妬花風 투화풍
花時多顚風 人道是妬花 화시다전풍 인도시투화
天工放紅紫 如剪綺與羅 천공방홍자 여전기여라
旣自費功力 愛惜固應多 기자비공력 애석고응다
豈反妬其艶 而遣顚風加 기반투기염 이견전풍가
風若矯天令 天豈不罪耶 풍약교천령 천기불죄야
此理必不爾 我道人言訛 차리필불이 아도인언와
鼓舞風所職 被物無私阿 고무풍소직 피물무사아
惜花若停簸 其奈生長何 석화약정파 기내생장하
花開雖可賞 花落亦何嗟 화개수가상 화락역하차
開落摠自然 有實必代華 개락총자연 유실필대화
莫問天機密 把杯且高歌 막문천기밀 파배차고가

꽃샘바람
꽃 필 땐 미친바람도 많으니
사람들은 이것을 꽃샘바람이라 하네
조물주가 모든 꽃을 만들 때
마치 한없는 비단들을 가위질해 놓은 듯
이미 그토록 공력을 허비했으니
꽃 아끼는 마음 응당 적지 않으련만
어찌 그 고운 것을 시기하여
도리어 미친바람 보냈겠는가
바람이 만일 하늘의 명을 어긴다면
하늘이 어찌 죄주지 않으랴
이런 법이야 반드시 없을 것이니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못이라 한다네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 하는 것
만물에 은택 입히니 사사로움 없으리라
만일 꽃 아껴 만약 바람 불지 않는다면
그 꽃 어찌 생장할 수 있으랴
꽃 피는 것도 좋지만
꽃 지는 것 또한 슬퍼할 게 뭐랴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인데
열매가 있으면 또 꽃을 낳는 것이야
오묘한 우주의 이치 묻지 말고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부르자

​*이규보(李奎報, 1169∼1241)의 시다. 고려 중기의 문관이다. 어려서부터 시와 문장에 뛰어났으며 영웅서사시 동명왕편 등을 썼다.

꽃샘바람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해서 부는 바람이란 뜻으로 이른 봄, 꽃이 필 무렵 부는 찬 바람이다. 윗지방엔 때아닌 폭설에 꽃쟁이들 사이에 설경을 구경하느라 난리가 난듯싶은데 남쪽은 찬비가 내렸다.

꽃벗이 있어 비오는 와중에도 숲에 들었다. 볕이 필요한 꽂들은 꽃잎을 닫았고 때에 이르지 못한 꽃은 기다리는 중이고 때를 넘긴 꽃은 결실을 맺었다.
그것이 대수랴. 때에 이르러 숲에 들었고 숲이 전하는 마음에 주목 한다. 늦거니 빠르거니 사람 마음따라 이르는 말일뿐 꽃은 때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꽃진자리가 꽃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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