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각별한 사람

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입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놓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김명인 시인의 시 '각별한 사람'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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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분자분 내리는 비가 멈추었다. 빈틈 없이 습도를 더하니 복날의 더위를 잊지않게 하려는게 분명하다. 건듯 부는 바람은 멀리에서만 맴돌고 내리는 비는 코앞에 닿았다.

초복初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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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暑 소서

24절기 가운데 열한째 절기로 작은 더위를 뜻하지만 실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인 데다 장마철과 겹쳐서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때이다.

습기 높은 무더위에 볕을 피할 그늘이 반가울 때이다. 솔개그늘이라는 것이 있다. 날아가는 솔개가 드리운 그늘만큼 작은 그늘을 말한다. 이렇게 작은 그늘에 실바람 한오라기라도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소서, 누군가에게 솔개그늘이나 실바람이 되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산을 넘어온 비가 자분자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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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꽃'
낯선 숲길은 언제나 한눈 팔기에 좋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익숙한듯 하면서도 늘 새로운 생명들이 있어 숲을 찾는 이들을 반긴다. 같은 시기 같은 장소를 찾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작은 꽃대를 곧추 세웠다. 반듯한 모습에서 알 수 없는 기품을 느낀다. 꽃봉우리를 만들어 자잘한 꽃들을 달아 주목받는다. 키도 작고 꽃도 작은 것이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어 꽃대를 받치는 초록의 두툼한 잎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는 그 새를 닮았다. 꽃의 잎과 잎맥 모양이 두루미가 날개를 넓게 펼친 것과 비슷해서 두루미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영낙없이 그 모습이다.

때를 기다려 매년 찾는 세석평전 아래서는 마치 오기를 기다렸다는듯 반겨준다.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닮은 것과는 달리 '화려함', '변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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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시간 가볍게 나섰다.
멀지 않은 곳이고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탓이다. 여전히 늦었거나 빠르다. 확인했으니 되었다. 다시 가더라도 늘 늦거나 빠르거나 둘 중 하나일테지만 한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호사이기도 하다.

돌아본 숲에서는 청량한 바람이 이내 다시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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