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

연이어 두해 동안 노루귀에 이어 큰 무리가 사라진 숲에 나부티 발걸음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야 생태가 복원될 것이라고 여긴 탓이다. 한편 믿는 구석이 있는 것도 그곳을 가지 않은 이유도 된다. 올해는 느긋한 마음으로 만난 깽깽이풀이다.

 

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 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하나다.

 

꽃술이 진한 자주색이라 저 위쪽지방에 있다는 노랑꽃술의 깽깽이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준다. 노랑꽃술의 꽂도 만나 실체를 확인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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