른 사건을 향해 달려간다.


2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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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 함께 걷는 교육
교육의봄 외 17인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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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채용이 상당히 멀리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이유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으니, 기업에서 채용하는 방식이 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학벌 사회라고 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면 취업에 유리하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가려고 아등바등 대는 경우가 많았는데, 학벌에 대한 중요도가 떨어지면 대학입시로 대변되는 교육이 바뀔 수가 있다.

 

아니,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 학생이 초, 중, 고를 입시를 위해서 공부를 한다는 사실은 학생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도 낭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이 쉽게 바뀌나? 교육 분야만큼 보수적인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교육은 변화에 느리다. 사회가 다 변한 다음에 그것이 겨우 교육에 반영된다고 할 수 있는데.

 

노동자를 채용하는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직 체감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IT기업에서는 학벌을 보지 않게 된 기간이 오래 되었으며, 외국인 기업들에게는 우리나라 대학 서열이 그리 의미가 없다는 사실, 공기업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인해 블라인드 채용이 대세가 되고 있고, 금융권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이 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기업에서도 아직까지는 학벌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블라인드 채용과 비슷하게, 학벌보다는 능력을 중심으로 뽑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지금 채용이 되기 위해서는 학벌보다는 능력이, 직무 능력이 우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사실을 여러 통계 자료와 그 기업에서 채용을 담당했던 사람들, 또 채용과 관련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토론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의 채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것을 교육이 어떻게 반영해야 학생들이 추세를 따라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 이러한 채용의 변화를 잘 정리해주고 있어서, 그 부분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미래 사회 핵심 역량 중 첫 번째는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 즉 자립심이고 두 번째는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세 번째는 이질적인 집단에서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 세 역량을 길러내는 데 있어 한국 교육과 가정이 매우 인색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스펙은 화려하지만 학원과 부모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지식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창의적인 존재보다는 주어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해 암기하는 교육에 열중하고 있고, 성적이 비슷하고 집안 경제 수준도 비슷한 동질 집단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질적인 집단 속에서 길러지는 소통 능력을 키울 기회가 없습니다. (359-360쪽)

 

자, 이런 추세에서 지금 교육대로 계속 나아간다면,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에서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교육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교육은 과거의 지식을 배우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은 현재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누가? 이 책의 정리 부분에서 하는 이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미래를 살아가도록 해야 할 부모와 교사들이 어쩌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역량을 교육하는 실천과 입시제도를 도입하고 주장하고 외쳐야 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아이들을 지켜야 할 부모이고 교사입니다. 입시제도를 고치는 힘은 정부와 정치인에게 있는 것 같지만 그들도 유권자들이 움직인 만큼만 움직입니다. (372쪽)

 

자, 입시제도를 정부에서 고쳐주기만 바라고 손을 놓고 있는 부모와 교사들은 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모가, 교사가 먼저 주장해야 한다. 지금 이대로 교육제도를 유지하면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다고. 반드시 지금, 고쳐야 한다고. 직장에서 채용하는 방법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고.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을 안 하면 학원에 등원하지 못하게 한다고 난리다. 학원이 무엇인가? 입시에 최적화된 학습기관 아닌가. 부모들은 자녀들이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너도 나도 학원에 보낸다. 이런 부모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학원에 갈 수 없다고 하면, 백신 접종은 부모들에게 의무가 된다. 꼭 해야만 하는.

 

그러니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학원에 보내려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부글부글한다. 국민청원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서도 입시제도에 의해 아이들이 시들어가는 일에는 눈감고 있다. 모르쇠로 일관한다. 이 책을 쓴 사람들, 단체, '교육의 봄'에서 시도하고 있는 일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이미 변해 있는 사회를 이들이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이렇게 바꿔 이해해야 한다.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에서 '교육이 바뀌어야 채용이 된다'고. 학생들이 청년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고.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학생들, 청년들도 자신들의 교육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부모와 교사들이 나서야 한다.

 

덧글

 

출판사 책 응모에 당첨되어 책을 받아 쓰게 된 글. 채용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교육이 정말로 많이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책.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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