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제국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정철호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1권에 이어서  2권.


다시 오로라 행성으로 오게 된 글래디아와 다닐, 지스카드. 오로라 행성에서는 로봇은 소유자의 소유물에 불과하니, 사실 오로라 행성의 지배자들은 글래디아에게 오로라 행성으로 귀환하라고 했을 뿐이다. 그러면 두 로봇은 따라올 수밖에 없으니...


왜 갑자기 글래디아를 오게 했을까? 추리소설처럼 추론하게 만든다. 다닐과 지스카드가 추론을 하고, 글래디아의 추론은 핵심에서 벗어나기에 논의할 필요가 없다. 이제부터는 지구를 파괴하려는 맨더머스(그의 상급자 아마디로)와 지스카드의 능력을 알아채고 자신의 로봇으로 만들려는 바실리아가 등장한다.


그들은 지구를 없애기 위해서는 지스카드를 파괴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오로라에 돌아온 지스카드를 바실리아가 자기 소유물로 만들려고 하지만, 지스카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바실리아의 기억을 지우고, 글래디아로 하여금 지구로 향하게 한다.


이제 지구의 이야기... 지구에 도착하여 겪게 되는 일들은 그다지 흥미진진하지 않지만, 맨더머스의 음모 장소를 찾아가는 이야기에서 '스리마일'섬이 등장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시 아시모프에게는 핵발전이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았나 보다.


지구에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설정된 장소 이름이 '스리마일'이니, 스리마일 핵폭발 사건은 우리에게도 알려진 사건 아닌가. 그러니 아시모프가 지구가 방사능으로 뒤덮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이렇게 소설로 표현했고, 우주인과 이주민의 갈등은 당시 지구에서 벌어지던 냉전을 연상하게 한다. 즉 SF소설이라고 하지만 광활한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이야기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다닐은 거의 확고하게 로봇0원칙을 확립한다. 그것은 인류에게 위해를 가하는 인간에게는 해를 입혀도 된다는 원칙. 즉, 개인보다는 인간이라는 집단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시도를 하는 인간을 힘으로 제지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 원칙에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 로봇0원칙은 불완전하다. 지스카드는 소멸된다. 자신의 능력을 다닐에게 전수하고서.


이제 다닐은 살아남아 지구가 멸망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 지구 멸망은 끝이 아니다. 인간이 지구를 벗어나 은하제국을 건설하는 첫걸음이 된다. 그것을 지켜보고, 평화로운 은하제국이 건설되고 유지되도록 하는 일, 다닐의 일이다.


이런 다닐을 알게 되면 왜 [파운데이션]에서 다닐이 계속 나오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아시모프 소설은 서로가 서로를 보충해주고 있다. 발표된 순서대로 읽으면 사건의 순서는 뒤죽박죽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형태로 읽어도 좋다. 읽으면 읽을수록 빈 자리를 메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1권에서 완만하게 진행되던 사건 전개가 2권에서는 급격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로봇들이 사건의 전면에 나선다. 인간과 대등하게, 때로는 인간보다 우위에서. 자, 이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로봇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토론거리로 이 책을 참고할 수 있다. 로봇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혐오하는 이주민 사회와 거의 모든 것을 로봇에 의존하는 우주인 사회. 


두 사회는 로봇을 대하는 태도에서 정반대일 것 같지만, 사실 두 사회 모두 로봇을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고 인간의 소유물, 즉 물건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 나오는 다닐과 지스카드는 생각할 줄 아는 로봇이다. 사람의 심리를 읽을 줄 아는 지스카드는 마음도 있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을 단순하게 소유물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우리가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고 더 개량된 로봇들과 살게 될 때 어떤 관점에서 로봇들과 지내야 할까? 로봇을 이용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여야 하나? 등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될 수도 있다.


단지 SF소설이라고, 상상 속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일을 미리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이 소설에서 인류가 저지른 어리석은 짓들을 우리는 따라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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