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귀쓴풀

지리산 반야봉 당일치기를 감행하게 했지만 헛탕을 치고 말았다. 다음해를 기다려 가야산을 올랐다. 그후론 매년 가야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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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안개 속에 펼쳐진 고지대 꽃밭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키는 작고 색은 진하며 무리지어 핀 꽂들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장소를 바꿔 오르길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연신 다독거린다. 여름 무더위 속에서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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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에 가늘고 긴 가지가 많다. 그 가지 끝에 아주 조그마한 꽃이 핀다. 하얀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어 그나마 쉽게 눈에 보인다. 작아서 더 귀하게 보이는 꽃이 한없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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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귀쓴풀이란 귀처럼 생긴 꽃잎이 4개로 갈라지며, 쓴맛을 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좌우 대칭으로 갈라진 꽃잎과 하얀색과 자주색 점 그리고 꽃술의 어울림이 참으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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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는 갈 수 없는 높은 산에서만 살아 보고 싶은 이들의 속내를 태울만한 식물이다. 여러가지 조건으로 만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숨을 안겨주는 꽃이기도 하다. 지각知覺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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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장마 내내 하늘에서

늙어 가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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億龍門僧 억룡문승

雪消庭畔蒼巖大 설소정반창암대

潮滿樓前落日紅 조만루전락일홍

惆悵高僧難再見 추창고승난재견

凌霄花老海雲中 능소화노해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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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의 스님을 추억하며

눈 녹으면 뜰에 커다란 바위 푸르고

만조 때 누각 앞에는 지는 해 붉었지.

슬프구나, 고승은 다시 만나기 어렵고

능소화만 운해 사이에서 늙어 가겠지.

-김창업, '노가재집' 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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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사십 오번째로 등장하는 김창업(金昌業, 1658~1721)의 시 "億龍門僧 억룡문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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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는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심어 기르는 덩굴나무다. 한여름에 주황색으로 피는 꽃으로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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凌霄花능소화, 이름 그대로 하늘을 침범하는 꽃이다. 벽이나 나무 등을 타고 올라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얻은 이름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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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능소화에 대한 이미지는 중국의 전설과 연관이 있다. 이쁜 궁녀(소화)가 임금의 성은을 입어 후궁이 되었지만 다른 여인들의 질투로 왕이 두 번 다시 소화를 찾지 못했다. 임금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에 지친 소화는 상사병이 들어 죽었고, 유언에 따라 담장 밑에 묻었는데 이듬해 여름날 그 담장 주변에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사람들은 ‘소화를 능가하는 꽃’이라 해 능소화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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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귀한 여름에 화사하게 피는 능소화는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내리는 종이꽃 어사화로 능소화가 쓰여 양반들이 좋아하는 꽃이기도 했다. 흔치 않은 꽃이라 양반집에만 심었다고 해서 "양반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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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인용한 김창업의 능소화에 관한 시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의미로 왜 인용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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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능소화는 많이 보급이 되어 여기저기에서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담장이나 건물 벽과 어우러져 피는 모습은 장관이어서 많은 이들이 인증사진을 찍는 명소가 되기도 했다. 그중 한곳은 알 수 없는 이에 의해 잘려나가 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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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집 담장에도 능소화를 심었고 제법 모양을 갖추었다. 여름 내내 집을 들고나는 사람들에게 꽃이 주는 다양한 느낌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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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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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귀쓴풀

지리산 반야봉 당일치기를 감행하게 했지만 헛탕을 치고 말았다. 다음해를 기다려 가야산을 올랐다. 그후론 매년 가야산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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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한 안개 속에 펼쳐진 고지대 꽃밭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키는 작고 색은 진하며 무리지어 핀 꽂들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장소를 바꿔 오르길 참 잘했다고 스스로를 연신 다독거린다. 여름 무더위 속에서 높은 산에 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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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에 가늘고 긴 가지가 많다. 그 가지 끝에 아주 조그마한 꽃이 핀다. 하얀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어 그나마 쉽게 눈에 보인다. 작아서 더 귀하게 보이는 꽃이 한없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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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귀쓴풀이란 귀처럼 생긴 꽃잎이 4개로 갈라지며, 쓴맛을 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좌우 대칭으로 갈라진 꽃잎과 하얀색과 자주색 점 그리고 꽃술의 어울림이 참으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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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는 갈 수 없는 높은 산에서만 살아 보고 싶은 이들의 속내를 태울만한 식물이다. 여러가지 조건으로 만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숨을 안겨주는 꽃이기도 하다. 지각知覺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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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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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탈바꿈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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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서러워도

불타는 저녁놀에만 미치게 빠져

헤어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이윽고 밤의 적막 속에

그것은 깨끗이 묻어버리고

다음날에는

비록 새 슬픔일지라도

우선은 아름다운

해돋이를 맞이하는 심사로

요컨대 슬픔을 탈바꿈하는

너그러운 지혜가 없이는

강물이 오래 흐르고

산이 한자리 버티고 섰는

그 까닭 근처에는

한치도 못 가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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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시인의 시 '슬픔을 탈바꿈하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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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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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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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본다는 것'

가능한일일까? 사람과 사람이 가슴과 가슴으로 만나 그 사람을 통째로 알아버리는 일이 정말 가능하기는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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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담지 않고 존재하는 수많은 장애물들은 객관적인 법칙에 대입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은 완고하고 수시로 변하기에 대입할 일정한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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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벽을 두르고 상대를 대하는 모든 행위는 그래서 애초에 그 벽을 넘을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출발한 경우와 같다. 이는 불가능한 것이며 공정하지도 않고 또한 벽을 두른자의 일방적 감정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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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라는 벽을 향해 돌진하는 것은 그것이라도 해야만 할 절박함이 있기 때문이다. 때론 이 절박함이 기적을 만들어 왔음을 알기에 그 기적에 의지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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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마주보는 것은 여전히 버거운 일중 하나다. 그렇더라도 마주보지 않으면 일생을. 한번 볼까 말까하는 명장면을 볼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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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신을 마주보고자 함은 이렇게 간절함을 보테 기적이라도 불러오고 싶은 마음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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