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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
에르빈 바겐호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아마도 전국의 학교들이 시험기간일 것이다. 4월말에서 5월초면.
초등학생이야 시험 부담을 조금 덜었다고 하지만(이렇게 얘기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초등학생들이 얼마나 시험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이들은 벌써 대학을 바라보며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원에 등록된 학생들 가운데 초등학생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중학생은 본격적으로 시험 부담에 시달리게 된다.
중학생들은 고등학교 입시를 의식하게 되고, 학교에서 보는 시험 하나하나가 다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고등학생이 되면 더 힘들어지고, 그렇다고 대학생이 되면 나아지는가? 아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대학 들어가면 좀 편해지려니 했는데, 그때는 정말 공부다운 공부를 하겠거니 했는데,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절대절명의 난관 앞에서 다시 시험에 목매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공부를 하지? 분명 자신을 위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하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상급학교로 가면 갈수록 공부가 힘들어지고 자신은 점점 불행해진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또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일까? 간단히 말하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는데, 다른 말로 하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하는데, 왜 공부를 하면 할수록 행복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걸까?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는가?
나를 위해서, 내 행복을 위해서 공부한다면 지금의 학교 교육은 어떤가? 학교 교육이 그런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가?
이 책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학교는 진정한 공부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라고 한다. 학교에 다니면 다닐수록 자신을 잃고 다른 사람의 기준을 제것인양 받아들일 뿐이라고 한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학교 교육. 그럼에도 학교 교육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경쟁, 성과 중심의 사회, 경제가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자신이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또 이 두려움은 역시 학교 교육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전염되고 내면화되었기 때문에 벗어날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가 되고,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하는데, 사회가 잘못을 저질러 놓고,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지금의 사회 제도에서는 참으로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시도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행복에서 멀어진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연스러움, 그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그런 자연스러움이야말로 나를 위한 행복 추구라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아이를 자연스럽게 키워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이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시험 기간. 아이들이 찌들어 있는 이 기간 같은 것은 이 책에서 다루지지 않는다. 새로운 교육은 그러한 시험 자체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성장에 시험은 없다. 시험은 경쟁을 우선하고, 또 줄세우기를 강요하기에 행복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해서 많은 논의들이 있지만, 이 책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부인가, 무엇을 위한 공부인가에서 출발하지 않는 교육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 정말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