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

연이어 두해 동안 노루귀에 이어 큰 무리가 사라진 숲에 나부티 발걸음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야 생태가 복원될 것이라고 여긴 탓이다. 한편 믿는 구석이 있는 것도 그곳을 가지 않은 이유도 된다. 올해는 느긋한 마음으로 만난 깽깽이풀이다.

 

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 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하나다.

 

꽃술이 진한 자주색이라 저 위쪽지방에 있다는 노랑꽃술의 깽깽이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준다. 노랑꽃술의 꽂도 만나 실체를 확인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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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다시 그날이다.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한
우리의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함민복의 시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의 일부다. 이 시는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이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아픔을 간직한 곳에 해마다 무리지어 피어난다는 피나물이 유난히 노랗다. 사람들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 언제나 함께 머물러 있길?.

7년, 무엇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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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

먼길 나섰다. 꽃 보자고 부르는 벗이 아니면 나서지 않았을 길이다. 사진으로만 보며 부러워했던 그 언저리를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동강이라고 했다. 첩첩산중 하루 중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두어시간 될까 싶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강 따라 길이 나고 그 구석구석에서 하늘바라기 하며 사는듯 보였다. 살자면 못살 것은 아니겠지만 평야가 많은 남쪽에서 살아온 이에겐 특별한 환경임에는 틀림 없다.

 

동강할미꽃은 바로 그 동강 유역의 산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할미꽃이라고 한다.

 

연분홍이나 붉은 자주색 또는 청보라색으로 핀다. 처음에는 꽃이 위를 향해 피다가 꽃자루가 길어지면 고개가 무거워지며 옆으로 향하게 된다. 어쩌다 벼랑 끝 바위 틈에 자리잡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로인해 더 주목받는 꽃이기도 하다.

 

귀한 꽃 만났으니 그걸로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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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04-17 0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한 꽃 구경 잘 했습니다.

무진無盡 2021-04-28 22:30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끌&망 서각전시회"

끌&망 서각회는 섬진강 언저리에 사는 이들이 모여 나무에 마음을 새기는 모임입니다. 봄을 맞아 '섬진강 봄을 새기다'라는 주제로 서각전시회를 준비했습니다.

 

일시 : 2021. 4. 15(목)~28(수)

장소 : 곡성 갤러리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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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풀'

첫 만남에는 먼길 나서서 비맞고 꽃 다 떨어진 후 딱 한송이 남은 모습으로 마주했다. 그 뒤로 보지 못하고있다가 올해는 풍성하게 만났다. 그것도 색을 달리해서 피는 꽃을 한꺼번에 봤으니 행운인 샘이다.

 

미치광이풀, 요상스런 이름이다. 소가 이 풀을 뜯어 먹으면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독성분이 강하기에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풀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제법 큰 무리를 이룬 서식지에는 풍성하게 꽃밭을 이루고 있다. 서식 환경이 적합한 것이리라. 오랫동안 보존되어 잘 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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