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눈이라도 오려나 싶었는데 이내 구름이 걷히면서 햇살이 좋다. 한줌의 볕도 소중한 이때라 빛을 받아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소중하고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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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 이른 봄이다. 새순이 돋아나고 꽃눈에 생기가 도는 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온기가 돈다. 겨울을 잘 건너온 모든 생명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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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나무의 꽃눈이 꾸물거리며 기지개를 켠다. 나도 따라 겨우내 여몄던 옷깃을 풀어 본다. 가슴을 열어 깊은 호흡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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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아린芽鱗이 열리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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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빛과 온기로 온다. 언땅이 몸을 녹여 틈을 내주면 어둠 속에서 세상을 꿈꾼 새싹들이 꿈들대며 고개를 내민다. 이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햇살의 부드러운 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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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相思花. 지난 가을날의 지독했던 그리움이 새로운 몸짓으로 내일을 연다. 이를 축복이라도 하듯이 안부를 묻는 햇살의 위로가 가득하다. 다시 찬란하게 피어날 그날을 향해 멈추지 못하는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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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몇송이 피었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라지만 그 꽃이 피어야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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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복수초로 시작된 새 봄의 꽃앓이가 첫번째 절정에 이른 때에 만나는 꽃이다. 봄볕이 그러하듯 화사하기 그지없이 피는 꽃이기에 가히 봄바람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꽃을 보고자하는 이들을 먼 길 나서게 하는 꽃이다.

바람꽃은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자라는 들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변산바람꽃은 하얀 꽃받침이 떠받치고 있는 꽃자루 안에는 가운데 암술과 연녹색을 띤 노란색 꽃이 있다. 이 오묘한 조화가 꽃의 존재 자체를 더 돋보이게 한다.

매년 각기 다른 곳에서 변산바람꽃을 만난다. 개화상태나 날씨 등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다지만 유독 한 곳의 꽃은 그 특유의 화려함이 드러나지 않아 보인다. 시기를 달리해서 살펴봐도 그 느낌은 변하지 않았다.

긴겨울 꽃을 기다리게했던 탓일까 '덧없는 사랑', '기다림'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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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

밤과 낮

볕과 그림자

공간과 시간

당신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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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는 서로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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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가벼워진 공기로 아침을 차분하게 연다. 부드러운 기온으로 들판에 선 마음이 가볍다. 품을 줄여가며 서산에 걸린 달과 산 너머로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아침해 사이에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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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서리꽃에도 온기가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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