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쓴풀
느지막이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충청도 어디쯤 물매화 보러간 곳에서 실컷 보았고 귀하다는 흰자주쓴풀도 봤다. 키 큰 풀 속에 묻혀 있어 오롯이 그 본래 모습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였을까. 황매산 풀밭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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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신경림 시인의 시 "갈대"다. 막막한 가을이다. 갈대의 속울음 처럼 여기저기 흐느낌이 넘치는 세상은 이제 끝나야 한다. 아니 우리대에 끝내야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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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雨蕭蕭送薄涼 추우소소송박량
小窓危坐味深長 소창위좌미심장
宦情羈思都忘了 환정기사도망료
一椀新茶一炷香 일완신다일주향

가을비가 소소히 내리며 서늘함을 보내오니
작은 창 아래 단정히 앉아 있는 그 맛이 깊고 깊도다
벼슬살이 시름 나그네 근심 모두 잊어버리고서
향불 한 심지 피워 놓고 햇차 한 잔 마신다네

*고려사람 목은 이색(李穡, 1328~1396)의 시다.

많은 이들이 가을 단풍에 주목한다지만 가을의 또다른 정취를 전해주는 것으로 추적추적 내리는 비 만한 것이 있을까. 올가을 귀한 비로 목마른 것은 식물만이 아니다. 다소 시끄러운 속내를 달래줄 비를 기다리며 옛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의지해 본다.

남쪽의 가을은 앞산 무릎에 올라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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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
가을 숲은 빛의 천국이다.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에 온기로 스미듯 달려드는 가을볕의 질감이 대상을 더 빛나게 한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들판이 그렇고 요란스러운 단풍이 그렇다. 그 가운데 꽃보는 묘미를 빼놓을 수 없다.

짙은 청색의 색감이 주는 신비로움이 특별하다. 먼 하늘로 땅의 소리를 전하고 싶은 것인지 세워둔 종모양의 꽃이 줄기끝이 모여 핀다. 까실한 가을 햇살과 잘 어울리는 꽃이다.

용담龍膽은 용의 쓸개라는 뜻이다. 그만큼 약재로 유용하게 쓰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약초꾼이 아니기에 이쁜 꽃일 뿐, 가을 산행에서 놓칠 수 없는 꽃이다.

아름다운 꽃에는 유독 슬픈 꽃말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당신의 슬픈 모습이 아름답다'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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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뒷산 숲길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꽃이다. 바위틈에도 사는 것으로 보아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을 잘하는가 보다. 올해는 먼길 나서서 만난 꽃이기에 더 반가웠다.
 
홍자색으로 피는 꽃이 줄기 끝에서 조밀하게 많이도 달렸다. 꽃술을 길게 빼고 하나하나 거꾸로 달린 모습도 이쁘지만 이 자잘한 꽃들이 모여 둥근 꽃 방망이를 만들어 눈에 쉽게 띈다.
 
익히 아는 채소인 부추의 야생종이라고 한다. 산에서 자라니 산부추로 이름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식물로 산마늘, 산달래, 참산부추, 두메부추 등 제법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산부추 역시 부추 특유의 똑쏘는 맛을 내는 성분이 있어 스스로를 지켜간다는 것으로 보았는지 '보호'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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