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골족 : 백석 시전집 한국문학을 권하다 31
백석 지음, 김성대 추천 / 애플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석, 그 이름으로 말하는 시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로 시작하는 시를 통해 기억되는 시인이 있다. 백석(1912~ 1996)이 그다. 특별하게 시와 관련된 일상이 아니지만 이 싯구를 기억하는 것은 교과서를 통해 익혔기 때문이리라. 그 후로도 종종 찾아 읽거나 읽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백석의 여인이라는 이야기가 따라붙으며 작품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보곤 했다.

 

애플북스의 한국문학을 권하다 시리즈’ 31번째로 출간된 백석의 '여우난골족'은 그간 발굴된 시인의 모든 시를 싣고 있다. “백석이 출간한 유일한 시집 사슴을 전후로 발표된 작품은 물론 분단 이후 쓴 시와 동시까지 시기별로 나눠 수록, 정리하여 그의 시세계 전반을 접할 수 있게 엮은 전집이다.”

 

백석 시인의 이름이 익숙한 만큼 사람과 작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싶은 마음에 이번 기회를 통해 백석의 연보를 찾아 꼼꼼하게 읽어 본다. 짐작만할 뿐 여전히 알 수 없는 시인과 시인의 작품이다. 그저 천천히 읽고 또 읽어갈 뿐이다. 이미 접하고 여러 번 읽어 익숙한 시 말고도 112편의 시를 하나하나 읽어가는 데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번에 쓰윽 읽어갈 수 없는 시들이라 되돌이표를 수없이 그린 까닭이다. 여전히 어려운 싯구에서 멈추길 반복하지만 반복할수록 묘한 매력으로 읽힌다.

 

시인들을 매료시킨 시,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시인, 월북 작가라는 정치적, 역사적 이력, 백석의 여인들과 같이 시인을 이야기하는 시선을 많다. 무엇을 어떻게 봐야할까라는 생각에 앞서 시인의시가 갖는 매력 속으로 빠져들 일이다.

 

"읽어도 몰랐다. 그를 몰랐다. 읽고 나서 더 궁금해졌다. 그가 뭘 들었는지. 뭘 느꼈는지. 나는 여전히 백석을 모른다. 시를 읽는 건 알기 위해서가 아니지만. 다만 이것 하나는 알겠다. 그대를 다시 읽을 거라는 것. 다시 '이 골 안으로 올'거라는 것. '캄캄한 밤과 개울물 소리'.

그리고 잊으면 된다. 잊고 기다리면 된다. 읽고 싶어질 때까지. 안 읽은 것처럼. 처음 읽는 것처럼. 이제 그를 읽어야겠다. 이제야 읽고 싶어졌다. 나는 백석을 읽지 않았다."

 

'읽지 않고 쓰는 서문'이라는 제목으로 쓴 김성대의 서문 중 마지막 부분이다. 여기에 무엇을 더 보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소 길게 인용하여 공감하는 바를 밝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