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두시간째다. 날개짓도 없이 한곳을 맴돈다. 함께 날던 무리들은 이미 떠났으니 미련을 버릴만도 하지만 무슨 확신이 있어 그자리를 고수하는 것일까.

때만되면 찾아오는 무리의 숫자가 매년 늘어난다. 올해는 더욱 큰 무리를 이루고 해가 산을 넘어오는 시간부터 서산에 걸리는 때까지 날아다닌다. 어느땐 높고 멀리 때론 가깝고 낮게 날아다니는 모습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억지를 부리거나 넘치지 않은 최소한의 몸짓이기에 오랫동안 날 수 있으리라.

자연스러움, 목표를 향하는 마음의 본바탕이다. 닿고자하는 곳이 어디든 새의 날개짓으로 가고자 한다. 그곳에 그대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제1회 친들꽃 사진전

꽃을 보고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피고지는 꽃을 찾아보는 동안 가슴에 꽃향기가 스며들었습니다. 그렇게 스며든 향기를 나누고자 111명이 115점의 작품을 출품하여 마련한 자리입니다.

*일시 : 2019. 1. 12(토) ~ 3. 17(일)
*장소 : 신구대학교 식물원 갤러리 우촌
*Open : 2019년 1월 12일 오후 5시

친구에게 들려주는 우리 꽃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임계치에 이르도록 시위를 당기는가 싶더니 화살을 잡은 오른손을 왼쪽으로 살짝 비튼다. 이내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은 쏜살같이 과녁을 향해 날아간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우회하여 날아간 화살은 정확히 과녁을 뚫었다.

튼실하게 잘 자란 화살나무를 보는 순간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스치듯 지나갔다. 줄기며 가지에 온통 깃을 달아 몸을 부풀린 나무는 일정한 높이까지 모두 잘려나갔다. 무엇이 그토록 무거운 깃을 달게했을까 하는 의문을 풀 실마리를 짐작케 한다.

시위를 떠난 모든 화살의 경로는 직선이 아니다. 사람 사이 주고 받는 마음의 경로 또한 마찬가지다. 틈을 넓히고, 사이에 장애물을 두고서 일부러 더딘 걸음을 내딛는다. 가슴에 품은 그리움을 부풀려가는 것, 일부러 비틀어 쏜 화살이 장애물을 피해 정확히 과녁을 뚫는 힘과 다르지 않다.

에둘러 가지만 목표를 잃지는 않는다. 시간의 무게를 더하여 깊게 각인시키고자 애쓰는 몸부림이다. 부풀려진 가슴을 관통시킬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화살에 매향梅香이 실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매화 피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하다. 얼마전 뜰의 매화 가지치기를 하고 그 중 하나를 모월당으로 들었다. 언제쯤 꽃이 필까 조바심나는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벙긋 꽃봉우리를 열었다.

멀리서 섬진강 매화 보러 온다니 마중하러 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여우난골족 : 백석 시전집 한국문학을 권하다 31
백석 지음, 김성대 추천 / 애플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석, 그 이름으로 말하는 시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로 시작하는 시를 통해 기억되는 시인이 있다. 백석(1912~ 1996)이 그다. 특별하게 시와 관련된 일상이 아니지만 이 싯구를 기억하는 것은 교과서를 통해 익혔기 때문이리라. 그 후로도 종종 찾아 읽거나 읽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백석의 여인이라는 이야기가 따라붙으며 작품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보곤 했다.

 

애플북스의 한국문학을 권하다 시리즈’ 31번째로 출간된 백석의 '여우난골족'은 그간 발굴된 시인의 모든 시를 싣고 있다. “백석이 출간한 유일한 시집 사슴을 전후로 발표된 작품은 물론 분단 이후 쓴 시와 동시까지 시기별로 나눠 수록, 정리하여 그의 시세계 전반을 접할 수 있게 엮은 전집이다.”

 

백석 시인의 이름이 익숙한 만큼 사람과 작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싶은 마음에 이번 기회를 통해 백석의 연보를 찾아 꼼꼼하게 읽어 본다. 짐작만할 뿐 여전히 알 수 없는 시인과 시인의 작품이다. 그저 천천히 읽고 또 읽어갈 뿐이다. 이미 접하고 여러 번 읽어 익숙한 시 말고도 112편의 시를 하나하나 읽어가는 데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번에 쓰윽 읽어갈 수 없는 시들이라 되돌이표를 수없이 그린 까닭이다. 여전히 어려운 싯구에서 멈추길 반복하지만 반복할수록 묘한 매력으로 읽힌다.

 

시인들을 매료시킨 시,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 월북 작가라는 정치적, 역사적 이력, 백석의 여인들과 같이 시인을 이야기하는 시선을 많다. 무엇을 어떻게 봐야할까라는 생각에 앞서 시인의시가 갖는 매력 속으로 빠져들 일이다.

 

"읽어도 몰랐다. 그를 몰랐다. 읽고 나서 더 궁금해졌다. 그가 뭘 들었는지. 뭘 느꼈는지. 나는 여전히 백석을 모른다. 시를 읽는 건 알기 위해서가 아니지만. 다만 이것 하나는 알겠다. 그대를 다시 읽을 거라는 것. 다시 '이 골 안으로 올'거라는 것. '캄캄한 밤과 개울물 소리'.

그리고 잊으면 된다. 잊고 기다리면 된다. 읽고 싶어질 때까지. 안 읽은 것처럼. 처음 읽는 것처럼. 이제 그를 읽어야겠다. 이제야 읽고 싶어졌다. 나는 백석을 읽지 않았다."

 

'읽지 않고 쓰는 서문'이라는 제목으로 쓴 김성대의 서문 중 마지막 부분이다. 여기에 무엇을 더 보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소 길게 인용하여 공감하는 바를 밝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