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을까. 서각하는 공방에서 일일체험으로 잡아본 전각도를 잡았다.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출발점이다.

붓으로 글자를 쓰고 준비한 돌의 크기에 맞게 복사를 했다. 돌에 바로 글자를 쓸 자신도 없는데 더군다나 거꾸로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어찌어찌해서 글자를 돌에 옮기긴 했는데 쉽지가 않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지만 칼을 들었으니 마무리는 해야겠기에 파다 갈아내고 다시 파다 갈아내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그런대로 마음에 드는 것을 얻었다.

서각에 취미를 붙여 끌과 망치를 열심히 두들기고 있는 벗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연습 삼아 몇사람 이름을 새겨볼 생각이다. 새기는 건 내 마음이고 쓰던 버리던 그사람들 마음이다.

앗~ 순서가 바뀌었다.

다음엔 내것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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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귀쓴풀

가야산을 찾는 이유 두가지 중 하나

청화백자의 느낌이 참 좋다

높은산을 오르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당하는 이들이 만나는 꽃이다.

꽃잎이 네 개로 갈라져서 붙은 이름이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12월 한달 동안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22년에만난꽃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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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七日戊子 초칠일무자

萬事思量無係戀 만사사량무계련

惟有牙籤一癖餘 유유아첨일벽여

安得一日如一年 안득일일여일년

讀盡天下未見書 독진천하미견서

12월 7일의 일기

인간만사 아무리 떠올려 봐도

마음에 끌리는 것 하나 없지만

한 가지 고질병은 여전히 남아

아첨이 꽂힌 책을 사랑한다네

일년처럼 긴 하루를

어찌하면 얻어 내어

보지 못한 천하의 책을

남김없이 읽어볼까

*조선사람 통원(通園) 유만주(兪晩柱 1755~1788)가 서른 살 때인 1784년 12월 초이레 아침에 썼다는 시다. 서른 살의 패기가 넘친다.

코끝이 시린 차가움으로 가슴을 움츠니지만 싫지는 않다. 매운 겨울이 있어야 꽃 피는 봄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를 두고 "1년 365일 처럼 긴 하루는 없을까?" 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주는 깊고 넓은 위로를 안다.

그 힘으로 오늘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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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망태버섯

뜨거운 여름날

같은 장소를 몇일간 반복하여 찾아가

긴 기다림으로 만났다.

그물망 드레스가 멋지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12월 한달 동안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22년에만난꽃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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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발란

제 때를 지난 것도 있지만

가뭄들어 다 피지 못한 모습이 안쓰러웠다.

보물찾기 하듯 만난 꽃이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12월 한달 동안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22년에만난꽃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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