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忘坐坐忘行 산행망좌좌망행
歇馬松陰聽水聲 헐마송음청수성
後我幾人先我去 후아기인선아거
各歸其止又何爭 각귀기지우하쟁

산길 가다 앉기를 잊고 앉았다가는 갈길을 잊네
소나무 그늘에 말을 세우고 물소리 듣는다
나에 뒤져 오던 어떤 이 나를 앞서 떠나니
각자 제 갈곳을 가는데 또 어찌 다투려하는가

*구봉 송익필(1534~1599)의 시다. 신분의 한계, 아버지의 그늘, 험하게 살았던 삶 속에서도 우계 성혼, 율곡 이이, 구봉 송익필 사이에 나누었던 도의지교가 남았다.

솦속을 어슬렁거리다 발걸음을 멈춘다. 일행은 멀어지고 행인이야 오든지가든지 내가 상관할바 아니다.

멀리서 눈에 들어온 모습이 가까이에서 봐도 다르지 않다. 마음 속에 있던 모습 그대로 보고 싶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날 어떤이가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꽃의 모습이 다르다고 했다. 풍성한 꽃을 좋아하는 이는 그 마음도 그렇다고 했으니 이 꽃에 주목하는 나는 어떤가.

붙잡힌 발길이 떨어질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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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봄꽃을 보니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김시천 시인의 시 "봄꽃을 보니"다. 땅이 가슴을 열어 새싹이 나오고 그 새싹이 마음을 여니 꽃이 피었습니다.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쌓아둔 그리움을 봄꽃처럼 펼쳐야겠다. 이 봄에는ᆢ.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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妬花風 투화풍
花時多顚風 人道是妬花 화시다전풍 인도시투화
天工放紅紫 如剪綺與羅 천공방홍자 여전기여라
旣自費功力 愛惜固應多 기자비공력 애석고응다
豈反妬其艶 而遣顚風加 기반투기염 이견전풍가
風若矯天令 天豈不罪耶 풍약교천령 천기불죄야
此理必不爾 我道人言訛 차리필불이 아도인언와
鼓舞風所職 被物無私阿 고무풍소직 피물무사아
惜花若停簸 其奈生長何 석화약정파 기내생장하
花開雖可賞 花落亦何嗟 화개수가상 화락역하차
開落摠自然 有實必代華 개락총자연 유실필대화
莫問天機密 把杯且高歌 막문천기밀 파배차고가

꽃샘바람
꽃 필 땐 미친바람도 많으니
사람들은 이것을 꽃샘바람이라 하네
조물주가 모든 꽃을 만들 때
마치 한없는 비단들을 가위질해 놓은 듯
이미 그토록 공력을 허비했으니
꽃 아끼는 마음 응당 적지 않으련만
어찌 그 고운 것을 시기하여
도리어 미친바람 보냈겠는가
바람이 만일 하늘의 명을 어긴다면
하늘이 어찌 죄주지 않으랴
이런 법이야 반드시 없을 것이니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못이라 한다네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 하는 것
만물에 은택 입히니 사사로움 없으리라
만일 꽃 아껴 만약 바람 불지 않는다면
그 꽃 어찌 생장할 수 있으랴
꽃 피는 것도 좋지만
꽃 지는 것 또한 슬퍼할 게 뭐랴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인데
열매가 있으면 또 꽃을 낳는 것이야
오묘한 우주의 이치 묻지 말고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부르자

​*이규보(李奎報, 1169∼1241)의 시다. 고려 중기의 문관이다. 어려서부터 시와 문장에 뛰어났으며 영웅서사시 동명왕편 등을 썼다.

꽃샘바람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해서 부는 바람이란 뜻으로 이른 봄, 꽃이 필 무렵 부는 찬 바람이다. 윗지방엔 때아닌 폭설에 꽃쟁이들 사이에 설경을 구경하느라 난리가 난듯싶은데 남쪽은 찬비가 내렸다.

꽃벗이 있어 비오는 와중에도 숲에 들었다. 볕이 필요한 꽂들은 꽃잎을 닫았고 때에 이르지 못한 꽃은 기다리는 중이고 때를 넘긴 꽃은 결실을 맺었다.
그것이 대수랴. 때에 이르러 숲에 들었고 숲이 전하는 마음에 주목 한다. 늦거니 빠르거니 사람 마음따라 이르는 말일뿐 꽃은 때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꽃진자리가 꽃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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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추위도 무릅쓰고 화려하게 봄소식을 전해주는 변산바람꽃의 위용에 마음을 빼앗긴 사이에 봄바람 살랑이듯 다른 꽃이 피었다. 이 꽃을 처음으로 만났던 곳을 찾았다. 그때보다 제법 더 큰 무리를 지어 피고 있다.

생긴 모양만큼이나 재미있는 이름을 가졌다. 나만 바람꽃인 줄 알았더니 너도바람꽃이란다. 다른 바람꽃들의 단정함에 비해 너도바람꽃은 자유분방하다. 꽃 모양도 자라는 모습도 모두 제각각이라 어디에 눈맞춤할지 난감하다.

삐뚤빼뚤 자연스런 하얀색의 꽃받침과 꽃잎은 2개로 갈라진 노란색 꿀샘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술이 많은데, 바로 이 부분이 너도바람꽃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복수초, 변산바람꽃은 겨울 영역에 속한다면 너도바람꽃이 피면 비로소 봄이라고 하여 절기를 구분해주는 꽃이라고 해서 ‘절분초’라고도 한다.

얼어붙었던 물이 녹아 흘러내리는 소리의 리듬에 따라 춤이라도 추는듯 살랑거리는 계곡에서 만난다. 겨우내 얼었던 마음이 녹아 풀어지듯 닫힌 마음이 열리기를 염원하는 짝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았을까. '사랑의 괴로움', '사랑의 비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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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고 단정하고 때론 천연덕스럽기도 하지만 우아함 속에 화려함까지 갖추고 있다. 같은 꽃을 보더라도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른 느낌이다. 사람이 달라지면 그 감흥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이의 시선을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좋아하는 꽃을 이런저런 사연으로 찾아다니지만 그중에서도 애써 놓치지 않고 찾아보는 모습 중 하나다. 막 피어나는 중이지만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드러낸 모습이다.

이제 남쪽에선 노루귀를 보기는 조금 늦은 때라지만 믿는 구석이 있어 나선 길에 기대한 모습을 만났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듯 빤히 처다보는 모습이 야무지다.

너나 나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은 버거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쩌랴 엿보이는 마음이야 달리 도리가 없기에 감당할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에 주고 받은 이야기가 제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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