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차심

차심이라는 말이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들어가
그릇색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 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 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난다는데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 양

*손택수의 시 '차심'이다. 시간이 쌓일 수 있는 것은 틈이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나 관계 속 상대방에게도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흐를 수 없다.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나듯 틈에 쌓인 시간으로도 알 수 있는게 사람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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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왜? 나 불렀어?"

"내더위~ "

삐쭉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봄에게 올 여름 내 더위를 팔았다.

정월 대보름,
봄을 부르는 비가 그치니 맑고 밝은 햇살이 비춘다. 올 한해 볕 좋고 바람 적당하여 뜰에 꽃이 만발하리라.

비로소 개운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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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2

다소곳하지만 그래서 더 은근함으로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흰색의 노루귀라면 청색의 노루귀는 화사하고 신비스런 색감으로 단번에 이목을 끈다. 하얀색과 청색의 이 두가지 색이 주는 강렬한 맛에 분홍이나 기타 다른 색의 노루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지극히 편애한다.

 

긴 겨울을 지나 꽃이 귀한 이른봄 이쁘게도 피니 수난을 많이 당하는 꽃이다. 몇년 동안 지켜본 자생지가 지난해 봄 파괴된 현장을 목격하곤 그 곱고 귀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안타까워 그후로 다시 그곳에 가지 못하고 있다. 자연의 복원력을 믿기에 시간을 두고 멀리서 지켜볼 것이다.

 

유난히 느긋하게 맞이하는 봄이다. 홍역을 치루고 있는 전염병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여유로워진 마음 탓도 있다.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꽃세상에 머뭇거림이나 주저함이 아닌 느긋하게 볼 마음의 여유가 생긴 때문이다. 세상과 사람을 보는 눈도 꽃 보는 마음과 닮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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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부터 시작된 비가 도착했다. 내리는 모습도 얌전하지만 그 소근거림은 맑고 밝고 경쾌하다. 대지가 꿈틀대도록 생명수를 나르는 틈을 내는 비라서 유난 떨 이유가 없을 것이다.

봄 특유의 리듬은 비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차갑지 않은 비가 불러올 봄날의 생기를 꿈꾼다. 이 비 그치면 아지랑이 피어오르겠다.

딱, 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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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봄은 자꾸 와도 새봄

사랑은 지루하지 않죠. 지루한 건 사랑이 아니예요
아무리 지루한 풍경이라도 사랑 속에 있을 땐
가슴이 두근거리거든요

사랑은 그러니까
습관이 되어도 좋아요. 중독이 되어도 괜찮죠
파도는 지치지 않잖아요

봄은 자꾸 와도 자꾸 반복되어도
여전히 새봄이잖아요
꽃은 자꾸 펴도, 자꾸 졌다 피길 버릇해도
물릴 일이 없잖아요

절망이 습관이면 곤란하죠. 반성도 버릇이면 곤란하죠
사람이 절망과 반성의 기계가 된다면
그처럼 속상한 일이 어딨겠어요

사랑 속엔 결고 버릇이 될 수 없는 절망과 반성이 있거든요
그러니 사랑에만 중독이 되기로 해요 우리
자꾸 와도 새봄인 봄처럼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기로 해요

*손택수의 시 '봄은 자꾸 와도 새봄'이다. 시간에 익숙해져 감정이 무뎌지지 않기로 하자. 자꾸 오는 봄을 언제나 설렘으로 맞이하듯 사람도 봄을 맞이하듯 하자. "자꾸 와도 새봄인 봄처럼"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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