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는 몸보다 마음이 급하다지만

걸음을 끌고가는 것은 문턱을 넘는 발걸음일지도 모른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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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에 맺힌 물방울이 봄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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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대부분 꽃으로 만나지만 꽃도 잎도 모르면서 매번 열매로만 만나는 나무다. 그러니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숲길에서 열매를 보고서야 겨우 이름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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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 달려 핀다는데 아직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암꽃과 숫꽃이 딴 그루에서 다른 모양으로 달린다고 하니 기억해 둬야겠다. 보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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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모양의 열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발걸음을 붙잡는다. 4개의 씨방이 대칭형을 이루며 꽃처럼 달려 있다. 씨방에는 검은색 종자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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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꽃들이 피는 시기에 함께 피니 주목하지 못했나 보다. 올 해는 꽃도 잎도 확인할 기회를 가져야겠다. 그래야 열매만 보고 아쉬움 털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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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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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을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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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말이지요, 저의 임종 때,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열두 달 가운데

어느 달이 가장 마음에 들더냐

하느님께서 하문하신다면요,

저는 이월이요,

라고 서슴지 않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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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바람이 매운 이월이 끝나면,

바로 언덕 너머 꽃피는 봄이 거기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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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월이요. 한 밤 두 밤 손꼽아 기다리던

꽃피는 봄이 코앞에 와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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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산수유, 복사꽃잎 눈부시게

눈처럼 바람에 날리는 봄날이

언덕 너머 있기 때문이지요.

​

한평생 살아온 세상의 봄꿈이 언덕 너머 있어

기다리는 동안

세상은 행복했었노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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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시인의 시 "봄꿈을 꾸며"다. 2월도 중순,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 온기가 담겼다. 바로 언덕 너머에 봄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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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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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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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눈이라도 오려나 싶었는데 이내 구름이 걷히면서 햇살이 좋다. 한줌의 볕도 소중한 이때라 빛을 받아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소중하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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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이른 봄이다. 새순이 돋아나고 꽃눈에 생기가 도는 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온기가 돈다. 겨울을 잘 건너온 모든 생명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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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나무의 꽃눈이 꾸물거리며 기지개를 켠다. 나도 따라 겨우내 여몄던 옷깃을 풀어 본다. 가슴을 열어 깊은 호흡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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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아린芽鱗이 열리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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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빛과 온기로 온다. 언땅이 몸을 녹여 틈을 내주면 어둠 속에서 세상을 꿈꾼 새싹들이 꿈들대며 고개를 내민다. 이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햇살의 부드러운 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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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相思花. 지난 가을날의 지독했던 그리움이 새로운 몸짓으로 내일을 연다. 이를 축복이라도 하듯이 안부를 묻는 햇살의 위로가 가득하다. 다시 찬란하게 피어날 그날을 향해 멈추지 못하는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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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몇송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라지만 그 꽃이 피어야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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