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忘坐坐忘行 산행망좌좌망행
歇馬松陰聽水聲 헐마송음청수성
後我幾人先我去 후아기인선아거
各歸其止又何爭 각귀기지우하쟁

산길 가다 앉기를 잊고 앉았다가는 갈길을 잊네
소나무 그늘에 말을 세우고 물소리 듣는다
나에 뒤져 오던 어떤 이 나를 앞서 떠나니
각자 제 갈곳을 가는데 또 어찌 다투려하는가

*구봉 송익필(1534~1599)의 시다. 신분의 한계, 아버지의 그늘, 험하게 살았던 삶 속에서도 우계 성혼, 율곡 이이, 구봉 송익필 사이에 나누었던 도의지교가 남았다.

솦속을 어슬렁거리다 발걸음을 멈춘다. 일행은 멀어지고 행인이야 오든지가든지 내가 상관할바 아니다.

멀리서 눈에 들어온 모습이 가까이에서 봐도 다르지 않다. 마음 속에 있던 모습 그대로 보고 싶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날 어떤이가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꽃의 모습이 다르다고 했다. 풍성한 꽃을 좋아하는 이는 그 마음도 그렇다고 했으니 이 꽃에 주목하는 나는 어떤가.

붙잡힌 발길이 떨어질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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