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쓴풀
멀고 가까운 곳,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충청도 어디쯤 물매화 보러간 곳에서 실컷 보았고 귀하다는 흰자주쓴풀도 봤다. 키 큰 풀 속에 묻혀 있어 오롯이 그 본래 모습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였을까. 황매산 풀밭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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尋花不惜命 심화불석명

愛雪常忍凍 애설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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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찾아서 목숨조차 아끼지 말고,

눈을 사랑하거든 얼어 죽을 각오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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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가 겸재 정선의 '雪坪騎驢설평기려'(눈 덮인 들판에 나귀 타고 가다)를 보고 쓴 글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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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상이야 덧붙일 말이 없다. 잇달아 드는 생각이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에서 해제되어 돌아와 쓴 당호 與猶堂여유당에 이른다. 신중하라! 겨울에 시냇물을 건너듯. 경계하라!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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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의 눈에는 숨쉴 틈이 안보이니 단 한걸음도 내딛기 버겁다. 그래도 위안 삼는 것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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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장자의 逍遙遊소요유다. 삶은 소풍이라고 했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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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자유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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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풍등

붉은 공모양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꽃의 생김새가 독특하여 주목받고 열매 역시 앙증맞은 모습과 붉은 색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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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했던 잎들이 지면서 드러나는 열매들이다. 새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는 것이다.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손이 가다가 멈춘다. 독이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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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잎은 5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9~10월에 둥글고 붉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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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풍등(排風藤)이라는 이름은 '풍을 물리치는 덩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경기도 이남에 자생하기에 추운 지방에서는 보기 힘들다. '참을 수 없어'라는 독특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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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하다'

약속되어 있음을 전재로 성립하는 마음가짐이다. 현재를 바탕으로 내일을 향해가는 발걸음의 근거이기도 하다. 무게를 더해온 깊이가 있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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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다는 것을 누군가는 저물 때가 되었다고 해석한다. 저문다는 것은 특정한 상황의 마지막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는 이 상황에 이르는 과정에서 다른 상황으로의 질적변화를 시도할 때임을 알려주는 신호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을 이어가는 연속선상의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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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다른 계절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나를 둘러싼 환경은 나날이 급격한 변화를 재촉한다. 이 변화는 이제 더 굳건한 바탕 위에 서 있음으로 기꺼이 받아 안을 수 있는 질적인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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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시간을 굳건하게 이겨냈다. 애쓴 당신,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이제 당신의 그 힘이 다음을 기약하는 근거가 되리라. 당신의 그 힘이 있어 다가오는 시간은 찬란하게 빛나는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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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콩

보랏빛 날개를 단 앙증맞도록 작은 새 무리가 숲 속으로 날아갈듯 고개를 든다. 제각기 날아갈 방향을 정해 두었는지 조금의 미동도 없다. 숨죽이고 가만히 살피는데 아차 나무가지를 건드리고 말았다. 날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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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콩은 산 가장자리나 들의 햇볕이 잘 들어오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전체에 밑을 향한 퍼진 털이 난다. 줄기는 덩굴지어 자라서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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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모르나 내 뜰에 제법 보인다. 라일락, 사과나무, 수국 등에 감고 올라가 꽃을 피우고 있다. 실처럼 가는 줄기가 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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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콩은 콩이 작다거나, 볼품없다거나, 거칠어서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경우를 뜻하는 형용명사 '새'와 합성된 명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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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콩과의 꽃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인 새콩은 '반드시 오고야말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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