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소통, 문학토론의 내용과 방법 진화하는 국어교육학 2
이인화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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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소통'이라고 했다. 해석이란 자신이 읽은 작품을 자신의 잣대로 분석해내는 작업이라면 소통이란 그런 작업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을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것, 다른 말로 문학을 학교에서 배운다는 것, 그것은 자신의 해석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더 나은 해석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학교에서 문학을 배우면서, 특히 소설을 배우면서 이러한 해석 소통에 이르고 있는가?

 

오히려 우리는 해석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해 교사에 의존하거나 참고서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만의 생각으로 문학에 다가간다는 것은 웬지 정답에서 멀어지는 것 같고, 무언가 잘못된 읽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는 않은가.

 

그러므로 해석도 제대로 되지 않고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가 바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이 아니던가.

 

슬프게도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생각보다는 주어진 정답을 찾는 행위가 더 중요하고, 이러한 일들은 수능이라는 전국 최대 행사에서 정점을 찍게 된다.

 

그러니 문학을 읽어도 정답 찾기에 집중하지 그 문학에 제 나름의 해석을 가하고, 그런 해석들이 서로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고, 소통을 통해 좀더 나은 해석 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게 문제다. 문제가 나왔으므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이 점에서 해석 소통에 대한 해결책을 나름대로 궁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박사 학위 논문을 보완한 책이라고 하는데... 해석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교육에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치하게 작업한 책이다.

 

이러한 작업이 학교 현장에 적용이 되면 좋으련만, 읽으면서 자꾸만 이 책은 책으로서만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안타까웠다.

 

연구자가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연구 작업을 할 때와 그 연구 작업의 결과를 교육현장에 적용할 때는 차이가 많은데...

 

교육현장은 이론과는 달리 온갖 변수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수는 학생이고, 교실에 있는 학생수이며, 또 시험이라는 거름장치이다.

 

이런 변수들이 이론의 적용에 거리가 있게 하는데... 그럼에도 이론이 필요한 이유는, 그 이론이 세세한 실천과정까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는 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즉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이런 책과 같은 이론서이고, 이런 방향성을 인식하고 실제로 학교에 적용하는 것은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데...

 

갈수록 문학과 멀어지고 있는 시대, 어쩌면 문학을 읽고 깊이 있게 해석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더 멀어지는지도 모른다.

 

문학과 멀어지면 문화를 형성하는데도 문제가 있으니, 학생들, 또는 젊은이들로 하여금 문학을 읽고 해석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갖도록 사회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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